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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신세계건설]'보수적' 차입 전략 속 사채 활용법순현금에도 부채비율 278%, 골프장 입회금 탓…영구채 찍어 자본 확대

고진영 기자공개 2021-04-27 08:12:33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건설은 외부차입이 그리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그룹 계열사에서 일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구조와 무관치 않다. 레버리지를 일으켜 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우기보다는 벌어들인 이익을 쌓아두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이런 경영방식에도 부채비율은 300%에 육박한다. 2년째 순현금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는 골프장 회원권이 부채로 분류되기 때문인데, 신세계건설은 부채비율 조정을 위해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영구채를 주기적으로 발행 중이다.

◇부채비율 부담 높이는 '골프장 입회금'

신세계건설은 2020년 말 기준으로 리스부채를 제외한 총차입금이 25억원에 불과했다. 전년 600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2019년의 경우 회사채 600억원이 차입금 전부였는데 작년에는 이를 모두 갚고 단기차입금 15억원과 회사채 10억원만 추가했다.

차입에 소극적인 기조를 이어가면서 신세계건설은 지난해도 순현금 상태가 계속됐다. 2020년 말 기준으로 신세계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62억원이다. 회사채 상환 등에 따라 전년 말(837억원)보다는 500억원 가까이 줄었다. 그러나 차입규모 역시 대폭 감소한 덕분에 순차입금은 여전히 마이너스(-) 337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외부자금 조달에 신중하지만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2020년 말 278.3%로 꽤 높았다. 리스부채까지 계산한 차입금의존도가 한 자릿수(6.5%)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수치다. 여기에는 신세계건설이 운용 중인 골프장 2곳의 입회금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 입회금이 신세계건설의 기타금융부채로 잡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타금융부채로 잡힌 입회금은 유동부채 2522억원, 비유동부채 27억원 등 2549억원이다. 부채총액(5632억 원)의 45.3%를 차지한다. 골프장 회원권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 일반적인 금융부채와 성격이 다르지만, 언젠가는 회원에게 돌려줘야 할 의무를 지기 때문에 부채로 반영된다. 이 탓에 2015년의 경우 부채비율이 630%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자부담 무거운 영구채 왜 찍나…'재무지표 개선' 겨냥

고심 끝에 신세계건설이 꺼내든 카드는 영구채(신종자본증권)다. 지금까지 2015년 6월(3회, 500억원)과 2017년 6월(6회, 500억원), 2019년 6월(8회, 400억원) 등 2년 간격으로 세 차례 발행했다. 표면금리는 각각 4.45%, 5.30%, 4.0% 등이다. 사실상 2년물을 회사채 형식으로 운용하는 셈이다.

주목되는 것은 영구채가 비용 측면에서 사모 회사채보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부분이다. 신세계건설이 2019년 2월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는 만기가 2년물로 영구채 운용기간과 같다. 하지만 이자율은 3.7%로 8회나 6회보다 0.3~0.75%포인트 낮았다.


비싼 이자에도 불구하고 영구채를 찍는 이유는 재무지표 때문이라는 평가다. 영구채는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이며 발행사의 요구에 따라 만기가 연장될 수 있는 사채다. 회계기준상 자본으로 분류돼 표면적으로 재무지표를 개선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실제 2016년 신세계건설은 신종자본증권 496억원이 자본항목에 분류되면서 부채비율이 전년 630%에서 474%로 하락했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신종자본증권을 자본이 아닌 차입금으로 계산할 경우 부채비율이 371.1%로 100%포인트 가까이 오른다.

특히 신용평가사들의 경우 영구채를 부채로 간주해 신용등급을 평가하지만 건설사 평가기관은 자본으로 인정해주는 곳이 상당하다. 신세계건설이 영구채를 발행하는 것 역시 신용도보다는 사업적 측면에서 가점을 받기 위한 의도로 짐작된다.

다만 신세계건설은 신용등급 유지를 위해서도 사채를 활용하고 있다. 신용등급을 지키기 위해 본평가 유효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형식적으로 새 회사채를 찍는 방식이다. 올 2월에는 10억원 규모의 단기 사모채를, 작년 2월에도 같은 목적으로 10억원 규모의 1년물 사모채를 발행했다.

사채 발행에 따라 본평가를 다시 받으면서 신세계건설은 'A0' 신용등급을 사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건설공사 수주 및 입찰 시 신용등급을제출하기 위한 용도”라고 설명했다.


이런 조달 전략을 지휘하는 인물은 2017년 신세계건설로 합류한 김정선 지원담당 상무다. 당시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리면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신세계건설은 CFO를 별도로 선임하지는 않았지만 김 상무가 사실상 재무총괄 역할을 하고 있다.

1968년생으로 경희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김 상무는 전형적인 재무전문가다. 신세계이마트에서 회계팀장, 이마트 구매지원팀장을 두루 경험했다. 2013년부터 신세계조선호텔로 옮겨 경영관리팀장 역할을 맡으며 곳간지기 역할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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