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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업 리포트]노루家 한영재·원석 부자의 '종자 인내심'③2010년대 중반 진출한 이종 사업, 턴어라운드 '기대감'

박기수 기자공개 2021-06-18 10:14:46

[편집자주]

2010년대 후반 동반 부진을 겪었던 페인트업계 5개사(KCC·삼화·노루·강남·조광)가 코로나19를 지나 2021년을 보내고 있다. 경기 회복기와 맞물려 전방 산업 회복세에 페인트 업계도 암흑기에서는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업계 공통의 고민과 개별 업체가 직면한 이슈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내 페인트 5개사의 실적·재무 현황과 더불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ESG 경영 현황까지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6일 14: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쟁사 삼화페인트가 정밀화학 사업에 뛰어든 것처럼 노루그룹 역시 2010년대부터 이종산업에 눈을 돌렸다. 과점 체제의 국내 페인트 시장 내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에 한계가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실감하면서다. 노루그룹의 선택은 '농업계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종자 사업이다.

노루그룹은 2014년과 2015년 연달아 '기반테크'와 '더기반'을 설립하며 종자 산업에 진출했다. 기반테크는 종자 개발과 함께 온실 설계 시공·첨단온실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농자재 유통·가공 등 종자 산업과 관련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실제 종자를 육종하고 제반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더기반'이다.

더기반은 인류의 생존에 직결되는 '식(食)'을 책임지고 종자의 주권을 지켜 한국인의 먹거리를 보호한다는 기업이념을 지니고 있다. 향후 100년간 걱정없이 농사를 짓고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다.

더기반은 고추·토마토·배추·무·참외·멜론 등 다양한 품종의 야채·과일들의 종자를 생산하고 있다. 대표 상표로는 '알찬꿀(참외)'과 '넘버세븐고추' 등이 있다.


문제는 미래를 책임질 이종 산업치고 아직 성과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현재 시점으로만 놓고 보면 노루그룹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는 사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업을 시작한 후 더기반은 현재까지 단 한 해도 영업이익을 낸 해가 없다. 작년에도 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부터 작년까지 5년 간 기록한 영업손실 누적액만 262억원이다.

더기반 외 기타 농생명 관련 법인의 손실액까지 시야를 넓히면 손실 누적액은 더 커진다. 농생명 관련 법인이란 더기반을 포함해 기반테크, 기반아그로(기반테크의 카자흐스탄 법인), 더기반 태국 법인 등을 지칭한다. 작년 농생명 사업의 영업손실은 59억원으로 더기반 손실액보다 27억원 더 많았다. 올해 1분기에도 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고무적인 점은 2018년 이후 적자 폭이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농생명 부문의 영업손실액은 무려 146억원이었다. 당해 노루페인트의 연결 영업이익이 227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룹 차원에서 막심한 손해였다.


이처럼 현재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노루그룹 역시 이같은 상황을 예측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감대다. 종자산업은 먹거리와 직결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도 오랜기간 연구·개발(R&D)이 뒷받침돼야하는 산업으로 꼽힌다. 최소 7~10년의 장기 연구가 이뤄져야만 적절한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런 현실을 알면서도 노루그룹이 종자 산업에 진출하고 여태까지 버틸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오너인 한영재 회장(사진)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종자주권 확보라는 사명감과 함께 지금 당장이 아닌 20~30년 뒤 노루그룹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었다는 의미다.

종자 사업의 향후 행보는 노루그룹의 후계자로 꼽히는 한원석 전무(한영재 회장의 장남)의 평가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도 눈 여겨볼 점이다. 한원석 전무는 더기반의 대표이사로 사실상 그룹의 종자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장본인으로 꼽힌다.

노루그룹 관계자는 "종자 사업의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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