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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아마존은 '환경', 쿠팡은 '노동'…닮은점과 다른점②ESG전략도 벤치마크, 환경역량 내재화…국내정서 감안한 근로환경 제도 강화

최은진 기자공개 2021-06-08 07:41:49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3일 13: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판 아마존'이라는 쿠팡의 분명한 지향점은 단순 경영전략에만 국한한 건 아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있어서도 상당부분 아마존을 벤치마크 한 흔적이 엿보인다. 특히 환경부문에 있어서는 규모는 작지만 아마존이 추진한 전략을 차용하려는 시도가 감지된다.

배송 및 물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역량개발에 나서는 게 특징이다. 환경오염 뿐 아니라 노동환경과 관련된 사안에서도 쿠팡은 아마존의 전략을 벤치마크 한다.

다만 아마존은 환경에, 쿠팡은 노동환경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국내시장에서 노동이슈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다 중대재해에 대한 경영진 처벌 강도도 거세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국형 모델, 환경오염 야기 불가피…성장할수록 ESG 요구 확대

'세상의 모든 물건을 판다' 아마존식 세계관을 쿠팡은 그대로 차용했다. '우리는 고객이 쿠팡을 통해 모든 것을 갖기를 원한다' 쿠팡이 미국 뉴용증시에 상장하며 밝힌 포부다.

아마존식 모델은 직접 이커머스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하는 '제국형 모델'을 추구한다. 단순히 판매상품에 대한 범위를 확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체 플랫폼은 물론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빅데이터를 관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직접 수행한다.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는 전 과정을 수행한다는 얘기다.

'편의'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문제가 동반됐다. 특히 물류와 배송 등에서 발생하는 포장 및 교통 관련 환경오염은 아마존의 성장에 비례해 확대됐다. 2019년 아마존의 순매출이 22% 증가할 동안 탄소배출량은 4440만미터톤에서 5117만미터톤으로 15% 늘었다.

출처 : 2020년 아마존 지속가능보고서

환경문제는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관있는데다 창업주인 제프 베조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라는 점에 아마존은 특히 환경문제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정부나 환경단체 등에서 끊임없이 압박하고 나선 것도 아마존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된 배경이 된다. 아마존은 환경오염 관련 자체해결을 목표로 엔지니어링 및 과학자 수백여명을 직접 채용하고 있다.

SNL Image아마존은 환경과 관련한 정보를 동종업계 대비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다. ESG 평가기관인 트루코스트(Trucost)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의 환경관련 공시 비율은 2018년 기준 72%에 달했다. 알리바바가 0%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마존의 환경정보 공개 의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는 평가다. 환경 및 사회와 관련된 성과 등을 담은 지속가능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은 기후협약 최초가입을 강행한 것은 물론 2040년까지 탄소배출을 제로(0)로 만들고 2030년까지 100% 친환경 재생가능 에너지로 가동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해 배달차량 수십만대를 전기차로 전환하고 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 조단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폐기물을 줄이는 차원에서 제조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포장도 개선했다. 그 결과 포장무게가 27% 줄었고 포장재는 100만여톤 이상이 제거됐다.

◇쿠팡, 정보공개는 미미…일자리창출·근로환경 개선 '강조'

쿠팡은 아마존과 비교하면 이제 막 ESG 경영의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정보공개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선택적으로 필요한 정보만 발표할 뿐이다. 아마존이 매년 발간하는 지속가능보고서도 쿠팡은 내놓고 있지 않다.

다만 세부전략을 들여다 보면 아마존을 벤치마크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우선 국내 이커머스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기업협업에 참여해 탄소중립 비전을 실현하는 데 협력하는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탄소중립에 대한 아마존의 전략에 동조하고 있는 셈이다.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관련 역량을 내재화 시키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배송차량 개발이다. 쿠팡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차원에서 앞서 전기차 10대를 구입했지만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아예 쿠팡카라는 자체 개발 차량을 만들기로 했다. '수소차 및 자율주행차'를 전면에 내세우며 직고용 한 개발자를 통해 직접 개발에 나섰다.

이밖에 포장재 쓰레기를 줄이는 차원에서 택배상자 안의 스티로폼·에어캡 등 포장재들을 과감하게 없앤 점이라던가 친환경 물류센터 조성에 나섰다는 점 등도 아마존의 사례와 유사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쿠팡 보도자료 발췌

하지만 쿠팡이 환경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분야가 '노동' 이슈다. 쿠팡은 국내 최대규모의 고용창출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에도 2020년 기준 대그룹보다 많은 2만5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민간부문 내 1위를 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뿐만 아니라 통상적인 물류 및 유통업계의 관행을 깨고 △업계 최초 주급제 도입 △주5일 근무로 단축 △배송기사 직고용 등을 잇따라 시행했다. 이들 배송 및 물류센터 직원들의 로얄티를 위해 약 1000억원 규모의 주식보상 계획도 발표했다.

이 외 장애인 일자리 전담부서로 '포용경영팀'을 출범한 데 이어 배송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유급제 건강케어 프로그램인 '쿠팡케어'를 도입하기도 했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수요에 대응하는 데 투입되는 전방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이 같은 쿠팡의 ESG 전략은 상당부분 아마존과 흡사한 방식이지만 구체적으로는 다른 부분도 부각된다. 특히 한국시장 상황에 맞게 고용 및 노동환경 이슈에 더욱 민감하게 대처할 수 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세계를 상대로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아마존과 다르게 쿠팡은 한국시장만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국내 사정에 맞는 아마존 방식의 전략을 수정 및 보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환경과 노동 분야에 있어서는 상당부분 앞선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쿠팡 역시 이를 벤치마크 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다만 국내사정을 감안해 노동이슈에 보다 초점을 맞추며 다양한 획기적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는 데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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