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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관 돋보기/주택금융공사]수백억 지원 또 지원…자본적정성 '6%' 지키기 안간힘⑥바젤Ⅲ 도입 등 영향, 양호한 건전성 대비 저조한 수익성도 '숙제'

김민영 기자공개 2021-05-17 07:42:07

[편집자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금융소비자가 주택을 매매하거나 전세를 살 때 만나게 되는 금융공공기관이다. 최근엔 주택연금이란 이름으로 내놓은 일종의 ‘역모기지론’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한층 더 소비자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아직도 주금공이 어떤 기관인지, 또 어떤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더벨은 주금공이 최근 몇 년 간 내놓은 감사보고서 등을 토대로 경영 현황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3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자본적정성 기준인 핵심자본비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 정부의 지속된 출자를 비롯해 코로나19에 따른 금융당국의 바젤Ⅲ 최종안 조기 도입 효과 덕분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택금융공사는 최근 정부로부터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해 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가적으로 받기도 했다. 전액 세금인 자본금을 충당하기 보다 이익잉여금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자본적정성 개선과 세금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다.

다만 수익성 확대를 기반으로 한 개선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점에서 향후 정부로부터 출자를 지속해 받아야 하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해 나온다.

◇ 바젤Ⅲ 조기도입으로 핵심자본비율 1%p 'UP'

주택금융공사의 작년 말 기준 핵심자본비율은 7.89%다. 이는 2019년 말 6.76%에 비해 1.13%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2018년 7.08%에 비해서도 0.81%포인트 높아졌다. 2년 만에 7%대를 회복했다.

핵심자본비율이란 핵심자본에서 위험가중자산을 나눈 값을 말한다. 핵심자본 구성 항목엔 자본금, 이익잉여금, 자본잉여금, 자본조정,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들어간다. 위험가중자산은 신용위험가중자산, 시장위험가중자산, 운영위험가중자산의 합계다.

바젤Ⅲ 조기 도입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권에 바젤위원회의 신용리스크 산출방법을 개선한 바젤Ⅲ 최종안을 작년 9월부터 조기 도입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기업대출과 중소기업대출 부실 위험을 낮춰 은행 건전성 유지에 도움이 되도록 하려는 조치였다.

주택금융공사는 바젤Ⅲ 조기 도입 반사이익을 봤다. 바젤Ⅲ 최종안은 기업대출뿐 아니라 가계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자산 산정 방법도 개편했다. 기존엔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를 35%를 적용했는데 개편안은 담보인정비율(LTV)과 상환재원에 따라 20~105%로 차등 적용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거용은 일괄 35% 가중치 부여에서 20~105%로 차등 적용한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위험가중자산 100% 반영에서 60~110%로 바뀌었다.

주택금융공사는 주요 자산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다. 나머지는 학자금대출, 유가증권 등이다.

주택금융공사는 “공사가 보유한 자산의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 자산이므로, 주담대 위험가중치 완화 적용에 따라 공사의 경영지도비율인 핵심자본비율의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핵심자본비율을 주택금융공사 자본적정성 기준으로 삼는다. 주택금융공사도 금융지주나 은행처럼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을 자본적정성 지표로 삼았으나 2015년부터 이를 핵심자본비율로 변경했다. 당시 안심전환대출 등 장기 고정금리 대출상품 판매가 급격하게 늘면서 BIS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조치다.

주택금융공사감독규정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핵심자본비율을 6% 이상 유지해야 한다. 6% 미만으로 이 수치가 떨어지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조치 명령을 받게 돼 있다.

감독규정 제12조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경영개선조치를 통해 조직운영의 개선, 고정자산투자, 신규출자의 제한, 자본의 증액 또는 감액, 이익배당의 제한, 특별대손충당금의 설정, 위험자산보유 제한 및 자산의 처분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경영지도비율이 악화될 우려가 있거나 경영상 취약 부문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개선계획 또는 약정서를 제출토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개선을 지도할 수 있다. 핵심자본비율이 6% 미만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을 때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개입해 경영 지도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작년 8월 말 바젤Ⅱ 기준으로 산정한 핵심자본비율은 6.29%였다. 핵심자본비율 마지노선인 6%에 근접했던 셈이다. 그러다 1개월 뒤인 작년 9월 바젤Ⅲ 기준으로 핵심자본비율을 다시 산정하니 8.33%로 2.04%포인트나 뛰었다.

◇ 뒷걸음질 친 수익성, ROE·ROA '뚝'

자본적정성 만큼 자산건정성도 양호한 편이다. 주택금융공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작년 말 0.23%를 기록했다. 2016년부터 0.2%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작년 말 142%로 2019년 말 121%에 비해 21%포인트 높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대손준비금을 포함한 대손충당금을 고정이하자산(연결 기준)으로 나눈 값이다. 100% 이상이면 예상 손실액보다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작년 말 기준 각각 5.71%, 0.14%를 기록했다. 2016년 말 8.49%, 0.23%에서 큰 폭 하락했다. 최근 5년 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작년엔 코로나19에 따른 초저금리 영향으로 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금리도 크게 내린 영향을 받았다. 공기업 특성상 과도한 수익성 추구의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양호한 자본과 자산건전성이 근본적인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삼고 있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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