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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 ESG 시장 진단]투자 저변 확대 두각, 금리 절감세도 두드러져③SRI 기류 확산, 전방위 기관 포섭 효과…투심 강화 속 실익 커졌다

피혜림 기자공개 2021-09-13 08:03:19

[편집자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열풍이 어느때보다 거세다. 대출과 채권은 물론, 기업 경영평가에서도 ESG 여부가 중시되고 있다. ESG 기세가 단연 돋보이는 곳은 바로 한국물 시장이다. 2013년 첫 삽을 뜬 한국물 ESG채권은 2018년 본격적인 확장기에 돌입했다. 2021년 상반기에는 건수 기준 전체 딜의 70% 이상이 ESG채권으로 채워졌다. 전세계 ESG채권 시장을 선도하는 한국 이슈어의 조달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9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회적책임투자(SRI) 열풍과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발행의 이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기관들이 앞다퉈 SRI 투자 비중을 늘려나가자 ESG채권은 '없어서 못 사는' 상품으로 부상했다. 일반 투자자와 동시에 SRI 기관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발행사가 누리는 강점으로 자리잡았다.

투자 열기 고조로 경제적 실익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시장 형성 초기까지만 해도 금리 이점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하지만 최근 ESG채권의 금리 절감 효과가 널리 인정받는 모습이다.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의 경우 올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달러화 채권 발행에서 ESG와 비ESG 간 격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일반·SRI 기관 동시 참여, 주문량 배가…저변 확대 효과 뚜렷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ESG 투자 자산 규모는 40.5조달러에 달했다. 2012년 13.3조원 수준이었던 해당 자금은 8년여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투자 광풍 속에서 ESG채권 역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내 ESG 관련 증권(채권, 론, ABS) 규모는 7898억달러 수준이었다. 2015년까지만 해도 관련 규모가 1000억달러를 밑돌았다는 점에서 5년 사이 압도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출처 : 신한금융투자

투자와 발행의 선순환 구조 속에서 ESG 조달 이점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ESG 발행사는 북빌딩(수요예측) 단계부터 압도적인 투심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와 ESG 기관이 동시에 참여하기 때문에 주문량이 배가됐다. 투자층 형성이 더뎌 일반 채권과의 차별점이 두드러지지 않는 원화 ESG채권 시장과 대조적이다.

ESG와 비ESG채권 간 경쟁력 차이는 한국물 시장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공모 달러채 발행에 나선 국내 이슈어의 발행액과 주문량을 비교해보면 ESG채권의 인기가 압도적이었다. 주문량을 기준으로 살펴본 ESG채권의 평균 경쟁률은 6.27 대 1 수준이었다. 일반 채권이 4.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격차다.

업계 관계자는 "한 기관에서도 SRI 파트와 일반 투자 파트가 동시에 북빌딩에 참여하는 등 ESG채권의 경우 더욱 많은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며 "최근 글로벌 시장의 한 축으로 부상한 SRI 기관을 투자자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발행 매력을 높이는 요소"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5억달러)은 주문량 미공개로 제외.

◇그리니엄 부상, 경제적 실익 입증…성장 가속화 전망

최근 ESG채권 발행의 금리 경쟁력 역시 속속 확인되고 있다. 그동안 ESG 조달의 비용 절감 효과에 대해서는 관련 업계에서도 의구심이 상당했다. 그러나 최근 투자 시장 확대와 함께 경제적 실익 또한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ESG채권의 경우 발행시 뉴이슈어프리미엄(NIP)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물론, 마이너스(-) 수준도 형성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나란히 공모 달러채를 발행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딜에서도 이같은 차이가 드러났다. 두 증권사는 업종은 물론 국제 신용등급(BBB)도 동일하다. 수년간 달러채 발행을 지속해 시장 내 친숙도가 높은 미래에셋증권과 달리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첫 발행에 나섰다는 점 정도의 차이만 존재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7월 3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green bond)를 발행했다. 발행 스프레드(가산금리)는 미국 3년물 국채금리에 95bp를 가산한 수준이었다. 뒤이어 같은달 한국투자증권이 6억달러어치 채권을 찍어 한국물 데뷔전을 마쳤다. 이중 3억달러는 미래에셋증권 발행 만기와 동일한 3년물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이 발행한 3년물 채권의 스프레드는 110bp였다. 북빌딩 당시 앞서 발행한 미래에셋증권의 유통금리가 96bp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차이다. 데뷔 이슈어인 탓에 프리미엄을 지불했다고 해도 다소 과중한 수치다.

관련 업계에서 이같은 격차를 이끈 원인으로 ESG를 지목했다. 소위 그리니엄(Greenium, 그린+프리미엄)이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그린본드 형태를 택해 일반 채권 대비 4bp 안팎의 금리 절감 효과를 누린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적 실익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ESG채권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조달비용 자체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발행사들의 관심이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다. 반ESG 발행사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는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어 관련 조달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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