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클레무브, 단기 차입금 0원···경쟁력 강화 '올인' 만도, 물적분할 과정서 단기 차입금 전액 떠안아···HL클레무브 '안정적 성장 토대' 마련
양도웅 기자공개 2021-12-07 07:27:3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3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도가 자율주행 사업부를 떼 새롭게 만든 자회사인 HL클레무브에 단기 차입금을 1원도 이전하지 않았다. 자율주행 사업이 미래 사업으로서 당장 이익보다는 투자 및 개발 비용이 더 크다는 점을 고려한 '재무적 배려'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HL클레무브는 단기 상환 부담 없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HL클레무브가 2일 공식 출범했다. 올해 6월 만도가 자율주행 사업부를 분할해 자율주행 전문 자회사를 신설하겠다고 공표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기존 만도의 자율주행 사업부인 '글로벌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BU장'을 이끌던 윤팔주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HL클레무브 대표이사에 앉았다.
만도는 물적분할을 통해 HL클레무브를 설립했다. 존속 법인이 신설 법인의 100% 지분을 갖게 되는, 혹은 신설 법인이 존속 법인의 완전 자회사가 되는 물적분할에선 두 법인이 자산과 부채를 나눠 가져야 한다. 존속 법인인 만도는 이 과정에서 HL클레무브에 유동 차입금을 1원도 이전하지 않았다.
유동 차입금이란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하는 빌린 돈을 말한다. 단기 차입금이라고도 부른다. 만도가 발표한 '합병 등 종료 보고서'에 따르면 만도는 물적분할 전 총 6203억원의 유동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유동 차입금 전액을 존속 법인이 부담하는 구조로 물적분할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HL클레무브가 영위하는 자율주행 사업이 당장 이익을 내기 힘든 미래 사업이기 때문에 부족할 수밖에 상환 능력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HL클레무브의 경영 1순위가 차입금 상환 등의 재무활동보다는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투자 등의 투자활동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만도는 비유동 차입금은 일부를 HL클레무브에 이전했지만 규모는 작았다. 비유동 차입금은 만기가 1년 이후에 도래하는 빌린 돈을 가리킨다. 장기 차입금이라고도 말한다. 물적분할 전 만도가 보유한 비유동 차입금은 9302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HL클레무브에 이전된 비유동 차입금은 598억원에 불과하다. 비중으로는 4.0%이다.
설령 HL클레무브가 빠른 시일 내에 이익을 크게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유동 차입금 상환 시점이 도래하더라도 만도 내에서 HL클레무브의 중요성이 큰 만큼 모회사인 만도의 지원을 기대해볼 수 있다. HL클레무브가 올해 3월 만도가 인수한 만도헬라일레트로닉스(MHE) 부문도 가져온 만큼, MHE가 보유한 자산을 담보로 추가 대출도 가능하다.
이처럼 만도가 성장에 '올인'해야 하는 HL클레무브를 배려해 차입금을 나누면서 HL클레무브는 차입금의존도(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는 16.4%, 부채비율은 145.4%이라는 안정적인 재무 상태에서 투자활동을 전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40%, 부채비율이 200% 이하이면 재무 안정성이 준수한 것으로 평가한다.
반면 유동과 비유동 차입금을 대부분 가져온 만도의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분할 전과 비교해 소폭 상승했다. 단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차입금의존도는 46.2%에서 47.5%로 올랐고, 부채비율은 176.9% 그대로였다. 만도에 1년간 유입되는 현금이 4300억원(2020년 총영업활동현금흐름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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