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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BNK '원뱅크 꿈' 살리기, 새 수장 최대 미션 부산·경남은행장 교체, 수익성·성장동력 약화 해결 미션…선제조건 '통합'

이장준 기자공개 2021-03-11 07:55:53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0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그룹 산하 '투뱅크'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수장을 교체키로 하면서 차기 행장이 풀어야 할 과제도 관심을 끈다. 일단 악화한 실적 회복이 우선이다. 은행 업황이 꺾이고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 속에 활로를 찾아야 한다. 특히 이를 위한 선제조건으로 거론되는 양행의 '통합' 임무가 새 행장들의 최대 미션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CEO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 차기 부산은행장 후보에는 안감찬 부산은행 부행장과 명형국 BNK금융지주 부사장이, 차기 경남은행장 후보로 최홍영 경남은행 부행장과 김영문 BNK금융지주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현직인 빈대인 부산은행장과 황윤철 경남은행장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난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양행은 수장 교체를 택했다. 지난해 실적을 놓고 보면 그만큼 변화가 절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투뱅크 통합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정도로 위기감이 커져 해결사가 필요해 수장 교체를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두 은행의 합계 순이익은 2019년 말 5565억원에서 1년 새 4731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비은행 계열사들이 선방했음에도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BNK금융은 지방금융그룹 중에서 유일하게 전년 대비 수익성이 악화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을 비롯해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두 은행 내부에서도 (은행장 교체를) 어느 정도 예상하던 게 아닌가 싶다"며 "새로운 전기를 맞아 변화를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부산은행

빈 행장과 황 행장은 각각 2017년 말, 2018년 초에 취임한 이후 3년여 기간 동안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이끌어왔고 건전성이나 자본적정성 지표는 대체로 양호한 추이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부산·경남은행의 수익성 지표는 크게 떨어졌다.

부산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374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수익률(ROA)은 0.16%포인트 하락한 0.52%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년 새 1.59%포인트 떨어진 5.76%에 그쳤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16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9.4% 줄었다. ROA와 ROE 역시 1년 새 0.08%포인트, 0.69%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경남은행의 ROA와 ROE는 0.39%, 4.72%를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연 0.5%로 떨어지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쪼그라든 영향이 가장 컸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이들 행장이 부임하기 전인 2017년과 비교해 지난해 NIM이 각각 33bp, 43bp 하락했다.

두 은행은 이자이익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 NIM 하락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은행은 조정영업이익 1조2705억원 가운데 1조1193억원(88.1%)이 이자부문 이익이다. 경남은행의 경우 이 비중이 95.9%에 이른다.

*출처=경남은행

코로나19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희망퇴직에 따른 판매관리비 등 일회성 비용 지출이 커진 영향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이자이익에 치중한 수익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이후 대출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지방은행은 점차 먹거리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대대적인 비용 감축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은 50%를 크게 상회했다. CIR은 조정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영업 효율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부산은행의 CIR은 54.53%로 1년 전보다 6.57%포인트나 올랐다. 경남은행도 같은 기간 CIR이 2.57%포인트 상승해 55.51%를 기록했다. 희망퇴직 실시 영향을 감안해도 높은 편이다.

여기에 지방은행이라는 특수성까지 겹쳐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 지역 기업을 지원하는 데 따른 부담도 남아있다. BN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권 수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과 동일한 15.9%의 급락세를 보였다. 조선과 자동차, 석유정제, 석유화학, 철강, 기계 등 주력 수출업종이 모두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 개선에 힘입어 작년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기반을 둔 동남권은 국내 인구의 15.3%에 달하는 792만명이 자리 잡은 광역 경제권이다. 그동안 지방은행 중에서 가장 큰 경제권역에 뿌리를 두고 안정적으로 성장했으나 경기 악화에 따른 여파도 그만큼 컸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의 일상화로 디지털전환(DT)이 속도를 내면서 지방은행이라는 명분도 약화하는 추세다.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부산·경남은행을 합치는 '원뱅크'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특히 차기 부산·경남은행장이 맡게 된 최대 미션도 바로 양사 통합 진행이 될 전망이다. 통합 로드맵을 토대로 지역 기반 상업은행(CB)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도 지난해 말 양사 통합을 비롯해 투자전문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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