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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심사역의 울지 않는 두견새 처리법 [thebell desk]

안영훈 벤처중기1부장공개 2021-06-14 08:06:4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07: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울지 않는 두견새의 처리법. 지금은 조금 식상해졌지만 한때 일본 재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기업 경영자의 리더십이나 경영철학을 말할 때 유행했던 말이다.

사실 울지 않는 두견새의 처리법은 일본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오다 노부나가, 천하 통일을 이룬 도요토미 히데요시, 에도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동 시대를 살아간 3인의 인생관을 주제로 한 일본의 시조 하이쿠에서 나온 말이다.

번역의 문제로 여러 버전이 존재하지만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노부나가는 죽여 버리고 우는 두견새를 찾는다. 히데요시는 어떻게든 울게 만들고 이에야스는 울때까지 기다린다.

이를 현대 경영에 비교해 노부나가는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결단, 히데요시는 꾀와 노력, 이에야스는 인내심의 리더십을 대변하는 인물이었다.

최근 제2의 벤처붐을 이끄는 이들의 리더십은 어떨까. 조금은 한쪽에 치우쳐 있을지 모르지만 제2 벤처붐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은 노부나가, 히데요시, 이에야스 등 3인의 리더십을 골고루 장착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성장 궤도에 안착하기 전까지 울지 않은 두견새와 비슷한 처지다. 성공한 VC 심사역은 단지 잠재력을 품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울도록(성공하게) 사후관리에 온 힘을 집중한다.

연초부터 더벨이 'VC 스페셜리스트'란 기획하에 만난 유수의 심사역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투자 철학을 엿보면 상황에 따라 조금은 다르지만 대부분 초창기 투자 이후 성공의 믿음을 가지고 기다린다. 이에야스의 인내심 리더십이 적용된다.

믿음과 인내만으로 성공할 수 있으면 좋지만 투자 기업의 경영환경이 바뀌면 그들의 리더십도 변화한다. 한가지 리더십이나 투자철학만으로는 현대, 특히 급변하는 VC 업계에서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탁월한 의료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의료시장에서 힘쓰지 못한 기업의 업종을 아예 미용 관련 기업으로 바꿔 버리는 과감한 선택이 빛을 본 경우도 있다. 노부나가의 과감한 결단을 보는 듯한 이 선택으로 해당 기업은 상장까지 성공했다.

아예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시키지 않더라도 시장을 읽고 B2B 모형의 사업 구조를 B2C로 바꿔 대폭적인 성장을 이룬 사례도 수두룩하다. 히데요시의 번뜩이는 지략이 통한 것이다.

이러한 성공이 빛을 발하기 까지 투자기업의 경영진을 설득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거나 과감하게 쓴 소리를 하는 것도 모두 심사역들의 몫이다.

울지 않는 두견새를 상황에 맞춰 다루는 심사역들의 맞춤형 리더십과 노력이 수많은 두견새들이 소리 높여 울며 비상하는 제2 벤처붐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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