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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퍼스트 무버 선언]듀얼 전동화로 쓰는 정의선의 '담대한 여정'⑦배터리·수소연료전지 기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도약 목표

양도웅 기자공개 2021-09-15 07:43:51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그룹이 내연기관차에 안녕을 고한다. 경쟁사보다 5~10년 이른 전동화·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고 변화를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전기차·수소차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밑바탕이 됐다. 미래차 시대를 앞장서 여는 현대차그룹의 전략과 재무, 풀어야 하는 숙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0일 14: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탈내연기관 시대를 준비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대응 전략은 '듀얼 전동화'로 요약된다.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가운데 어느 한 쪽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꾸준히 발전시켜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두 분야에서 출중한 실력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 양쪽에서 '톱 10' 안에 드는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전기차 시장 점유율(M/S) 1위인 테슬라는 수소차를, 수소차 M/S 2위인 토요타는 전기차를 외면하고 있거나 외면해 왔다. 이미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현대차그룹은 걷고 있는 셈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열린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자사의 수소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현대자동차그룹)
그럼 이러한 길을 걷는 현대차그룹의 목적지는 어디일까. 정의선(ES) 회장은 올해 3월 임직원들과의 대화인 '타운홀 미팅'에서 비즈니스의 최종 목표를 묻는 말에 "우리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 2000년대 초반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글로벌 톱 5'를 외치던 것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이는 최근 제네시스의 전면 전동화와 '2045 탄소중립' 등을 밝히는 과정에선 '지속가능성'이 추가돼 '담대한 여정'으로 갈무리됐다. 감성적인 터치를 가미했지만 현재 목표를 양(volume)으로 설명하기 힘들어졌다는 걸 명확히 한 셈이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데 지속가능하고 가장 똑똑한 해답을 내놓겠다는 목표이다.

◇ 내연기관 시대 MK의 목표 '글로벌 톱5'···2007년 조기 달성

내연기관 시대의 현대차그룹 목표는 단연 '글로벌 톱5'였다. 여기서 19년 전인 2002년으로 잠깐 돌아가보자. 그해 1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한 정몽구(MK) 명예회장(당시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현대차·기아가 세계 5위권에 진입하기 위해 품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불과 2개월 전인 미국에서도 정 명예회장은 글로벌 톱5 진입 의지를 밝혔다.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디자인 연구소를 착공하는 현장에서 그는 "현대차·기아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2010년 45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의 계획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2007년에 생산과 판매 양쪽에서 전 세계 5위 업체가 됐다. 생산에선 포드, 판매에선 폭스바겐에 이은 5위였다. 목표보다 3년 일찍 달성했다. 1999년 3월 정 명예회장이 회장에 취임했을 무렵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판매 순위는 10위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성장세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도 판매량 기준 전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정 명예회장이 글로벌 톱5를 외칠 때만 해도 닿을 수 없을 것 같던 토요타(세계 2위)와의 격차도 50만여대로 좁혔다. 토요타의 '안방'이라 불리는 동남아 시장에서도 토요타의 점유율을 야금야금 빼앗아 오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2014년 8월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현대자동차그룹)
◇ 전기차·수소차 시장서 '모두 톱 10'···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

이는 현대차그룹에 글로벌 톱이 불가능한 미션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럼 현재 탈내연기관 시대로 진입하는 현대차그룹은 이처럼 전 세계 1위 완성차 업체가 목표일까. 이는 마치 자연스러운 귀결처럼 여겨진다. 이미 미래차로 불리는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주목할 만한 결과물을 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제외)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5만여대를 판매해 M/S 6위를 차지했다. 최근 기아가 신형 전기차인 EV6를 출시하며 M/S를 확대하는 점을 고려하면 양사 합산 시 M/S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수소차 시장에선 지난해에 이어 토요타를 제치고 M/S 1위를 이어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 양쪽에서 M/S 10위 안에 드는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테슬라는 수소차를 개발·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일론 머스크 CEO는 여전히 수소차 개발에 대해 "바보 같은 짓(fool)"이라며 매우 비판적인 입장이다.

현대차그룹과 수소차 시장을 양분하는 토요타는 그간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집중해온 탓에 전기차 부문에선 다소 뒤처진 모습이다.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로 '역전'을 노리고 있지만 많은 기업이 현재의 리튬이온배터리 문제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현재 독일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IAA 모빌리티 2021'에 전시된 현대자동차그룹의 아이오닉5(로보택시 버전)과 아이오닉6의 컨셉카인 프로페시. (출처=현대자동차그룹)
◇ 탈내연기관 시대, '듀얼 전동화' 무기 쥔 ES의 목표는

현대차그룹이 오랫동안 추진해온 전기차(배터리)와 수소차(수소연료전지)를 모두 개발하는 듀얼 전동화 전략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럽과 중국,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친환경 산업 발전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도 호재다.

지난해 10월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은 정의선 회장도 이 듀얼 전동화 전략을 계승,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2025년부터 제네시스에서 출시하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와 수소차로 내놓겠다고 전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도 듀얼 전동화 전략을 확대·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시, 이 계획의 목표는 무엇일까. 정 회장은 올해 3월 회장에 취임한 뒤 처음으로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우리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이 돼야 한다고 이야기한다"며 "우리 고객이 스마트하게 생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데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의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최근 정 회장은 여기에 지속가능성을 추가한 뒤 이를 '담대한 여정'이라고 정리했다. 내연기관 시대를 살던 아버지 세대가 '숫자'에 기반한 목표를 내세워 현대차그룹을 발전시켰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이미 배출가스를 내뿜던 엔진은 물 이외엔 어떤 것도 발생시키지 않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혹은 배출가스가 없는 배터리로 바꾸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현재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소미빌리티+쇼 2021'에서 공개한 '트레일러 드론'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트레일러 드론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신개념 모빌리티이다. (출처=현대자동차그룹)
이러한 친환경 동력기관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차,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의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람을 연결시키는 역할"(정 회장 발언)로 현대차그룹의 목적을 새롭게 정의한 셈이다. 자동차가 아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기업으로의 진화이다. 여기에 지속가능성을 덧댔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량과 판매량을 전면에 내세우던 시대는 지났다"며 "다소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스마트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내놓겠다는 게 정의선 회장이 세운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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