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림페이퍼, ESG스토리에 '호실적' 겸비 [IPO 기업분석]올 영업익 88% 급증…택배물량 증가 영향
이경주 기자공개 2021-11-18 13:10:58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7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태림페이퍼가 올해 상당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급증했다. 주력사업인 골판지 수요가 코로나19로 인한 택배물량 증가로 지속 확대된 것에 기인한다.ESG스토리(폐지 재활용 사업)에 호실적까지 가미한 것으로 내년 초로 예정한 IPO 공모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영업익 787억…수직계열화로 수익률 극대화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림페이퍼는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 4192억원에 영업이익 7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3544억원)은 18.3%, 영업이익(417억원)은 88.7%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1.8%에서 18.8%로 7%포인트 상승했다.
내년 초로 예정하고 있는 공모에서 투자자들에게 상승세에 있는 실적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올해 실적은 순수한 경쟁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도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그룹(글로벌세아) 계열사인 태림포장을 종속회사로 편입시킨 영향이 있었다. 지난해는 매출 (7433억)이 전년에 비해 72.8% 늘고 영업이익(738억원)은 4.4% 감소했다.
골판지 시장자체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성장산업이 된 영향이 있다. 골판지는 전통산업이자 전형적인 내수지향형이다. 더불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장치산업이라 진입장벽이 있다. 태림페이퍼를 비롯한 5개사(대양, 아세아, 삼보, 수출포장)가 과점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때문에 성장성보단 안정성이 매력인 산업이었다. 태림페이퍼도 과거 매출이 2015년 4052억원, 2016년 3131억원, 2017년 4684억원, 2018년 4829억원, 2019년 4302억원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2020년 2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비대면 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골판지로 만든 포장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태림페이퍼는 전국에 생산·판매망을 갖춘 1위 사업자로 수요확대 수혜도 가장 크게 누렸다.
태림페이퍼는 국내 4개 제지공장(안산, 의령, 마산, 정읍)에서 골판지 전 지종을 연간 120만톤 규모(동원페이퍼 포함)로 생산하고 있다. 이는 국내 업계 최대규모 생산캐파(CAPA)다. 더불어 완제품이라 할 수 있는 골판지 박스는 전국 13개 거점을 통해 생산·공급하고 있다. 주문을 받으면 24시가 내 현지생산과 현지공급이 가능하다.
특히 수익성 개선(올 상반기 영업이익률 18.8%)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수직계열화에 비결이 있다. 태림페이퍼가 골판지 원지를 만들면 자회사인 태림포장과 태림판지가 납품받아 골판지 판지부터 상자까지 만든다. 제품 운송도 자회사 동림로지스틱이 한다. 원재료에서부터 완제품 생산 배송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원가절감이 가능하다.
내년부턴 위드코로나 시대가 본격화하지만 골판지 수요는 여전히 확대될 것으로 태림페이퍼는 내다보고 있다. 비대면 상거래는 코로나19 전부터 늘어나던 현상으로 펜데믹이 가속화시켰을 뿐이다. 특히 유통업체들이 신선식품까지 새벽배송으로 온라인화를 도모하고 있다. 내년 새벽배송 3인방(쓱닷컴, 마켓컬리, 오아시스)이 IPO로 시장확대를 위한 자금을 조달한다. 골판지 역시 지속성장하는 산업이다.
◇ESG 스토리에 '실적' 가미
ESG스토리에 호실적까지 가미했다. 태림페이퍼는 순도 높은 ESG딜이란 것이 최대 매력이다. 골판지 자체가 폐지를 재활용하는 친환경사업이다. 산업과 투자가들이 지향하는 미래 방향성에 부합한다.
산업측면에선 탄소중립 흐름과 일치한다. 전 세계 기업들이 ESG트랜드에 부합하기 위해 한 친환경 소재인 골판지를 쓰는 추세다.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종이기반의 미래형 패키징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빨대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태림페이퍼는 대체 소재 개발도 가장 적극적이다. 업계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올 3월 골판지로 만든 친환경 옷걸이를 출시했다. 이어 골판지를 활용한 친환경 가구와 신규 포장 소재도 개발하고 있다. 주력 시장(택배 포장재)은 뿐 아니라 추가로 성장 모멘텀을 찾을 수 있는 산업이 됐다.
기관들도 ESG딜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초 6500억원이던 주식형 ESG펀드 설정액은 올 9월 30일 기준 1조5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대 큰 손인 국민연금도 경우 내년까지 ESG 관련 투자를 운용자산의 50%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관들이 관심을 갖는 발행사는 전기차와 관련 소재 산업같이 우선 성장에 대한 방향성이 명확한 곳”이라며 “여기에 최근 호실적으로 기업 개별 경쟁력에 대한 확신까지 주면 IPO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태림페이퍼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해 올 10월 7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거래소 심사에 통상 2개월(45영업일)이 걸리기 때문에 승인은 빠르면 12월 초에 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대표주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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