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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가 시공사를 탐내는 이유 [thebell note]

신민규 기자공개 2021-07-22 10:41:35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1일 08: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벨로퍼 중에서 자체 시공능력을 갖춘 곳이 적잖게 생겨났다. 시행과 시공을 모두 자기 회사를 통해 하는 것을 말한다. 수주에 목마른 건설사를 제쳐두고 벌어지는 일이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디벨로퍼 입장에서 시공조직 결합은 리스크를 추가하는 것과 같다. 건설업계 내부에서조차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위험 부담을 더 크게 느끼는게 요즘 분위기다.

그럼에도 자체 시공조직을 선호하는 데에는 수익구조를 확대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이면에는 기존 건설사에 대한 오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결정적인 원인에는 공사비가 자리하고 있다. 한 디벨로퍼는 1군 시공사에 맡겨 사업을 진행했는데 엔지니어가 공사의 디테일한 원가구조를 몰라 황당한 적이 있었다고 대답했다.

하도급을 워낙 많이 주다보니 시공사 엔지니어 역량이 공사원가를 컨트롤하지 못할 만큼 떨어진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여기에는 시공사만 탓하기 어려운 건설환경도 있다. 애초에 건네받은 건축허가도면의 완벽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도면과 현장의 괴리감이 클수록 공사비는 불어난다. 디벨로퍼 입장에선 시행마진을 반납해야 하는 답답한 상황이 발생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디벨로퍼 상당수가 향후 원자재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증가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공사비를 추가하면 분양가를 올려서 대응했지만 마냥 올릴 수도 없는 구조라 사업 수익성이 악화될 여지가 있다.

공사비로 다툼이 발생하면 시공사를 이길만한 디벨로퍼는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 시공사가 앞서기 때문이다. 결국 디벨로퍼 본의미대로 개발과정 전반을 자신이 총괄하고 싶으면 처음부터 스스로 개발하고 스스로 시공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사례는 점차 늘고 있다. 업계에선 디벨로퍼 알비디케이가 시공법인을 구축한 예가 있다. 옛 현승디엔씨(건영이엔씨)가 건설사 건영을 인수하기도 했다. 안강건설은 디벨로퍼로 시작해 시공사를 설립한 케이스다.

무위에 그쳤지만 DS네트웍스의 대우건설 인수 시도 역시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DS네트웍스는 체급논란에 휩싸이고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는 표현이 따라붙어도 입찰을 완주했다. 이번 딜이 아니더라도 다른 건설사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업력이 쌓이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자체 설립한 시공법인이 있기도 하다.

디벨로퍼가 시공조직을 갖추는 것은 자유다. 다만 수익원 확대 목적이 아닌 외부 시공사 불신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각자의 영역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분업하는 것이 상호간 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다.

건설 전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미리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도급을 주더라도 엔지니어 역량을 키우고 공사의 오차범위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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