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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은행고객 '위험중립형' 상품으로 공략 투자성향 맞는 상품만 권유 가능해져…채권혼합형, 채권형 확대 분위기

김진현 기자공개 2021-03-30 15:09:39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6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사들이 '위험중립형' 등급 이하 위험도를 가진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권해야 하는데 은행 고객 중엔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아서다.

지난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됐다. 지난해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유예기간을 거쳐 이달 효력이 발생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은행 고객 공략을 위해 위험중립형(위험등급 3·4등급) 이하 상품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금소법 시행으로 앞으로는 개인 고객 투자성향에 맞는 투자상품만을 권유할 수 있게 된다.

은행 고객 대부분 위험중립형보다 낮은 투자성향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은행에서 판매되는 상품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현재 은행은 펀드를 총 다섯개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금소법상 판매사는 시행령에 따라 투자상품 위험등급을 정해야 한다.

은행은 펀드 투자 위험 등급을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으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투자 대상 자산, 과거운용 성과의 변동성 등을 기준으로 투자위험등급을 정하고 있다.

대부분 은행이 금융투자협회의 모범규준에 명시된 '표준투자권유준칙'에 따라 투자위험등급을 정한다. 표준투자권유준칙 16조에는 금융회사가 과거 변동성, 원금손실가능범위, 기초자산의 종류 및 구성, 레버리지 정도 등 정량적 요소와 상품구조의 복잡성, 유동성 등 정성적 요소를 함께 고려해 투자위험등급을 산정하라고 권하고 있다.

*은행 투자위험등급 산정 예시

자산운용사들도 자체적으로 펀드의 위험 등급을 정하고 있다. 투자자산의 종류, 비중, 상품구조 등을 고려해 1~6단계로 상품 투자등급을 정한다. 대체로 자산운용사 기준으로 4등급 이하 상품이 은행에서 위험중립형 상품으로 분류된다.

채권과 주식을 7대 3정도 비중으로 혼합한 채권혼합형 상품이 일반적인 위험중립형 상품이다. 운용사들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채권혼합형 펀드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신규 펀드를 설정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자산운용사 산정 펀드 위험등급 예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4등급 이하 중위험 상품 라인업을 늘리려고 계획 중"이라며 "채권혼합형 펀드를 신규 출시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최근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공모주펀드가 위험중립형에 해당해 공모주하이일드펀드 등 채권혼합형 상품을 늘리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은행에서도 고위험 등급의 신상품을 받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돼 중위험 위주로 상품을 늘릴 수밖에 없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위험 등급이 높은 상품은 상품심사팀에서 올려도 상품선정위원회에서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며 "자연스럽게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금소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보수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현재 은행 고객이라면 누구나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모든 펀드를 다 볼 수 있다. 은행은 이를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만 보여주도록 고칠 예정이다.

금소법을 좁게 해석해 투자상품 목록을 보여주는 것도 투자권유행위로 보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예컨대 위험중립형 성향인 고객에게 주식형 펀드를 보여주는 것 자체가 투자권유행위로 판단될 소지도 있다는 거다.

창구에서뿐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만 볼 수 있도록 전산을 수정하고 있어 주식형 펀드 중심으로 라인업을 늘려온 회사들은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은행 고객 유치를 위해 채권혼합형, 채권형 상품을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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