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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이랜드, 60년대생 곳간지기 계열사 '안방 실세'이윤주·고관수 등 재무통 이사회 포진, 신임 '3040 CEO' 나침반 역할

이효범 기자공개 2021-07-21 08:08:06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0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가 주요 계열사에 1980년대생 수장들을 잇따라 발탁하면서 세대교체를 완료했다. 다만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을 비롯한 60년대생 실세들은 여전히 계열사 이사회 곳곳에 포진해 있다.

젊은피를 수혈해 부진한 실적을 개선시키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한편 이사회를 장악한 실세들이 재무부담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는 구도다. 일부에서는 신구의 조화를 위한 전략적 인사라는 평가다.

◇이랜드월드 이사진 대다수 계열사 겸직…그룹 재무라인 중심 축

이랜드월드의 이사회(감사포함)는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6명은 이랜드리테일, 이랜드파크, 이랜드이츠 등 이사회 중 최소 1곳에서 등기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윤주 이랜드월드 사내이사는 3개 계열사 이사회에 모두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이 사내이사는 1967년생으로 이랜드그룹 CFO가 된 2017년부터 이랜드월드, 이랜드파크 사내이사에 각각 올랐다. 2019년에는 이랜드리테일 사내이사를 맡기 시작했고 이랜드파크에서 분사한 이랜드이츠에서는 줄곧 사내이사 역할을 하고 있다. 1989년 이랜드에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했다. 재무분야에 특화된 커리어를 바탕으로 이랜드의 안방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2003년 이랜드 재무 부서장을 시작으로 2006년 이랜드그룹 본부 재무본부장, 2009년 이랜드 중국법인 CFO, 2016년 이랜드리테일 CFO를 역임했다.

고관주 사내이사 역시 이랜드그룹 전략기획팀장과 재무본부장을 거친 재무통이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이월드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윤주 CFO와 비슷한 커리어를 갖고 있다. 이랜드그룹에서는 세무본부장을 맡고 있다.

최형욱 사내이사도 이랜드월드를 비롯해 이랜드파크와 이랜드이츠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있다. 그룹 최고전략책임자(CSO)다. 안영훈 이랜드리테일 대표도 이랜드월드 사내이사를 겸직한다. 이밖에 고헌주 그룹 법무실장도 이랜드이츠를 제외한 3개 계열사 감사직을 모두 도맡고 있다.

이 가운데 재무라인인 이윤주 CFO와 고관주 본부장은 각각 이랜드그룹엣 각각 8개, 9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에 올라있다. 특히 ESG가 강조되는 최근 자본시장 트랜드 관점에서 보면 소수 인력이 십수개의 회사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기형적인 지배구조로 평가되기도 한다. 달리 해석하면 이랜드그룹 내에서 재무 전문가들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코로나19 여파' 실적 부진·재무악화...80년대생 CEO '구원투수' 등판

그룹 지주사격인 이랜드월드는 이랜드리테일(지분율 97.2%), 이랜드파크(51%)를 지배하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이랜드파크를 통해 보유한 손자회사로 볼 수 있다. 이랜드이츠는 2019년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문의 물적분할로 만들어진 회사다. 애슐리, 자연별곡 등 브랜드를 운영한다.


이같은 지배구조 아래 이랜드월드는 2020년 별도기준 매출액 1조549억원, 영업이익 65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와달리 연결기준 실적에서는 1000억원 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부채비율도 200%를 상회한다.

계열사 실적 부진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 이랜드파크, 이랜드이츠는 지난해 모두 영업손실을 냈다. 부채비율도 다소 높아졌다.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3년간 증가하는 추세이고 이랜드파크의 부채비율은 2019년 100%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200% 중반대로 상승했다. 이랜드이츠의 부채비율도 분할 당시 100% 미만에서 지난해 200%를 웃돌았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랜드월드를 비롯한 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된 게 근본적인 원인이다. 적자를 기록하면서 외부차입이 불가피하게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재무부담이 커지자 그룹 내 재무전문가들의 역할이 커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랜드그룹은 특히 SPC(특수목적법인)를 활용한 구조화로 자금을 조달한다. 주로 보유한 부동산자산을 SPC에 넘겨 발행한 수익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다. 특히 이랜드파크가 이같은 방식으로 활발하게 차입을 일으켜왔다. 또 그룹 내 계열사들 간의 차입거래로 외부차입을 최소화하기도 한다.

이랜드월드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내부자금 공유 확대를 통한 외부차입 최소화, 고금리 차입금 감축, 장·단기 차입구조 개선, 고정 대 변동이자 차입조건의 적정비율 유지, 일간·주간·월간 단위의 국내외 금리동향 모니터링 실시, 대응방안 수립 및 변동금리부 조건의 단기차입금과 예금을 적절히 운영해 이자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의사결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랜드가 1980년대생 경영자들로 계열사 이사회의 한축을 구성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비대면 트랜드가 가속화되면서 이커머스 확대 등 혁신적인 벤처기업들이 성장해 유통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랜드 역시 한층 더 젊은 경영자들의 감각과 아이디어에 승부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는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 모델을 주도해온 안영훈 이랜드리테일 대표의 리더십이 차세대 유통 모델 혁신에서도 십분 발휘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황성윤 이랜드이츠 대표이사는 코로나 상황에도 HMR과 배달 서비스, 애슐리퀸즈 업그레이드 등의 혁신 과제를 진두지휘하며 외식사업 부문의 성장 모멘텀을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경영자들은 40세 안팎의 연령대가 많다"며 "이랜드 역시 이같은 추세 속에서 몇년 전부터 조직 내 세대교체를 통한 신구 인력들간에 조화에 초점을 둔 인사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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