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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호重, 힘겨운 신용도 방어…선가 상승 관건 [Earnings & Credit]2분기 대규모 적자, 선수금 확보로 버텨…하반기 IPO도 희망

이지혜 기자공개 2021-07-29 15:30:26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의 주요 조선계열사가 신용도를 힘겹게 방어하고 있다. 후판 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본 탓이다. 후판은 선박을 만드는 데 쓰이는 철판을 말한다. 후판 가격은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오를 것으로 예상돼 실적 전망을 흐리고 있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아직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신용도 향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신규 수주가 호조를 보이기 때문이다. 선수금 유입 증가로 순차입금이 오히려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예상했던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의 IPO도 신용도 개선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대규모 적자에도 등급 하향 ‘유보’

2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주요 조선계열사의 신용도를 놓고 유보하는 쪽으로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의 의견이 모였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만 신규수주 확대, 신조선가 상승 등 긍정적 요인도 있다"며 "당장 신용등급을 재검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영업손실 8973억원을 냈다고 최근 밝혔다. 해양, 플랜트, 엔진기계 등 모든 사업부문이 부진했지만 특히 조선부문의 손실이 뼈아팠다. 조선부문 적자만 7940억원에 이른다.

조선부문 주요 계열사인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일제히 손실을 본 탓이다. 영업손실 규모는 현대중공업 4226억원, 현대삼호중공업은 2652억원, 현대미포조선은 1991억원에 이른다. 선박의 원재료인 후판 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공사손실충당금을 대규모로 설정한 결과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신용도에 이목이 쏠린다. 두 회사만 한국조선해양의 조선부문 계열사 중 신용등급을 보유한 데다 실적 비중도 커서 상징성이 적잖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지분 100%,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80.54%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각각 A0, A-를 받았지만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에서 A-, BBB+를 받아 스플릿(등급 불일치) 상태다. 이런 와중에 나이스신용평가의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에 걸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 하향 검토요인으로 현대중공업은 EBITDA/매출 3% 미만, 현대삼호중공업은 EBITDA/매출 1% 미만을 제시하고 두 기업에 공통적으로 조정부채비율 150% 초과를 적용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조선업황 개선 지연에 따른 저조한 수익성 지속, 재무안정성 저하 등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신규수주 확대, 질적 개선은 ‘글쎄’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대규모 적자에도 신용등급을 방어한 데는 신규수주 확대 영향이 컸다. 6월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은 올해 조선부문 수주목표의 84.3%, 현대삼호중공업은 71.2%, 현대미포조선은 104.2%를 달성했다. 조선부문을 통틀어 86%에 해당하는 수치다.

실적 악화에도 재무지표가 개선된 이유다. 신규수주에 따른 선수금의 유입으로 순차입금이 줄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후판 가격이 안정되고 신조선가를 인상해 수익성을 회복할 때까지 실적 저하를 감당할 재무적 완충능력이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신규수주의 질적 개선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확보한 신규수주는 대규모 손실을 볼 가능성을 낮출 뿐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원가 부담을 상쇄할 만큼 신조선가가 올라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며 “후판 가격 인상에 보수적으로 대응한 영향도 있지만 신조선가가 충분히 오르지 않아 2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사는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주력으로 건조하고 있으며 컨테이너선 가격도 최근 크게 올라 힘을 받았다. 그러나 탱커와 벌크선 신조선가도 올라야 신규수주의 질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중공업 IPO 기대

현대중공업의 IPO도 신용도 회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등 그룹 조선 계열사들은 실적 악화에도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선박과 스마트십, 자율운항선박, 이중연료추진선 등에 투자를 지속해야 생존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은 연료전지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투자 확대는 신용도에 부담이기에 IPO를 통한 자금유입에 현대중공업은 희망을 걸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의 자금소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관련 자금의 상당부분을 올해 IPO로 조달할 계획”이라며 “IPO에 따른 자금유입 가능성을 고려하면 재무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신용평가업계는 1조원을 웃도는 수준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IPO에 차질을 빚더라도 신용도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현재 신용도에는 IPO에 따른 자금유입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IPO가 지연되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8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공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희망 밸류는 6조~7조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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