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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레버리지 리뷰]이랜드리테일, 미완의 과제 'IPO' 외부차입 우회⑨코로나19 확산 겹쳐 실적 부진, 상장 잠정 중단 대출 등 늘려

이효범 기자공개 2021-09-07 08:12:26

[편집자주]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과 맞물려 국내 유통기업들의 레버리지 전략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부채 기반의 수익 창출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와 경기 불황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과 유동화, 시장성 차입 등이 한창이다.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격동의 시기 생존을 위해 뛰고 있는 유통사들의 레버리지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6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리테일이 2017년부터 추진해온 IPO(기업공개)를 사실상 중단하면서 외부차입 중심의 레버리지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동안 상장을 앞두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차입을 줄이는데 초점을 뒀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적 부진 영향으로 불가피하게 외부차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그룹이 M&A(인수합병)로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이랜드리테일은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해왔다. 도심형 아울렛 사업을 영위하면서 부동산 자산과 탄탄한 이익창출력을 갖췄다.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는 프리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는 모회사 이랜드월드의 자금운용에 숨통을 틔웠다.

2016년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를 실시하게 된 것도 프리IPO 투자자들의 엑시트를 위한 방안이었다. 그러나 상장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수차례 문을 두드렸지만 전략을 변경했다. 당시 여러가지 이슈가 작용했다. 자회사 이랜드파크의 아르바이트생 임금문제, 모회사 이랜드월드를 비롯해 그룹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슈 등이다.

결국 이랜드리테일은 상장 문턱을 넘지 못하고 2019년 프리IPO 투자자가 보유했던 주식을 자사주로 매입해 소각했다. 지속된 상장 실패로 자체자금으로 투자자들의 엑시트 길을 열어준 셈이다. 재무적투자자(FI)들이 주주명부에서 빠지면서 이랜드월드가 지분 거의 대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프리IPO 투자자들이 엑시트하면서 더이상 상장 준비를 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랜드리테일은 백화점과 같이 수수료 기반의 수익창출 구조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보유한 SPA브랜드, PB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층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는 딜(Deal) 구조와 시기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실패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확산세는 이랜드리테일의 레버리지 전략에 변화를 주는 기폭제였다. 2020년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178.36%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최고치다. 2017~2018년 100%를 밑돌았던 수치가 최근 다시 급격하게 상승했다. 자기자본이 감소하는 가운데 부채가 늘어났다.


부채총계는 2018년말 1조3692억원에서 2019년말 2조4766억원, 2020년말 2조6097억원으로 증가했다. 차입금 증가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기간 총차입금은 6231억원에서 9766억원으로 3000억원 넘게 불어났다. 특히 그룹차원의 재무구조 개선에 돌입했던 2016년 이전 수준으로 차입금이 다시 증가한 셈이었다.

특히 2020년 실적이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외부차입을 늘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매출액 1조7565억원, 영업손실 52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유일하게 영업손실을 기록한 시기였다. 순손실만 1698억원에 달했다.

기타비용이 1120억원을 웃돌면서 순손실 폭을 키웠다. 이는 2019년의 2배 수준이었다. 사용권자산손상차손 519억원, 투자부동산처분손실 120억원, 기타충당부채전입액 152억원 등이 발생해 비용을 늘렸다. 사용권자산손상차손은 임차점포 임대료를 부담하기 어려울 경우 발생한다.

이같은 상황 아래 현금흐름 역시 원활하지 않았다. 2020년말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888억원에 달했다. 2020년 영업활동현금 유출입 내역을 통틀어 888억원의 현금유출이 있었다는 의미다. 금융비용이 현금유출의 주 원인이었다. 부족한 자금을 외부차입으로 충당하면서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883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는 그러나 이랜드리테일이 차입부담을 점차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자회사 이랜드파크에 실시한 대여금 회수, 수익이 저조한 매장 유동화 등을 통해 차입금 상환재원을 마련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계획이 이뤄질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는 동시에, 향후 상장을 통한 자본성 조달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다. 재무부담을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선에서 실적 개선을 위한 투자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이랜드그룹은 그러나 당장 상장을 염두에 두지는 않고 있다. 지난해 실적 저하를 일시적인 부진이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실적은 전년대비 개선되면서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또 젊은 경영진을 중용하면서 당분간 온라인채널 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2020년 부진했던 실적은 올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상반기 흑자를 내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기보다 온라인 채널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올들어 30대 경영인을 선임한 만큼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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