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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3자연합 '지분 공동보유' 계약 해지의 의미조원태 측 최대주주 지위 회복…KCGI·반도, 지분 매각 가능성은 낮아

유수진 기자/ 고진영 기자공개 2021-04-06 07:52:3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2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공격하던 3자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이 갈라섰다. 3자간 논의를 거쳐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하고 주요 사안에 공동 대응하던 관계를 끝내고 각자 갈 길을 가기로 했다. 작년 1월31일 한진그룹 경영권 확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원 팀'을 선언한지 1년2개월 여 만이다.

계약이 끝났지만 당장 달라지는 건 없다. 3자 모두 서둘러 지분을 내다팔진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주요주주 지위를 유지하며 이슈 발생시 비슷한 목소리를 내거나 새로운 기회를 엿볼 가능성도 있다. 기본적으로 각자가 이전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주주역할을 지속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3자는 지분 공동보유 계약이 종료돼 특별관계가 해소됐다고 1일 각각 공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3자연합으로 묶여있던 지분 2676만3584주(40.39%·신주인수권 제외)가 △KCGI 1162만190주(17.54%) △조현아 378만2394주(5.71%) △반도건설 1136만1000주(17.15%)로 나눠졌다.

3자연합이 해체를 공식화하며 조원태 및 특수관계인(25.83%·1711만7006주)이 1년2개월 만에 다시 한진칼 최대주주 지위를 회복했다. KCGI가 2대주주, 반도건설이 3대주주다. 그 뒤를 델타항공(13.31%·881만6400주)과 한국산업은행(10.66%·706만2146주)이 잇는다. 조 전 부사장은 그 다음이다.

이들의 결별은 예정됐던 수순이다. 작년 11월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주요주주로 등장하며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종식됐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항공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며 현실적으로 경영권 확보란 꿈을 이룰 수 없게 됐다. 동력을 잃은 3자연합은 치열한 표대결에 나섰던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 때와 달리 올해는 이사 후보 추천 등 주주제안도 하지 않았다.

공동보유 계약 기간은 지난달 말 주총 때까지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계약이 만료돼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목표가 사라진 이상 이슈 발생시 매번 논의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과 일부 양보를 감수하면서까지 다른 파트너들과 보폭을 맞출 필요가 없어졌다. 결국 각자도생을 결정했다.

하지만 3자가 크게 다퉜거나 누군가가 지분을 팔고 나간 것이 아닌 단순히 공동보유 계약을 해지한 것 뿐인 만큼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도해지가 아닌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해지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각자가 이전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주주역할을 해 나갈 거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KCGI와 반도건설은 급하게 지분 처분 나서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양측 모두 평가이익을 기록 중이지만 최근 한진칼 주가가 지속 하락하며 수익률이 악화된 상태다. 작년 11월 9만원을 찍었던 주가는 산업은행의 등장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1일 기준 5만7400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거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진칼 주가가 오를 거란 전망이 많다. 당장 돈이 급하지 않은 이상 엑시트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물론 엑시트를 원한다고 해서 손쉽게 지분 처분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주가 영향 등이 불가피해 시장에 지분을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거래 상대방을 찾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반도건설의 경우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인 목적이 단순히 투자 수익 극대화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매각 가능성이 높은 건 조현아 전 부사장이다. 조 전 부사장은 수년째 고정 수입이 없는 상태여서 생활비와 상속세 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얼마 전 KCGI에 한진칼 주식 5만5000주(약 34억원)를 팔기도 했다. 공동보유 계약 해지로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해진 만큼 추가 현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KCGI는 주주로서의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CGI 측은 "앞으로도 한진그룹의 기업거버넌스 개선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다양한 주주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협력하여 필요시 언제든 경영진에 채찍을 들 것"이라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주주로서 견제와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건설 측은 향후 전략과 관련해 뚜렷이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서둘러 지분을 정리할 계획이 없다는 뜻은 분명히 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공동소유 계약이 끝났다고 해서 지금 당장 지분을 팔고 엑시트 해야 할 이유는 없다"며 "한진칼의 주요주주로서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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