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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억 대여' 강삼수 이엠코리아 회장, 빚 안갚나 못갚나 2년째 회삿돈 빌린 후 미상환, 224억 현금 확보 불구 실리 추구 관측

박창현 기자공개 2021-11-22 09:58: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8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엠코리아 창업주이자 대주주인 강삼수 회장이 2년째 내부 곳간서 수십억원대 자금을 빌려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분을 팔아 200억원이 넘게 현금을 확보했음에도 내부 대여금을 갚지 않았다.

전환사채(CB) 콜옵션 행사 등 지배력 방어에 1차적으로 돈을 쓰면서 자금 사용 우선 순위에서 밀린 형국이다. 여기에 강 회장이 이미 주식 담보 대출을 받고 있는 등 추가 외부 차입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아예 이자 비용을 내재화하는 방식으로 실리적 자금 운용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 회장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이엠코리아에서 총 52억원을 빌려쓰고 있다. 강 회장은 이엠코리아 창업주이자 대주주이다. 현재 대표이사직도 맡고 있다.


첫 대여 거래는 2019년 4분기에 이뤄졌다. 당시 이엠코리아가 4회차 CB를 찍으면서 240억원의 목돈이 한꺼번에 들어왔던 시기였다. 자금 사정이 나아진 시점에 강 회장은 이엠코리아에서 총 49억원을 대여받았다. 대여 대가로 연 4%의 이자를 지급했다.

강 회장은 이후 대여금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냈다. 올해 2분기에 3억원을 더 빌리면서 대여금 잔액이 52억원으로 늘었다.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대여 총액을 늘린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1분기까지 4%의 이자율이 적용됐지만 2분기부터 3%로 낮아졌다. 3분기에도 대여금 총액과 이자율 조건은 변동이 없다.

자연스럽게 강 회장의 채무 상환 여력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개인 자금 사정만 놓고 봤을 때 빚을 갚은 능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고점에 일부 지분을 팔아 2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최근 3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일부 지분을 팔았다. 먼저 2018년 3월에 수소 충전소 사업 진출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오르자 212만여주를 팔아 101억원을 현금화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 발표로 다시 주가가 들썩이자 180만주를 처분해 122억원을 회수했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만 223억원에 달한다.

목돈이 들어왔지만 대여금 상환은 자금 사용 우선 순위에 들어있지 않았다. 강 회장은 확보한 현금을 4회차 CB 콜옵션을 행사하는데 최우선으로 사용했다. 연이은 주식 매각으로 30%에 육박하던 지분율이 15% 밑으로 떨어지자 지배력 보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3월에 콜옵션 행사기간이 도래하자 권리를 행사했고 곧 전환권까지 써 지분율을 18.4%까지 끌어올렸다. CB 권리 행사에 들어간 자금만 96억원에 달했다.

강 회장 입장에서는 실리를 추구한 결정이었다는 평가다. 콜옵션 행사 시기에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더 높았기 때문에 권리 행사를 통해 자산 증식이 가능했다. 대여금을 갚는 것보다 CB 재투자가 더 효율적인 투자 행위였던 셈이다.

물론 콜옵션 행사 비용을 제외하고도 대여금을 갚을 수 있을 만큼의 자금은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내부 자금을 계속 빌려 쓰는 것이 더 실리가 크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외부에서 자금을 빌리더라도 이자를 내야 하는데 이를 이엠코리아에 지급하면 상호 윈윈이 될 수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상장사 오너는 사금고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내부 금전 거래를 최대한 자제한다. 반면 강 회장은 수년 동안 내부 곳간을 활용했다. 이엠코리아에서 수억 원대 자금을 빌려 쓰고 있는 사람 역시 강 회장이 유일하다. 자칫 특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엠코리아 측은 금융권 금리보다도 더 높게 이자를 받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엠코리아 관계자는 "주요 주주와 계약서를 쓰고 돈을 빌려주고 있다"며 "시중 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받고 있어 문제 될 소지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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