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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50년 창업주 경영' 와토스코리아, 두 아들 전면 포진①송공석 회장 1973년 창업, 양변기시장 강자로 성장시켜…장남 16년 만에 대표 등극

조영갑 기자공개 2021-08-05 07:38:33

[편집자주]

승계는 단순한 대물림이 아니다. 어떤 기업은 체질과 외형을 변모해 진화하고, 어떤 기업은 퇴보의 길을 걷는다. 기업의 생존 경쟁 속에서 승계는 거대한 분수령이다. 창업주, 혹은 2~3대 경영을 넘어 새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최선의 승계를 택해야 하는 이유다. 더벨은 오랜 업력을 쌓아온 승계기업들의 대물림을 살펴보고, 사업의 미래상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변기·욕실 제품 전문 제조사 와토스코리아가 50년간 이어온 창업주 경영에서 '2세' 중심의 가업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3월 송태양 부사장이 부친인 송공석 회장과 나란히 각자대표에 오르면서 16년 이상 진행된 경영수업 역시 종지부를 찍는 모양새다. 송 대표의 동생인 송태광 전무도 부사장으로 진급하면서 형제가 경영 일선에 나섰다.

와토스코리아는 1973년 서울 답십리에서 출발한 '남영공업사'가 모태다. 당시 양변기 부품 관련 중개업에 종사하고 있던 송 회장은 시장을 독점하던 공급사가 폐업하자 제조 및 공급업에 뛰어들었다. 쌀 5가마, 당시 화폐로 5만원 수준의 자본금을 마련해 회사를 차린 송 회장은 1979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조설비를 갖추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전기를 마련했다. 당시 90억원 규모의 공모자금을 유치한 와토스코리아는 양변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 대기업 향 주요 공급사 지위를 다졌다. 현재 양변기 전면·측면 부속품 시장의 70~80%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약 183억원의 매출액(개별기준)을 기록했다.

◇두 아들, 입사 후 16년 간 부친 슬하 '혹독한 경영수업'

와토스코리아는 지난 3월 장남 송태양 부사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하면서 가업승계의 서막을 알렸다. 송 회장의 차남인 송태광 전무는 부사장으로 진급했다. 송 대표와 송 부사장은 각각 1976년생, 1981년생으로 송 회장이 사업을 일굴 시기에 태어났다. 송 대표는 와토스코리아의 인천사무소에서 부친을 도와 경영을 총괄하고, 송 부사장은 전남 장성본사에서 연구개발(R&D), 생산파트를 책임지고 있다.

두 형제 모두 2005년 하반기에 입사해 부친으로부터 16년간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송 회장은 두 아들을 일찌감치 가업에 투신하게 해 밑바닥부터 다지는 식으로 경영을 가르쳤다. 평사원으로 출발해 과장-차장-부장-임원의 승진 절차를 밟았다.

송 회장은 "다년간 영업, AS 부서에 배치해 시장의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 우리 제품의 취약점 등을 익히게 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형제는 부친 못지않은 업계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동안 '만기친람(萬機親覽)'식 경영으로 회사를 이끌어 온 송 회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두 아들에게 권한을 상당 부분 넘긴다는 구상이다. 각자대표에 선임한 것도 때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송 대표는 재무·IR 등을 오랫동안 총괄하면서 무차입 경영에 가까운 재무상태를 유지하는 데 일조했고, 송 부사장은 연구와 생산을 책임지면서 수천종이 넘는 제품 라인업을 구축, 와토스코리아가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역할을 했다.

와토스코리아는 매년 4%대의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외부 차입금도 없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인 셈이다. 대부분 부채는 유동성기타채무 등의 기타채무다. 대신 곳간은 풍족하다. 올해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02억원이다. 당좌비율 1024.37%, 유보율은 1956.77%를 기록하고 있다. 우량한 재무 상태로 평가된다.


지분율 희석이 뒤따르는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의 자금조달 역시 IPO 공모 외에는 시도한 적이 없다. 2016~2018년 세 차례에 걸쳐 150만주 규모의 무상증자만 진행했을 뿐이다. 사업상 투자나 비용 소모는 철저하게 내부 현금흐름으로 충당했다.

이 때문에 와토스코리아 내에서 송 회장의 지배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송 회장은 1분기 말 와토스코리아 주식 365만4635주를 보유, 50.76%의 지분을 쥐고 있다. 와토스코리아의 시가총액(7월26일 기준)은 약 600억원이다. 송 회장의 현재 지분가치는 시가 기준 300억원대로 평가된다.

◇사전증여 없어 정공법 지분확장, 증여·상속 최대 난제

가업을 승계할 2세의 지분율이 낮다는 게 와토스코리아의 최대 숙제다.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지분증여(상속)가 수반돼야 하는데, 사전증여 등의 조치가 없었던 것은 아쉬운 점으로 평가된다. 증여세 혹은 상속세 부담도 매우 커졌다.

올해 1분기 말 송 대표의 지분율은 5.35%(38만5414주), 송 부사장의 지분율은 3.44%(24만7735주)다. 이마저도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입사 후 급여나 배당을 통해 점진적으로 늘려왔다. 송 대표는 "2005년 코스닥 상장 이후 입사했기 때문에 이미 주식의 가치가 높아져 있었다"면서 "급여의 전량을 주식 매입하는 데 사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현시점에서 증여하면 송 회장의 보유 주식평가액(300억원)을 기준으로 최고세율 50%를 적용해 150억원가량의 증여세를 수증자가 떠안게 된다. 과세표준상 30억원을 초과하는 액수의 증여세 및 상속세율은 50%다. 증여 후 주식의 평가액이 올라가면 양도차익세 부담 역시 초과 부담해야 한다.

중소·중견기업을 30년 이상 경영(동일업종 기준)한 사업자가 기업을 물려줄 때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하는 '상속공제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사후 유지요건 중 이종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다. 와토스코리아는 양변기 본체(도기, 비데)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진출하더라도 이 사업이 주력이 될 경우에 10년 이상 유지해야 공제대상에 해당한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증여세특레제도' 역시 증여가액 기준 100억원 한도에서 추진돼야 한자는 점이 한계다. 송 회장의 주식평가액 100억원을 제외, 나머지 주식을 수증하려면 세부담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정공법을 택해 매집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원 역시 과도하게 투입돼야 한다.

송 회장은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투자를 해놓고도, 상속공제제도 요건에서 제외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면서 "현행 상속공제제도 아래에서는 기업의 신사업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서 상속에 준하는 사전증여를 하고, 사업상 관련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에 세율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는 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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