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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관리' 나서는 대한해운, SM그룹 '전폭 지원' 부채비율 73%p 하락 효과…김만태 사장, 그룹사 참여 이끌어 내

유수진 기자공개 2021-04-06 09:52:53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벌크선사 대한해운이 삼라마이다스(SM)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부채비율 관리에 나선다.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하고 차입금은 줄여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하겠단 계획이다. 유상증자 실시는 2013년 SM그룹에 인수된 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대한해운은 2년 넘게 진행해오고 있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수익성에 자신감이 붙은 상태다. 다만 단기 차입으로 인한 금융비용이 만만치 않아 고민이 깊었다. 이번 유증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첫 단추가 될 지 주목된다.

대한해운은 194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예정 발행가는 2590원으로 신주 7490만6370주를 새로 발행한다. 계획대로 유상증자가 끝나면 발행주식총수는 기존 2억4427만1090주에서 3억1917만7460주로 늘어난다. 오는 6월 말까지 신주 상장을 마치는 게 목표다.

유증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전액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이 경우 부채는 줄고 자본은 늘어 부채비율이 크게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2020년 말 연결 기준 대한해운의 부채비율은 292%였다. 유증 후에는 219%으로 73%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산출된다.

특히 이자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대한해운은 매년 차입금이 증가하며 금융비용 부담이 늘고 있는 추세다. 단기 차입을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탓이다. 이자비용은 영업이익 증감 여부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늘어 이자보상배율도 오르내림이 반복됐다. 회사 측은 유증 후 매년 100억원 가량의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유증은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LNG 사업 확장을 앞두고 체질을 개선하는 성격이 강하다. 추가적인 투자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재무구조를 튼튼히 해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여기에는 최근 견조한 수익성도 한 몫 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서둘러야 수익성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2017년 이래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영업이익은 증가세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2018년 두자릿수대에 올라선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6.5%까지 치솟는 등 수익성이 크게 좋아진 상태다.

이는 2018년 말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영향이다. 대한해운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전용선과 부정기선으로 나눠진다. 이 중 손실이 발생하는 부정기선 비중을 꾸준히 낮추기 시작해 10% 미만으로 줄였다. 비록 전체 매출이 줄었지만 영업이익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던 배경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Shell)과 체결한 LNG선 장기대선계약이 시작된다. 대한해운은 전용선사업 중에서도 LNG를 미래 먹거리로 삼아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작년 7월 LNG사업부문을 분할해 자회사 대한해운LNG도 설립했다. 셸이 생산한 물량을 전 세계 주요 터미널로 수송하기 시작하면 매출 상승과 이익률 개선이 동시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SM그룹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SM그룹은 에스엠하이플러스(21.43%)와 티케이케미칼(11.85%), 케이엘홀딩스(16.41%), 에스엠인더스트리(3.84%) 등을 통해 대한해운을 지배하고 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작년 말 기준 53.53%에 달한다. 이들은 배정되는 신주 물량을 전량 소화할 예정이다.

김만태 사장이 직접 설득에 나서 그룹사의 유증 참여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진다. 기본적으로 주관사가 실권주를 책임지는 총액인수 방식인데다 그룹에서 전체 물량의 50% 이상을 가져가는 만큼 유증 실패에 대한 부담이 없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그룹에서 지분율 만큼 유증에 100% 참여하기로 했다"며 "실권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유증으로 발행되는 신주 중 20%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배정 돼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일부 희석될 전망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배력에는 전혀 변동이 생기지 않는다.

앞선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이 이번 유증의 최우선적 취지"라며 "회사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충분한 모멘텀이 될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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