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철수설]KB금융 “매각 공식화 전까지 안 본다”인수전 참여 논의 '시기상조', 제안 받으면 방향 결정
고설봉 기자공개 2021-03-11 07:52:3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0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이 한국씨티은행 인수와 관련해 깊이 있는 검토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인수전 참여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다만 인수합병(M&A)이 공식화되면 인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지난달 외신 보도를 시작으로 한국씨티은행의 매각설이 불거진 가운데 KB금융이 잠재 인수후보군 중 한 곳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방면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진행 중인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사업 다각화 방향성이 한국씨티은행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디지털과 글로벌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은행부문 수익성 강화를 위한 WM, 투자은행(IB) 등 비이자수익 확대 중점의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KB금융이 씨티은행을 인수할 경우 KB국민은행과 디지털과 WM부문에서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수설 근원'이 되는 리테일부문 전체를 인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란 해석 역시 있다.
국민은행은 경쟁사 대비 WM부문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해당 사업에 비교적 뒤늦게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씨티은행은 국내 은행업에 WM을 처음으로 도입한 곳이다. 그만큼 프라이빗뱅커(PB) 노하우와 인프라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KB지주는 국민은행과 KB증권을 한곳에 합친 WM복합점포 74곳을 운영 중이다. 씨티은행은 서울 반포, 청담 등 8곳에서만 WM센터를 소규모로 운영 중이지만 '고액 자산가' 중심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씨티은행은 국내에서 영업점 축소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은행이다. 대신 디지털금융에 그동안 많은 공을 들였다.
만약 KB금융이 씨티은행을 손에 넣는다면 디지털 플랫폼 경쟁에서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앱)과 ‘씨티 모바일’ 앱이라는 쌍두마차를 앞세울 수 있다. 단순 계좌이체, 송금 등 생활금융은 스타뱅킹 앱에서 제공하고, WM 등 전문 서비스는 씨티 모바일에서 제공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다만 KB금융은 현재 씨티은행 인수 추진 의사와 관련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아직 M&A가 본격화 하지 않은 가운데 인수전 참여를 결정하거나 매물을 검토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KB금융 고위관계자는 “KB금융지주 차원에서 씨티은행 관련해 M&A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씨티그룹에서 공식적으로 레터라든지 자료를 받은게 없고 시장 상황 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 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씨티은행이 한국 시장 철수를 위해 매각 등을 진행한다는 말은 몇 년 전부터 나온 얘기고 개인과 리테일, 기업, WM 등을 분할매각 한다는 말은 많았다”며 “이번에도 씨티은행 철수설이 불거지며 분할매각설이 제기되는데 우리한테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제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장은 기존 M&A를 단행한 계열사 및 해외 법인들의 경영 안정화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인수(M&A)를 마무리한 푸르덴셜생명보험과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Prasac Microfinance)의 경영 안정화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우리는 현재 지난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보험 및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해 인수한 다양한 해외법인들을 벨류업 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당장 국내시장에서 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KB금융은 인수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산과 영업권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IB 쪽에 확인해 보니 씨티그룹 본사 차원에서 검토가 되는 단계로 알고 있다”며 “만약 씨티그룹에서 매각 결정을 하고 우리에게 티저를 보낸다면 어떤 내용인지는 볼수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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