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Fund Watch]SK이노 비중 확대...점수 낮지만 개선가능성 '기대'③지역환경·순환경제 고평가…탄소배출·특허권 분쟁 '걸림돌'
허인혜 기자공개 2021-07-07 13:15:4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5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주식형 펀드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가장 큰 폭으로 비중을 늘렸다.다만 SK이노베이션의 ESG 활동은 뜨뜻미지근했다. 지역 환경사업과 배터리 순환경제를 구축했지만 탄소배출과 특허권 등에서 분쟁이 일거나 낮은 평가를 받았다. 운용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ESG 개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the WM 집계에 따르면 5월 3일 기준 국내 21곳 운용사의 책임투자형 펀드(대표펀드 기준) 일반주식형과 채권혼합형에서 SK이노베이션과 카카오의 비중이 각각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이 일반주식형에서 전월대비 1.14%포인트(P)를, 카카오가 채권혼합형에서 전월대비 1.18%P 점유율을 확대했다.
SK이노베이션의 4월 ESG 활동은 환경으로 압축된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부산을 거점으로 폐플라스틱 자원순환 벨트를 구축했다. 부산항에 입항하는 선박과 부산지역 주요 관광지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으로 업사이클링 물품을 제작해 판매한다는 목표다. 지역경제 육성과 환경 문제해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기아와 전기차 배터리 순환경제 협약을 맺은 점도 ESG 평가점수를 끌어올렸다. 기아는 에너지저장장치로 활용하기 어려워진 배터리를 SK이노베이션에 공급하고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에서 금속자원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2020년 3월 기아와 SK이노베이션이 ESG 경영강화에 따른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따랐다.
환경은 SK이노베이션에게 '양날의 검'이었다. 탄소중립 이행평가는 악재였다.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 협의체인 '클라이밋 액션 100+'가 시행한 탄소배출 평가에서 SK이노베이션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 협의체는 블랙록과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네덜란드 APG 등 글로벌 575개 기관 투자자가 참여하는 기후행동 협의체로 자산규모만 5경8500조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2050년 탄소중립 선언과 장기·중기 온실가스 감축목표, 탈탄소화 전략, 자본 배분 등 지표에서 활동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기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기후정책 참여, 기후 거버넌스 분야에서는 일부 노력이 인정됐다.
사회 부문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특허권 소송이 아픈 손가락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건과 관련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로부터 영업비밀 침해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불복해 다시 다툼을 벌였지만 결국 LG에너지솔루션에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일단락됐다. 기업지배구조연구원은 특허권 소송을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의 ESG 등급을 하향시키기도 했다.
여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ESG 펀드들은 SK이노베이션의 ESG 개선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SK가 그룹 차원에서 ESG 개선을 약속한 만큼 악재가 겹쳤을 때 매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과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이 각각의 ESG 펀드에 SK이노베이션을 담았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100년기업 그린코리아'에서 SK이노베이션을 전월대비 2.03%P 더 담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채권형에서 지분을 늘린 카카오는 환경 부문에서 고평가를 받았다. 반면 일부 신규진출 사업이 사회적 불평등을 부른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사회부문의 ESG 평가는 후하지 못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업계의 다툼이 대표적이다.
HDC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이 카카오의 비중을 확대했다. 230억원을 설정 중인 HDC자산운용의 '퇴직연금좋은지배구조' 펀드가 카카오를 추가 매수하면서 카카오의 비중확대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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