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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콘텐츠 기업 탐방]로컬스티치, 공유공간에서 발견한 연결의 힘임차인·운영사 관계→창업자·액셀러레이터 공생단계…직주공간 '+α'

신민규 기자공개 2021-08-23 11: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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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을 상실한 노후부지를 새롭게 해석해 복합적인 임차수요를 창출하는 '공간 비즈니스'가 뜨고 있다. 임차인의 업무와 주거생활 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판매전시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 공간에 엮는 방식이다. 초기 부동산 개발 기획부터 설계, 시공을 넘어 위탁영업 역할까지 맡는다는 점에서 수요자에 한층 특화된 점이 특징이다. 더벨이 기존 공간상품 영역을 허물고 있는 공간 콘텐츠 기업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8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컬스티치는 스스로를 창의적 도시생산자의 워크·라이프 커뮤니티로 소개한다. 확보한 공간을 꾸며서 프리랜서나 크리에이터, 1인 창업자, 스타트업에 빌려주는 것이 일차적인 수익원인데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직주공간을 공급하는 동시에 이들의 사업 아이디어를 실현해볼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도 제공해 공실을 메우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 기존 부동산 개발 관점에서 임차인과 위탁운영사로 묶여있던 관계는 창업자와 액셀러레이터로 진화하고 있다.

로컬스티치는 김수민 대표가 서울대 자퇴 후 홍익대에서 건축학도 꿈을 키우다가 설립한 회사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코리빙(co-living)과 코워킹(co-working)이 결합된 브랜드를 내세웠다. 공간 콘텐츠 기업은 이후 다수 생겨났지만 주거와 오피스, 리테일 등을 한 건물에 집어넣어 임차인이 참여하는 방식은 아직까지 흔치 않다.

유휴공간은 상당한 품을 들여 채워지고 있다. 로컬스티치 서교점에 거주하던 셰프가 옥상에 있는 공유주방을 활용해 요리를 선보이다가 로컬스티치와 협업해 팝업 레스토랑을 차리는 식이다. 이렇게 생긴 말레이시아 레스토랑이 로컬스치티 연남점 1층에 자리잡아 또다른 공간을 채우고 있다.

지금까지 로컬스티치가 서울 서교동, 연남동, 성산동, 소공동 등에 낸 점포는 12곳이 넘는다. 지방 지점도 3곳 정도 구상하고 있다.


초기에는 마스터리스(통임대 후 재임대)를 통해 사업 역량을 입증해야 했지만 이제는 건물주가 먼저 상담을 의뢰할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동시에 임차수요도 불어나고 있어 양측을 묶는 위탁운영사 역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이다.

건물은 통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구성과 스타일은 표준화하지 않고 있다. 주거와 오피스, 상업시설, 라운지, 키친 등이 섞여있다고 보는 편이 적합하다.

오래된 동네슈퍼가 있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서교2호점의 경우 1층에 라운지 개념의 맞춤형 슈퍼를 넣었다. 지하에는 공유키친 유닛 8개로 구성된 레스토랑으로 채우고 2층을 코워킹 스페이스로 배치했다.

다양한 기능을 섞다보니 수익원도 다각적인 편이다. 공간 사용료와 리테일 매출, 외부대관, 예비창업자와 협업을 위한 멤버십 등이 외형에 기여하고 있다. 건물주가 부동산 기획단계부터 투자에 참여해 수익을 공유하기도 한다.

김수민 로컬스티치 대표는 "건물값이 치솟으면서 기대수익을 맞추기 어려워졌고 배달앱 등에서 소매상권 매출까지 일부 가져가면서 임차인을 찾지 못한 공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예전처럼 단순히 임대로 공간을 채우는 시기가 지났고 능동적으로 채워넣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로컬스티치는 위탁운영사로 업역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도시 공간을 기획, 설계하고 시공후 운영까지 맡지만 직접 매입하지 않기 때문에 디벨로퍼와는 구분된다. 건축설계사 출신 김 대표의 강점을 살려 운영 노하우를 높이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위탁운영과 예비창업자 지원을 통한 브랜드화는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부동산 운용업계에서도 새로운 공간상품에 대한 고민이 커지면서 로컬스티치의 모델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을 비롯해 UTC인베스트먼트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가 투자를 진행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우 프롭테크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로컬스티치를 후방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도 로컬스티치와 생활형 숙박시설 위탁운영 파트너십을 맺었다.

투자자 관심은 공간상품의 갈증을 풀어줄 최적화된 모델을 발굴하는데 있다. 지금은 새로운 실험이 계속되는 과정이라 정형화된 모델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공간모델이 완성되면 예비창업자이자 임차인과 협업을 통해 개발한 브랜드를 안착시키는 것이 제2의 과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주거와 오피스, 상업시설을 섞어 지점별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는데 기대하는 수익률 범주에 들어오고 있다"며 "새로운 공간상품이 필요하다는 투자자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공간 비즈니스 업체에는 기회가 생겼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새로운 제공방식에 대해 이전보다 너그러워진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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