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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IPO]전무후무 빅딜 공모 윤곽…후속 주자 '노심초사'대규모 의무보유확약 예상…IB "후속 빅딜은 나오기 힘들 것“

이경주 기자공개 2021-06-10 14:05:1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9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LGSE)이 상장예비심사에 착수했다. 공모 시기에 대해 윤곽이 잡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시기 공모를 진행하거나 예정이었던 경쟁 빅딜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LGES는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공모액이 10조~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성장산업인 전기차 배터리업체라 투심도 최상위권이다.

LGES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직전 빅딜 참여엔 기관들이 소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 이후 빅딜은 기관 의무보유확약 탓에 직접적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LGES 공모 이후로 한동안 빅딜이 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화종합화학·롯데렌탈·케이카 등 영향 가시권

LGES는 6월 8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했다. 우량기업이 택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신속심사)은 요건이 되지 않아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승인까지 통상적 시일인 45영업일(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구서 보완이 요청될 경우 45영업일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승인은 이르면 8월 초에 날 수 있다. 기관수요예측 등 공모 작업도 물리적으론 8월 중순부터 가능하다. IB(투자은행)업계에선 넉넉잡아 9월 말까지를 공모 예상시기로 본다.

LGES는 IPO 시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클 것으로 예상돼 경쟁빅딜들이 예심청구 시기를 주시하고 있었다. IB업계에선 LGES IPO밸류를 50조~70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상장주식의 20%만 공모한다고 해도 공모액이 10조~14조원에 이른다. 30% 공모를 할 경우 공모액은 15조~21조원으로 치솟는다.

전무후무한 액수다. 최근 3년(18~20년)간 IPO 시장 공모 합산액이 12조8752억원이었다. 2018년 2조9613억원, 2019년 3조9784억원, 2020년 5조9355억원이었다. LGES는 단독으로 과거 3년치 공모를 하는 수준이다.

이 탓에 LGES와 수급 경쟁을 피하는 것을 최우선 전략으로 세운 발행사도 나왔다. 1조원을 공모하는 현대중공업이다. 주관사 선정 이후 예비심사 청구까지 3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속전속결로 진행해 LGES보다 한 달여 먼저 공모가 가능한 일정을 확보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5월 6일 예비심사청구를 했다. 승인은 이르면 7월 초에 난다. 7월 중순부터 공모가 가능하다.

다만 현대중공업 이후 예비심사를 청구한 빅딜들은 LGES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롯데렌탈이 현대중공업보다 약 한 달 늦은 5월 31일, 한화종합화학과 중고차 1위인 케이카가 올 6월 4일 청구했다. LGES보다 4~8일 앞선 청구다.

IB업계 관계자는 “LGES는 공모액이 워낙 커 기관들이 물량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며 “LGES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직전 빅딜들에 대한 베팅을 소극적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심사 미청구 빅딜은 난망…1~2개월 거리두기 불가피

LGES보다 공모 타이밍이 늦게 된 빅딜들은 보다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기관들의 의무보유확약 열기 탓이다. 의무보유확약은 기관들이 배정받은 주식을 상장 후 일정기간 동안 팔지 않기로 하는 약속이다. 길게는 6개월, 짧게는 15일이다. 기간이 길수록 가점을 받아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

단기 자금회수(엑시트)를 포기하고 물량을 더 받겠다는 의미다. 공모주 열풍으로 지난해부터 '빅딜=높은 확약비중'이 공식화됐다. 기관자금이 대규모로 묶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속딜 수급을 직접적으로 제한한다.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경우 기관에 배정된 주식 가운데 64.6%가 확약됐다. 무려 8237억원 규모다. 6개월 확약이 3172억원으로 가장 많고, 1개월(2835억원), 3개월(2192억원), 15일(37억원) 순이다.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도 기관배정 주식의 85.27%가 확약 물량(5331억원)이었다. 역시 6개월이 1934억원으로 가장 많고, 3개월 1632억원, 1개월 1528억원, 15일 236억원이다.


LGES는 차원이 다른 확약물량이 예상되고 있다. 공모액을 10조~14조원, 기관배정 비중을 60%로 가정하면 기관배정액은 6조~9조원이 된다. 기관배정액의 50%만 확약이 된다고 해도 묶이는 금액이 3조~4조5000억원이다. 이것도 보수적 추정치다.

이 탓에 LGES 직후로는 한 동안 빅딜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연내 입성을 계획했지만 아직 예심청구를 하지 못한 발행사들 고심이 커졌다. 현대엔지니어링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옛 카카오페이지), SM상선, 에이치라인해운, 바이오노트, 시몬느엑세서리컬렉션 등이다.

일각에선 IPO 시기를 내년 초로 미루는 발행사들이 나올 것으로 본다. 또 다른 IB관계자는 “LGES만으로 기관들은 목표했던 펀드 투자액을 모두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LGES 공모액이 20조원으로 높게 편성될 경우 후속 빅딜에 투자할 자금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현대엔지니어링 등 공모액이 상대적으로 큰 빅딜은 연내 상장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주관사들은 내년 초를 적기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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