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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키워드 '고래싸움 vs 어부지리' [thebell note]

최석철 기자공개 2021-04-15 13:18:1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3일 07:5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속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와 고사성어 ‘어부지리’는 그 옛날부터 비슷한 상황에서도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왔다는 경험의 방증이다.

그러다보니 빅딜 풍년 속에 사상 최대 IPO시장이 열린 올해 각 하우스마다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는 점도 수긍이 간다. 기존 강자인 하우스는 ‘고래 싸움’을 준비하고 있지만 중위권 하우스는 상위권 도약을 위한 ‘어부지리’를 기대하고 있다.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지만 일단 시작은 ‘어부리지’에 가깝다.

대어급 IPO가 줄줄이 등장하는 가운데 최근 많은 중소형 IPO 예비기업이 대형 증권사보단 중형 증권사를 IPO 파트너로 선호하고 있다. 2~3년 전부터 IPO를 준비하던 기업들도 지난해 말부터 주관사 교체를 단행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2~3년간 호흡을 맞춰온 대형 하우스를 중형 하우스로 바꾼 이유를 묻자 곧장 “중요한 시기에 우리에게 충분히 신경써줄 수 있는 곳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가뜩이나 시장의 관심이 온통 대형 딜에 쏠린 상황에서 파트너에게조차 푸대접을 받으면 마음이 상하기 마련이다.

이런 흐름 속에 그간 상대적으로 IPO 실적이 부진했던 많은 하우스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비록 딜 규모는 작지만 오랜 기간 조직개편과 외부인사 영입 등을 통해 차근차근 준비해 왔던 결실을 맺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눈앞에 주어진 하나하나의 딜이 이후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원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중소형 딜뿐 아니라 생각보다 엄청난 규모의 딜을 맡는 하우스도 있다. 난이도가 높지만 수익성이 썩 좋지만은 않았던 많은 딜을 수행하며 누구 못지않게 실력을 쌓아온 덕택이다. 도요새와 조개를 한번에 잡을 수 있는 준비를 평소에 하고 다니던 어부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이후 딜 경쟁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마냥 기회라기보다는 오히려 시험대로 받아들이는 셈이다. 각 하우스마다 딜 수임 직후 환호보다는 차분함을 강조했던 까닭이다.

IPO 시장에서 빅딜 틈바구니에 끼어 주목을 받지 못한 채 ‘등 터지는 일’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빅딜을 손에 든 강자들 역시 긴장의 연속이다. 한번이라도 삐끗하면 빅딜 한건이 좌우하는 리그테이블에서 순위가 요동칠 수밖에 없다. 그간 경쟁력을 기반으로 무난하게 딜 익스큐션을 자신하고 있지만 곳간이 넉넉하다고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올해의 사자성어’ 등으로 시간을 정리하는 단어가 쏟아진다. 올해 말 IPO 시장의 결과에는 어떤 사자성어, 어떤 속담이 어울리는 한쌍으로 남을까. 그 결말까지 아직 8개월여의 시간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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