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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유증' 네패스라웨, FO-PLP 생산능력 확대 시동 4500억 밸류, 미국 고객사 대량 수주 대응 증설…IPO 시계도 가동

조영갑 기자공개 2021-12-14 08:00:32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0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전문기업 '네패스라웨'가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차세대 공정 FO-PLP(팬아웃패널레벨패키징) 생산능력(CAPA) 확대에 나선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FO-PLP 양산구간에 진입하는 고객사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IPO(기업공개) 시계도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패스라웨는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전환우선주(CPS) 408만주를 발행, 총 1000억원의 시설자금을 조달한다.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E)가 운용하는 블라인드펀드(에스지코어 유한회사)에서 400억원, 한투PE와 공동 조성한 구조혁신펀드(한투에스지제이호유한회사)에서 400억원, 에스케이에스한국투자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서 20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유상증자에선 4500억원가량의 기업가치가 책정됐다.

네패스라웨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패키징 공법인 FO-PLP에 특화된 패키징 하우스다. 비메모리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하는 대만 TSMC의 FO-WLP와 차별되는 공정이다. 삼성전자와 네패스라웨는 웨이퍼 단위로 패키징을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600x600mm 사각패널에 일괄 패키징하는 방식으로 공정을 이원화해 생산효율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둥근 형태의 웨이퍼 레벨 패키징 대비 버려지는 웨이퍼가 대폭 줄어들고, 양산속도도 크게 올라간다. 생산량 역시 웨이퍼 레벨 대비 5배 이상 늘어난다.

2200억원가량을 투자해 최근 괴산 청안공장을 준공한 네패스라웨는 기초 설비투자가 완료된 직후 이번 1000억원 투자를 통해 FO-PLP 시장의 우위를 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에선 이번 증설투자를 FO-PLP '1차 케파업(CAPA UP)'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생산능력 확대는 궁극적으로 미국 주요 고객사 향 패키징 대응에 맞춰져 있다. 정확한 고객사의 명칭은 양사간 NDA(비밀유지협약)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PMIC(전력반도체), SoC(시스템온칩) 등 비메모리 설계 부문의 글로벌 톱티어로, 삼성전자와 더불어 네패스그룹의 최대 고객사다. 대량 PO(구매주문) 협의가 오가면서 고객사의 증설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 고객사 PMIC 물량 패키징을 일부 소화하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내후년까지 미국 고객사의 비메모리 칩 패키징 수주 물량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면서 "그때부터 네패스라웨의 현금흐름이 대폭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시설투자 시점부터 라인가동까지 약 1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고객사 향 FO-PLP 양산은 내년 말께 본격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이 증가하는 시기에 발맞춰 네패스라웨의 IPO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네패스라웨가 네패스로부터 물적분할한 지 1년 남짓 됐다는 점에서 2023~2024년께 움직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아직 네패스라웨의 현금흐름이 온전치 않은 탓도 있다. 지난해 말 네패스라웨는 매출액 463억원, 순손실 36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기 때문에 큰 폭의 당기순손실이 불가피하다.

네패스라웨는 지난해 1분기 BNW인베스트먼트,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을 대상으로 총 80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 CPS(전환우선주)를 발행하면서 투자자들과 IPO 관련 풋옵션(조기상환청구) 조건도 마련했다. 네패스라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거래완결일(2020년 3월)로부터 42개월(1년 2회 연장 가능) 이내에 네패스라웨가 IPO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절차를 이행하지 않으면 8% 이자를 붙여 풋옵션을 요구할 수 있다. 이 시기가 2023년 하반기다.

CPS의 경우 고객사 퀄(품질인증) 조건도 붙어있다. 발행일(2020년 3월) 이후 2년 이내(합의로 1년 내 연장 가능) 네패스라웨의 주요 고객사로부터 퀄을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 투자자들은 5%의 이자를 붙인 금액을 풋옵션 청구할 수 있다. 고객사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퀄 실패와 관련한 풋옵션 청구 리스크는 낮다는 평가다.

이번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CPS에도 풋옵션 조항이 걸려 있다. 공시에 따르면 모회사 네패스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계약위반이 발생한 경우에 CPS 투자자들은 네패스라웨 혹은 네패스에 풋옵션에 따른 원리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이를 대비해 네패스는 최대 1000억원 수준의 채무보증을 확약했다. 투자를 유치하는 대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자회사 연대보증을 선 셈이다.

VC업계 관계자는 "고의적인 계약위반 등 법적이슈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사실상 풋옵션 행사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IPO의 시기는 고객사 대량 수주가 예상되는 2023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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