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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기자본 '역대 최대', 실적호조·유상증자 효과 미래에셋 압도적 1위…중소형사 위험인수 영업 확대, 재무지표 저하 우려

이지혜 기자공개 2021-09-30 07:44:08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가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증가폭도 크다. 코로나19 사태가 전화위복이 됐다. 주식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익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증권사 자체의 펀더멘탈이 좋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이 눈에 띈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자기자본은 증권사의 경영전략을 가름한다.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사업범위가 달라진다. 특히 증권사가 심혈을 기울이는 투자은행(IB)부문은 자기자본이 경쟁력을 결정짓는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앞다퉈 자본을 확충한 이유이기도 하다.

◇자본확충·이익 유보 시너지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국내법인 증권사 46곳의 합산 자기자본(별도기준)이 70조681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8%, 전년 동기 대비 14%가량 증가했다. 자기자본 규모가 사상 최대를 경신한 것은 물론 증가폭도 크다. 2017년 이래 최대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명실공히 1위를 차지했다. 자기자본 9조원 시대를 열었다. 다른 초대형 증권사(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총 8곳)도 한 계단 도약했다. 자기자본 5조원 이상 증권사가 모두 6곳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3곳뿐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대형,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증가폭은 더 컸다. 대형 증권사(자기자본 1조~4조 미만)의 자기자본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했다.

자기자본 1조원 미만의 중소형 증권사도 몸집을 빠르게 불렸다. IBK투자증권, BN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자기자본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IBK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각각 7000억원대, 8000억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대폭 늘었다. BNK투자증권은 5000억원대였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증권사가 유상증자 등을 발판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실적이 증가한 점도 자기자본 증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키움증권과 BNK투자증권이 눈에 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57.5% 증가한 3조3837억원, BNK투자증권은 69.8% 증가한 9610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올 6월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 BNK투자증권은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 규모를 불렸다. 이밖에 교보증권과 IBK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도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위험인수 여력 ‘강화’, 자본적정성 ‘예의주시’

중소형사의 경영전략 변화를 업계는 주목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정부가 초대형IB를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이면서 초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위험인수를 확대하는 전략을 폈다”며 “중소형사도 위탁매매만으로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게 되자 자기자본 규모를 늘려 경쟁력을 끌어올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규모는 증권사 경쟁력에 갈수록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IB와 자기매매, 운용 등 증권사가 위험을 직접 인수하는 영업비중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자기자본은 증권사의 영업기반과 시장지위 등을 직관적으로 나타낼 뿐 아니라 위험인수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기자본 증가에 맞춰 대형, 중소형 증권사의 위험인수 관련 재무지표도 늘어나는 기조를 보였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총위험액이 대형 증권사는 지난해 말 대비 4%가량 증가했다. 자기자본 1조원 미만의 중소형사의 위험인수는 12%가량 증가했다. 초대형사의 총위험액 규모가 소폭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초대형 증권사는 위험관리 기조로 경영정책을 바꾼 반면 대형, 중소형 증권사는 위험인수를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아직까지 자기자본이 늘어난 만큼만 위험인수도 증가해 자본적정성까지 저하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증권사의 실적성장세가 끝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그러나 자기자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는 보유자산의 상당부분이 채권이라서 금리가 오르면 채권보유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시중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증시 자금 이탈로 위탁부문도 타격을 받는다.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PF관련 사업의 위축도 무시할 수 없다.

이 관계자는 “비록 상반기에 못 미치더라도 증권사의 실적호조가 3분기에도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단 자기자본을 충분히 쌓아뒀기에 실적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해외대체투자 자산 등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지 않는 한 펀더멘탈에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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