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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패션업 리포트]‘34세 마케팅’ 로저나인, 첫 1000억 매출 노린다②업황 호조 ‘신규 고객’ 증가, 부채비율 1년새 12%p 급락 37%로

박규석 기자공개 2021-11-09 08:07:03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골프웨어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패션기업들에게 골프웨어시장 진출은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다. 종합패션기업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전문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저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골프웨어 브랜드를 갖춘 패션기업들의 영업 성과를 조명하고 재무와 지배구조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8일 12: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저나인이 국내 골프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창립 첫 매출 1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 영향과 더불어 젊은 세대의 유입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주요 판매 채널인 백화점의 경우 꾸준히 상위권 매출을 유지하며 전체 실적 제고에 힘을 보탰다.

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골프웨어 브랜드 PXG어패럴을 전개하는 로저나인은 올해 연간 매출에서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소비층을 ‘34세’로 타깃팅한 결과 코로나19로 늘어난 젊은 골퍼들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었다. 곧 겨울 시즌이 시작된다는 부분도 업계가 로저나인의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바라보는 이유 중 하나다. PXG어패럴의 아우터 가격은 최대 190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로저나인의 늘어난 매출은 재무건전성 유지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로저나인은 사업 초기부터 외부자금 조달보다는 내부자금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역시 영업을 통한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한 만큼 과거와 같은 보수적인 재무 기조를 무리 없이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레드오션 무색한 고속 성장

국내 골프 시장은 MZ(밀레니얼+Z)세대의 유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골프 인구는 515만명으로 전년 대비 약 46만명 늘었고 중 65%가 20~40대 젊은 세대였다. 신규 골퍼의 증가로 골프웨어 브랜드 또한 급속하게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150여개로 이중 3분의 1인 약 60개가 올해 출범했다. 내년에 출시를 앞둔 브랜드는 10여개에 달한다.

골프웨어 시장이 MZ세대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은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신규 브랜드의 지나친 난입으로 ‘레드오션(Red Ocean)’으로 변화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JDX를 운영하는 신한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은 12% 감소한 921억원에 머물렀고 루이까스텔을 갖고 있는 브이엘엔코의 매출도 1년 새 5% 줄어든 127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에서 1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한 기업들이 주춤하고 있지만 로저나인은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 431억원 규모였던 매출은 지난해 66% 증가한 71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각각 85%와 84% 증가한 20억원과 15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경쟁이 심화된 골프웨어 시장에서 로저나인이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34세 인구에 집중한 마케팅 전략이 있다. 20대 골프 인구가 늘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구매력은 30대 중후반 세대가 더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PXG어패럴의 골프웨어가 보통 20만원~30만원 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제품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젊은 고객을 늘리기 위한 복안이었던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주요 판매 창구인 백화점 채널의 성장도 실적 제고에 힘을 보탰다. 업계에 따르면 PXG어패럴은 지난 10월까지 백화점 내 골프웨어 브랜드 매출에서 상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국 매장 수가 대형 골프웨어 브랜드의 3분의 1 수준인 51개에 불과하지만 대중성보다는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의 가치’를 높여준 게 주효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골프웨어시장은 내년에 6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될 만큼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다만 신규 브랜드 또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어 골프웨어 시장은 이제 레드오션인 상황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왕성한 현금 창출 ‘무차입 기조’ 원동력

안정적인 실적은 재무건전성 제고로 이어지고 있다.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현금을 토대로 사실상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현금 보유량을 대폭 늘려 유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부채 등에 대한 부담도 낮췄다.

비상장 기업인 로저나인의 재무 현황을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은 2020년 감사보고서가 전부다. 회사 설립부터 현재까지의 상세한 상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9년 이후부터는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로저나인의 현금성 자산은 전년대비 91% 증가한 168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96억원에서 176억원으로 83%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익잉여금 역시 1년 새 151% 증가한 216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금은 증가했지만 차입금은 20억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해 무차입 기조를 더욱 공고히 했다. 지난해 말 기준 로저나인의 순차입금은 마이너스(-)148억원 규모다. 차입금 중 15억원을 차지하는 장기차입금의 경우 2022년에 만기가 돌아오지만 전액을 현금 상환을 하더라도 로저나인의 무차입 기조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왕성한 현금은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도 가져왔다. 지난해 말 기준 로저나인의 부채총계는 전년대비 44% 증가한 83억원이지만 부채비율은 오히려 12%포인트 하락한 37%를 기록했다. 이익잉여금이 증가해 모수에 해당하는 자본총계가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매출 등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부채비율 등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로저나인 관계자는 “올해 매출은 신규 고객 등의 증가로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그간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온 만큼 앞으로도 관련 부문의 리스크 관리 등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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