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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성과보수 짚어보기]우수 심사역 확보 전쟁, 인센티브 체계 변화 물결②펀드 다수 인력 투입 속 기여도 산정 '불분명', GP커밋·배분 비율 조정 등 체계화 노력

이종혜 기자공개 2021-06-16 08:06:10

[편집자주]

제2벤처붐' 확산과 함께 벤처캐피탈(VC)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역시 활발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잭팟'이 터지며 주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성과보수 배분을 두고 회사와 심사역간 갈등이라는 새로운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한다. 더벨은 성과보수 배분으로 인한 벤처캐피탈 업계의 고민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14: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은 최근 몇 년 간 풍부한 유동성장세를 만나며 자본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초창기에 투자해 밸류업을 도운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바이오를 중심으로 ICT, 커머스 등 기업들의 IPO(기업공개) 루트가 다양화되고, M&A 등이 활발해지면서 빠른 회수 성과가 나타났다.

정부에서도 투자, 회수 대형화를 위해 재원을 아낌없이 공급 중이다. 7조원의 기금이 투입됐고, VC는 투자를 통해 9조3000억원을 회수하며 양적 팽창을 이어나가고 있다.

시장이 성숙하면서 투자분야 전문화 등 질적 도약도 일어나고 있다. 산업, 금융 등 각 섹터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가진 인력들이 VC업계로 들어와 전문 벤처캐피탈리스트(심사역)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각 VC마다 우수 심사역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전문 심사역의 역량이 결국 펀드의 성과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심사역에게 분배되는 ‘성과보수’에도 관심이 쏠렸다. 넥슨·카카오·크래프톤 등 IT업계가 유수의 개발자 유출을 막기 위해 ‘연봉 인상’을 자구책으로 마련하듯 VC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명확한 성과보수 체계가 투자 심사역, 임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상장VC 위주로 파악해보면 수십억대 성과보수를 수령하는 심사역도 나오고 있다.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각 VC도 성과보수 체계를 심사역‘향(向)’으로 변주를 주고 있다.

각 운용사 마다 성과보수 체계는 천차만별이다. 다른 VC와 비교해 성과와 보상체계가 불투명한 경우, 이로 인한 이직·전직이 왕왕 발생한다. 최근엔 이탈 인력이 VC를 창업하면서 신생VC도 생겨나는 추세다.

◇내·외부 자금 펀드에 혼합, 한국형 ‘내부’ 성과보수 체계

한국의 성과보수 체계는 독특하다. VC의 교과서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차용했지만 운용사 설립형태, 펀드에 투입되는 자본의 출처, 운용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성과보수 갈등이 불거지는 근본적 이유가 여기에 존재한다.

실리콘밸리의 VC는 유한책임회사(LLC)형이다. 투자운용의 주체인 심사역(파트너)이 철저히 외부자금만 모아 펀드를 결성한다. 성과보수가 발생하면 LP배분 후 해당 펀드에 참여한 파트너들만 정해진 비율에 따라 성과보수를 배분한다.

반면 한국의 VC(신기술사업금융회사,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는 주식회사 형태가 주를 이룬다. 펀드재원은 혼합형으로 외부 자금 뿐 아니라 책임운용을 위해 회사의 유보금(GP커밋)도 포함된다. 하나의 블라인드 펀드에 심사역 대다수가 투자를 집행하는 구조다.

성과보수는 내부수익률(IRR) 0~8%를 초과할 경우 수익의 약 20%를 책정된다. 회사가 자기 자본금으로 일부 유보하고, 나머지 성과에 대해서는 기여한 대표 펀드매니저를 비롯한 핵심운용인력, 관리팀(백오피스) 등이 나눠 갖는다. 딜 발굴, 심사, 투자, 사후관리 등을 담당한 심사역의 성과보수 비중이 가장 크다. 해당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 그 회사의 나머지 인력들이 잔여 성과보수의 일부를 배분받는 구조다.

구조적 문제 하에 성과보수 갈등이 발생한다. 회사가 이해당사자로 추가되는 독특한 구조에다 펀드에 다수의 심사역이 참여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별 회수 성과와 펀드 청산 실적이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회사와 심사역 사이, 또 심사역들 간의 성과보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각 블라인드 펀드의 존속기간(8~10년)이 길어 성과보수 수령도 요원한 일이다. 각 심사역이 매번 우수한 회수 성과를 내는 것도 불가능하기에 대손충당금 등을 설정해두기도 한다.

◇수십억대 수령 심사역 등장, GP커밋↑미국 LLC형 배분 형태 등장

성과보수 체계는 계속 개선되는 추세다. 회수 성과를 치하하는 목적으로 별도의 딜에 대해 미리 정산해 중간 배분을 하기도 한다. 대표펀드매니저가 아니더라도 핵심운용인력에게 투자·회수에 대한 개별 성과보수를 따로 정해두는 것이다.

금융 계열사 대형 VC들의 경우, 모기업을 통해 전환사채(CB)나 유상증자 형태로 자금을 조달, 펀드GP커밋을 늘려 운용사의 초과수익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회사는 LP로서 충분한 수익을 거두고, 운용보수는 심사역들에게 나눠 주자는 취지다. 사실상 자본금이 넉넉한 대형사에게나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확산되기는 쉽지 않은 형태다.

이와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새로운 보상체계를 구축한 곳도 있다. 회사와 심사역이 상생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A운용사의 경우, 성과보수가 발생하면 회사에 10%를 유보하고, 10%는 관리팀, 나머지 80%는 심사역에게 배분한다. 70%는 해당 펀드 운용인력에게 성과 기여도에 따라 배분하고, 나머지 10%는 간접적으로 기여한 인력에게도 나눠주는 구조다. 이 효과는 우수한 실적, 전문인력의 대거 영입으로 증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가 좋은 인력을 확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성과보수 체계를 확립하고 그에 따라 투명하게 지급하면서 상호간 신뢰를 깨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 VC들은 성과보수 데이터를 모아 계속 조율해가면서 컨센서스를 마련 중이다”고 설명했다.

LP관계자는 “출자사업에서는 책임운용을 강조하며 운용사의 인력 이탈에 감점을 준다"며 "심사역 개인의 업무 역량이 모여 곧 운용사의 성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우수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심사역이 투명하고, 체계적인 성과보수가 있는 VC로 이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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