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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성과보수 짚어보기]'투자잭팟' 뒤 가려진 '수익분배' 논란에 골머리①크래프톤 '대박'과 함께 터진 갈등, 퇴사자·중간정산 등 심사역 몫 향방 주목

이광호 기자공개 2021-06-15 08:16:50

[편집자주]

제2벤처붐' 확산과 함께 벤처캐피탈(VC)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역시 활발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잭팟'이 터지며 주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성과보수 배분을 두고 회사와 심사역간 갈등이라는 새로운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한다. 더벨은 성과보수 배분으로 인한 벤처캐피탈 업계의 고민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4: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투자조합이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회수한 돈은 6271억원에 이른다. 과거 2000억원대 안팎에서 3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캐피탈 실적의 핵심은 '성과보수'다. 성과보수를 받는 기준수익률은 내부수익률(IRR)을 따른다.

투자 원금 대비 얼마나 벌었는지가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초과수익의 20%가 성과보수로 책정된다. 벤처캐피탈의 경우 초기에 투자를 단행한 뒤 수년간 기다림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투자기업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폭등하기도 한다. 투자기업의 IPO와 함께 기대 이상의 멀티플이 터지면서 회사와 심사역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크래프톤' 사례가 대표적이다.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의 개발사인 크래프톤은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힌다. 본격적인 상장 일정에 착수하면서 회사에 선투자해 지분을 보유한 벤처캐피탈(VC)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향후 본격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막대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벤처캐피탈 대표와 투자심사역 간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어 관심을 끈다. 성과보수를 놓고 갈등을 벌이는 양상이다. 케이넷투자파트너스는 2009년 '케이넷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을 통해 크래프톤에 99억원을 투자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66만주를 1주당 1만5000원에 사들였다.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인 단계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고 베팅했다.

◇'배그' 크래프톤 초기투자 VC, 성과보수 2000억대…대표-심사역 '소송전'

당시 투자를 주도한 부경훈 전 케이넷투자파트너스 이사는 펀드 만기 전인 2014년에 퇴사했다. 2015년 크래프톤은 존폐의 기로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케이넷투자파트너스의 펀드는 존속기간이 끝나 청산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모태펀드 등 유한책임출자자(LP)들을 상대로 펀드 만기를 연장하자고 설득한 뒤 펀드의 만기를 늘렸다.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였다. 크래프톤은 기사회생했고 2017년 배그를 출시했다. 이 게임은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배그가 대박을 치면서 크래프톤의 밸류에이션은 급등했다. 케이넷투자파트너스는 투자 9년 만인 2018년 9월 보유 주식 66만주 중 20만주를 1300억원에 매각했다. 멀티플 43배를 기록하며 138억원에 달하는 성과보수를 받았다.

문제는 이때부터 터졌다. 퇴사한 부 전 이사는 성과보수를 지급하라며 케이넷투자파트너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은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1심은 부 전 이사의 손을 들어줬다. 확약서 대로 성과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2심은 달랐다. 펀드 존속기간이 만료됐을 때 내부수익률이 기준수익률을 초과하지 않았다면 성과급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부 전 이사는 대법원 상고심을 준비 중이다. 케이넷투자파트너스 역시 상고심을 맞아 변호인단을 새로 꾸렸다. 벤처투자업계에선 최대 2000억원대의 소송으로 판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케이넷투자파트너스가 여전히 크래프톤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66만주 중 20만주를 매각한 뒤 46만주가 남은 상태다.

크래프톤의 장외 시가총액은 22조원을 넘는 수준이다. 게임업계 선도주인 엔씨소프트(19조)를 웃돈다. 코스피 기준 시가총액 20위 안에 드는 규모다. IPO를 통해 밸류에이션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나머지 주식을 매각할 경우 성과보수만 2000억원이 발생할 수 있다.

케이넷투자파트너스 외 크래프톤 지분 1% 이상을 보유한 벤처캐피탈은 △이미지프레임인베스트먼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알토스벤처스 △HTK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새한창업투자 △대성창업투자 △아주IB투자 등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해당 건은 예상보다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1심과 2심의 결과가 다르게 나온 만큼 예단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성과보수 관련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벤처투자업계 역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대법원 결과는 연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VC 업계, 성과보수 문제 최초 선례 주목…성과보수 내규 재검토하나

이번 판결에서 심사역 쪽이 승기를 잡을 경우 심사역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인력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2의 크래프톤 사례가 나올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IPO를 앞둔 일부 바이오 업체가 거론되고 있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분주해졌다. 성과보수의 2%를 심사역에게 지급한다는 나름의 업계 표준은 있지만 성과보수 관련 내규를 다시 들여다보는 분위기다. 퇴사자 몫, 중간정산 등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며 보완할 점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한 벤처캐피탈은 심사역이 퇴사하더라도 투자에 기여한 몫을 준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도 마찬가지다. CVC의 경우 일반 벤처캐피탈과 달리 팀 단위 투자가 주를 이룬다. 그렇다 보니 특정 심사역에게 인센티브를 몰아주기 보단 균등하게 지급하는 편이다. 상대적으로 인센티브가 적다 보니 일반 벤처캐피탈로 이동하는 일이 많다. 이 때문에 성과보수 체계 등 당근책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 벤처캐피탈 대표는 “성과보수 관련 내규가 없어도 펀드 만기 8년 내에 성과보수를 선집행하는 등 하우스가 리스크를 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성공하지 못한 포트폴리오에 대한 부담 역시 회사가 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과보수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내규를 더욱 촘촘하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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