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5월 06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 다임러(Daimler)그룹은 1980년대 국내 시장에 진출할 때부터 '레이 싱 홍(Lei Shing Hong)'그룹과 협력했다. 이곳은 말레이시아 화교계 라우 가문이 최대주주다. 아시아와 호주, 유럽 등 글로벌 지역에서 자동차 판매와 부동산업을 주력으로 한다.

레이싱홍그룹은 다임러그룹이 2000년대 초반 국내에 만든 법인을 만들 때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이하 벤츠파이낸셜) 2곳의 주주로 참여했다. 벤츠코리아의 국내 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작년에는 국내 렌터카사업을 다임러그룹이 넘기기도 했다.

◇레이싱 홍 계열사, 벤츠코리아·벤츠파이낸셜 설립 초기부터 주주

벤츠코리아는 2002년9월 탄생했다. 설립 당시 다임러그룹은 다임러크라이슬러(DaimlerChrysler)AG를 벤츠코리아 주주로 내세워 지분 51%를 확보했다. 레이싱홍그룹은 국내 벤츠 공식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를 통해 나머지 49%를 가졌다.

그후 각자 벤츠코리아의 주주로 내세운 법인에 변동이 있기는 했다. 레이싱홍그룹으로 인한 변화는 2번 있었다. 2006년에 한성자동차가 한성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0년에는 한성인베스트먼트를 인적분할해 설립된 스타오토홀딩스가 벤츠코리아의 주주가 됐다. 하지만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었고 작년말까지 다임러그룹이 지분 51%, 레이싱홍그룹이 49%를 갖는 구도가 유지되고 있다.

다임러그룹은 국내에 또 다른 법인을 만들면서도 레이싱홍그룹을 신뢰했다. 캡티브금융사인 벤츠파이낸셜이 2002년9월 설립될 때부터 레이싱홍그룹은 주주로 참여했다.

당시 레이싱홍그룹은 한성자동차를 통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그 후 벤츠코리아에서와 마찬가지로 '한성자동차→한성인베스트먼트→스타오토홀딩스'로 변하는 동안에도 지분율에 변화는 없었다.


◇벤츠 공식 딜러사, 국내사업 '핵심적' 역할 지속…렌터카 사업 거래하기도

레이싱홍그룹 계열사는 벤츠코리아와 벤츠파이낸셜의 주주일뿐 아니라 국내 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독일에서 자동차와 부품을 국내로 수입해 국내에서 딜러사를 통해 판매한다.

벤츠코리아의 작년 특수관계자와 매입 거래는 4조8304억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AG와 거래는 4조8191억원으로 전체의 99.8%에 해당한다. 반면 작년 특수관계자를 통해 올린 매출은 2조9423억원이다. 이 중 79.6%에 해당하는 2조3418억원이 한성자동차와의 거래다.

레이싱홍그룹이 국내에 보유한 또 다른 법인의 거래를 더할 경우 비중은 더 올라간다. 벤츠코리아로부터 자동차를 구매해 부산과 전남에 판매하는 한성모터스를 통한 작년 매출은 3039억원이다. 부품을 매입해 정비업을 하는 스타자동차는 2625억원이다. 3곳을 통한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8%에 달한다.

즉 국내 소비자에 벤츠 자동차와 부품이 전달되는 큰 흐름은 '독일 모회사→벤츠코리아→레이싱홍 계열(한성자동차, 한성모터스 등)'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레이싱홍그룹 계열사는 사업 특성상 벤츠파이낸셜과도 긴밀히 엮여 있다. 벤츠파이낸셜은 작년 한성자동차, 한성모터스, 스타자동차에 각각 23억4580만원, 8억4556만원, 8억891만원의 판매장려금을 지급했다.

운영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기도 한다. 벤츠파이낸셜은 작년말 한성자동차에 516억원의 차입금을 빌려줬다. 이자율은 연 2.88%~5.08%다. 한성모터스와 스타자동차는 각각 77억원, 136억원을 단기차입했다. 연이자율은 각각 1.53~2.96%, 1.48~4.03%다.

다임러그룹이 국내에서 추진하는 신사업에서도 레이싱홍그룹이 등장한다. 다임러그룹은 작년 11월 메르세데스벤츠모빌리티코리아(MBMK)가 스타렌터카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M&A를 계기로 한국 시장에서 장기렌터카사업과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공개했다.

스타렌터카는 2014년 설립된 곳이다. 레이싱홍그룹의 국내 계열사인 에이펙스인베스트먼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다가 다임러 측에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