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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 ESG 시장 진단]그린본드로 중심축 이동, 민간기업 동참 효과②소셜·지속가능채권서 변화 기류…친환경 투자 부상, 시장 대응력 두각

피혜림 기자공개 2021-08-31 13:03:11

[편집자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열풍이 어느때보다 거세다. 대출과 채권은 물론, 기업 경영평가에서도 ESG 여부가 중시되고 있다. ESG 기세가 단연 돋보이는 곳은 바로 한국물 시장이다. 2013년 첫 삽을 뜬 한국물 ESG채권은 2018년 본격적인 확장기에 돌입했다. 2021년 상반기에는 건수 기준 전체 딜의 70% 이상이 ESG채권으로 채워졌다. 전세계 ESG채권 시장을 선도하는 한국 이슈어의 조달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6일 15: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은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감에서 시작됐다. ESG채권은 환경 오염에 대응하는 그린본드를 시작으로 소셜본드(social bond)와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글로벌 ESG채권 시장 내 그린본드(green bond)의 비중이 단연 압도적인 이유다.

반면 한국물(Korean Paper) ESG채권은 소셜·지속가능채권을 중심으로 세를 뻗어나갔다. 지난 3년간 발행된 ESG채권의 절반 이상이 소셜·지속가능채권 형태였다. 한국물 주요 발행사인 공기업과 은행의 경우 친환경보다 사회적 가치와 연관된 자산이 더욱 많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한국물 시장 역시 달라지고 있다. 민간기업의 친환경 투자 열풍 등에 힘입어 그린본드가 점차 몸집을 불리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52억달러의 그린본드가 쏟아졌다. 반년 여만에 연간 발행량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지난해 ESG채권의 15% 수준이었던 비중은 42%로 뛰어올랐다.

글로벌 기관들은 여전히 소셜·지속가능채권보단 그린본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기후위기에서 출발한 만큼 사회적 기여보단 환경적 가치에 좀더 가중치를 두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소셜·지속가능채권에서 그린본드로의 확대로 한국물 ESG의 밀도가 한층 깊어지는 모습이다.

◇'소셜·지속가능채→그린본드' 성장축 이동

2021년 상반기 한국물 ESG채권 시장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그린본드의 성장이다. 올 상반기 발행한 ESG채권 122억 5277만달러 중 52억 302만달러(42.46%)가 그린본드였다. 반년 만에 연간 그린본드 발행량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 한동안 주춤했던 비중을 40%대까지 끌어올렸다.


그린본드는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ESG 조달로 꼽힌다. 2008년 탄생한 그린본드는 파리 기후협정과 기후변화 완화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에 힘입어 기관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2006년 한발 먼저 등장했던 소셜본드(국제백신개발금융의 백신채권)보다 더 빠르게 성장한 이유다.

한국물 ESG채권 역시 그린본드에서 출발했다. 2013년 한국수출입은행의 첫 달러화 그린본드를 시작으로 2018년 상반기까지 발행된 ESG채권은 모두 그린본드였다. 물론 발행량은 극히 미미했지만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 존재감을 입증했다.

하지만 한국물 ESG채권의 성장을 이끈 건 소셜·지속가능채권이었다. 2018년 하반기 한국동서발전과 IBK기업은행은 각각 지속가능채권, 소셜본드를 찍어 국내 '최초' 발행사로 자리매김했다.

곧이어 롯데물산(국민은행 보증)과 국민은행이 달러화 지속가능채권 발행 대열에 합류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를 소셜본드로 찍어 ESG 발행사로서의 출발을 알렸다. 소셜·지속가능채권의 발행세에 힘입어 한국물 시장에서도 ESG채권이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았다.

2018년 하반기 발행된 ESG채권 7건 중 그린본드 몫은 2건에 불과했다. 이듬해 그린본드 비중은 37.33%를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15.47%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ESG채권 대부분이 그린본드로 발행되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한국물의 경우 주요 발행사가 은행과 공기업 등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풀이다. 은행과 공기업의 경우 직접적인 친환경 프로젝트보단 중견·중소기업 및 서민 지원 등 사회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활동이 많다. ESG채권의 경우 조달자금의 사용처가 제한된다는 점에서 발행사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민간기업 발행 급증, 친환경 투자 확대 여파

비금융 민간기업의 발행 확대에 힘입어 최근 그린본드 역시 기세를 높이고 있다.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와 SK배터리아메리카(SK이노베이션 보증), 한화솔루션(신용보증투자기구·CGIF 보증), 기아가 그린본드 발행에 동참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SK배터리아메리카는 각각 10억달러를 그린본드로 찍어 물량을 끌어올렸다.

민간기업의 신사업 진출 등이 그린본드 성장을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신성장 동력 마련에 나선 국내 주요 대기업은 친환경 등 지속가능경영 열풍에 발맞춰 친환경 투자 등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응해 그린본드 등의 조달 행렬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와 SK배터리아메리카·기아는 그린본드 발행으로 각각 친환경 반도체 사업과 전기차 사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드러냈다.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시장 활약에 발맞춰 외화 조달의 필요성이 늘어난 점 등이 한국물 ESG 조달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민간기업의 경우 ESG채권에 매칭할 자산 여력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민간기업은 그동안 ESG는커녕 외화채 발행 자체가 많지 않았던 데다 관련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공기업·은행은 연이은 ESG 발행으로 부채에 대응시킬 자산 등이 상당 부분 소진된 것으로 전해진다.

민간기업의 ESG 조달 수요 역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4차산업과 ESG 중요성 부각으로 국내 민간기업은 신사업 진출과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 진출에 나선 LG화학은 2019년 첫 외화채(10억달러, 5억유로)를 찍은 데 이어 올 7월(납입일 기준) 10억달러 규모의 채권 조달 역시 마쳤다. 두 채권 모두 그린본드였다.



◇그린본드, 글로벌 관심 상당…코로나채권 등 대응력도 두각

그린본드의 성장세에 힘입어 한국물 ESG에 대한 투심은 한층 두터워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관의 경우 소셜본드 등 사회적 가치보단 그린본드 등을 통한 친환경 효과를 더욱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ESG는 기후변화를 막자는 데더 출발했다는 점에서 소셜보단 그린본드가 좀더 관련 투자 정신에 직결되는 모습"이라며 "글로벌 대형 기관 역시 내부적으로 소셜본드보다는 그린본드 등에 좀더 비중을 두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물론 소셜본드 역시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중견·중소기업과 취약 계층 등에 대한 피해가 두드러지자 이들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기도 했다. 세계은행(WB)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채권 발행을 시작으로 일명 '코로나채권'이 부상했던 배경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ESG채권 시장에서도 점차 소셜본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ESG채권(sustainable bond) 발행량은 2310억달러로, 그린과 소셜, 지속가능채권은 각각 990억달러, 900억달러, 420억달러 규모였다. 소셜·지속가능채권이 그린본드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올라선 셈이다.

출처 : 무디스

한국물 시장의 성장은 코로나19발 ESG 대응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그린본드 성장으로 ESG 다양성을 보완한 것은 물론, 소셜·지속가능채권 시장에 싹튼 코로나채권 기류도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아시아 비정부기관 최초의 공모 코로나채권 발행을 마쳤다. 이어 그해에만 IBK기업은행과 주택금융공사, 신한금융지주, NH농협은행, 한국남동발전, 한국수출입은행, 신한은행, 신한카드, KDB산업은행 등이 조달 대열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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