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아모레, 자회사 코스비전에 ‘재무통’ 급파한 까닭은 사익편취 해소 불구 부당지원 의식, 내부거래 99%·담보제공 차입 600억

김선호 기자공개 2021-10-26 08:05:35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5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비전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내려간 가운데 이사회에 모기업 ㈜아모레퍼시픽의 재무 담당 임원을 합류시켰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올해 말 시행을 앞둔 가운데 내부거래 문제를 해소하고 재무건전성을 다시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재무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코스비전은 이사회 구성원 중 기타비상무이사가 기존 이창규 에뛰드 대표이사 상무에서 김만규 ㈜아모레퍼시픽 재경 Division 상무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 상무가 그룹전략실 출신이라면 김 상무는 코스비전의 모기업된 ㈜아모레퍼시픽에서 재무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코스비전 이사회에 김 상무를 합류시키면서까지 재무에 힘을 싣는 배경은 곧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개정된 공정거래법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또한 그룹이 코스비전을 부당지원해 공정거래위윈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만큼 재발을 막기 위한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코스비전은 2006년 화장품의 제조 및 판매를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후 2008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이후 2011년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인수된 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하고 내부거래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내는 과정을 거쳤다.

실제 아모레퍼시픽그룹로부터 지속적으로 수혈을 받아 자본금이 2011년 6억원에서 지난해 말 139억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내부거래를 통해 실적을 유지해왔다. 지난해에만 내부거래로 코스비전이 올린 매출은 1288억원으로 전체매출의 99.9%를 차지했다.

코스비전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각 계열사로부터 생산 주문을 받아 제품을 납품하는 구조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생산 공장은 일부는 ㈜아모레퍼시픽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와 건물을 임차해 가동하고 있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코스비전을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코스비전에 각각 4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예금담보를 제공해 코스비전이 낮은 금리로 대규모 시설자금을 차입하도록 했다는 이유에서다.

2013년 코스비전은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자 했지만 재무 악화로 차입이 쉽지 않았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우리은행의 750억원 정기예금을 담보로 제공해 코스비전이 산업은행으로부터 600억원의 시설자금을 1.72~2.01%의 저금리로 차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화장품 제조 및 포장 능력이 40~50% 이상 증가, 제조 공정 자동화 등으로 품질이 향상됐고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화장품 OEM·ODM 시장에서 3위 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계열사 간 부당한 지원행위라고 바라봤다.

여기에 올해 말에는 사익편취 규제가 강화되는 공정거래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기존 총수일가가 보유한 기업의 내부거래만 규제했지만 앞으로는 총수일가가 보유한 기업이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까지 규제 대상이 된다. 코스비전이 이에 해당됐다.

때문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9월 코스비전의 지분 전부를 ㈜아모레퍼시픽에 넘겼다. 이를 통해 코스비전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변경됐고 다행히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규제의 칼날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코스비전에 대한 비판은 여전할 수밖에 없다. 그룹의 지원을 통해 화장품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은 지배구조가 변화했다 해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지적한 ‘부당 지원’ 문제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더군다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210.89%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03.98%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차입금 600억원에서 54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자본금도 742억원에서 336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재무상태가 악화됐다.

다소 무리하게 부채를 상환하면서 현금곳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비전의 지난해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부채 상환으로 60억원을 지출,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61억원을 기록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4%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그룹전략실장을 맡았던 이 상무가 에뛰드 대표를 맡게 되면서 계열사의 기타비상무이사 겸직이 해제됐고 이에 따라 코스비전에서도 임원 변동이 생긴 것”이라며 “다른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