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13: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언택트(비대면) 수요 증가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 백화점이 타격을 입었지만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성장을 이뤄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추세대로면 시장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이 신세계백화점에 왕관을 내줘야 할 수도 있다"최근 만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전국 곳곳에 중소형 점포를 운영하는 다점포 전략을 통해 공고한 시장 지배력을 지켜왔지만 그 기반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신세계백화점(법인명 ㈜신세계)이 위기 속에 저력을 증명해냈다.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대규모 점포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어냈다. 4년 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롯데백화점 본점을 넘어섰고 이제는 총 매출 규모에서도 롯데백화점을 위협하고 있다.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신세계 수장이 차정호 대표다. 그는 호텔신라에서 오랜기간 면세사업부(신라면세점)을 총괄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을 거쳐 2019년 12월 ㈜신세계의 수장 직에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다.
차 대표는 호텔신라에 있는 동안 이루지 못한 꿈이 있었다. 롯데면세점(법인명 호텔롯데)에 밀려 국내 면세시장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채 2위 자리에만 머물러 있어야만 했다. 최다 점포를 보유한 롯데면세점의 아성을 신라면세점이 넘어서기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차 대표가 면세점에서 백화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쟁사는 롯데면세점에서 롯데백화점으로 바뀌었다. 그 기간 동안 시장 판도는 신세계백화점으로 기울고 있었다. 면세점에서 이루지 못한 1위를 백화점에서 차지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이 생기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내부에서도 현재 성장세를 유지할 경우 조만간 롯데백화점 총매출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아주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만약 신세계백화점이 1위를 차지할 경우 차 대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백화점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공고한 롯데백화점의 아성을 넘어서 신세계백화점에 왕관을 씌운 전문경영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을 수도 있다.
점포 수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여전히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과 대형 점포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면서 롯데·신세계백화점의 매출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는 양상이다. 차 대표의 꿈은 점차 현실이 돼가고 있다.
올해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패션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전국 8개 백화점 중 4곳이 모두 3대 해외 명품 브랜드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거인의 벽에 가로막혀 만년 2위에 머물렀던 차 대표의 꿈이 이뤄질 그 날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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