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PE 포트폴리오 엿보기]해외확장 전초기지, 성경식품 대전공장원재료부터 상품까지 꼼꼼한 데이터 추적…해남에 파트너공장과 협력해 지리적 한계 극복

대전=한희연 기자공개 2021-12-22 07:47:0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1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으로 올라가는 길, 대전을 거의 지나갈 때쯤엔 오른쪽으로 커다란 지도가 그려진 건물이 보인다. '지도표 성경김'으로 잘 알려진 성경식품 본사 건물이다. 우리나라 김 업체들은 대부분 원초 산지인 남해안 일대에 위치해 있다. 이에 반해 내륙 한복판에 위치한 성경식품은 산지 파트너 공장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같은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대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국내 전반에 유통돼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 김스낵 형태로 수출하며 건강한 먹거리를 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본사에 발을 들이면 가장 먼저 4층짜리 조그마한 건물이 눈에 띈다. 공장에 근무하는 근무자를 위한 사택이다. 원래 창업주가 자택으로 사용하던 공간은 2017년말 어펄마캐피탈 인수 후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 공간으로 바뀌었다.

사택 옆에는 박스들이 쌓여 있는 공간이 있다. 당초 박스나 자재 등을 쌓아두던 야외공간이었으나 지붕을 올려 날씨에 구애 받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4년간의 변화작업이 공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곳곳에 묻어나 있는 셈이다.

제1공장에 들어서면 우선 실내화로 갈아신어야 한다. 식품을 제조하는 곳이기에 위생면에서 철저한 관리는 필수다. 1층에는 영업과 경영관리 등 전반 업무를 다루는 사무실이 위치해 있다. 벽면에 직원들을 위한 공동구매 프로모션 등 소소한 이벤트가 공지돼 있는 게 눈길을 끈다.

1공장은 사무실 외에 조미김 제조시설과 냉동창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성경식품이 생산하는 식탁김(트레이에 들어있는 일반적인 김)과 전장김(A4사이즈의 큰 조미김), 가루김이 모두 1공장에서 생산된다. 시즈닝 등을 더해 해외에 수출하는 스낵김도 모두 1공장의 산물이다.

식탁김 제조시설에 발을 내딛으면 순간적으로 고소한 들기름 냄새가 확 풍기며 조미김 공장임을 실감케 한다. 성경식품은 제조하는 김에 쓰이는 기름은 모두 그날 아침 착유기에서 짜내 사용한다. 이를 위한 착유시설이 따로 있다. 갓 짠 기름으로 당일 구운 김은 그만큼 최고의 신선도를 자랑한다.

냉동창고에서 내린 원초박스에는 모두 저마다의 라벨이 붙어 있다. 어느 산지에서 언제 수확한 어떤 종류의 원초인지 내역이 정리돼 있다. 식탁김이나 김밥김 등 어떤 용도로 쓰여야 하는지, 수출용의 경우 USDA 같은 유기농 인증 여부 등이 모두 이 라벨안에 빼곡히 데이터화 돼 있다.

어펄마캐피탈은 성경식품 인수후 첫번째 과제로 원초구입과 제조 과정에서의 데이터화, 객관화를 위해 노력했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원초 정보들은 제조와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자의 손에 가기까지 원스톱으로 추적, 관리된다.

성경식품 조미김 제조과정

성경식품의 제조 공정은 '쟁이'로 불리우는 전문가들과 기계의 찰떡 궁합으로 이뤄진다. 먼저 원초박스를 열어 조미김 제조 기계에 넣기 직전 '원초쟁이'로 불리는 여사님들의 매서운 눈이 원초를 꼼꼼히 살핀다. 원초는 바다에서 수확한 자연의 산물이므로 이물 등이 종종 함께 있다. 원초쟁이들은 이를 꼼꼼히 걸러내는 동시에 원초의 질 또한 살피며 적합한 원초만을 기계에 넣는다.

원초가 넣어지면 1차구이(200도 이하 구이)와 조미, 2차구이(270~290도)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여기서도 기름쟁이와 소금쟁이 등의 전문가들이 중간중간 과정에서의 품질을 엄격히 관리한다. 2차구이를 거쳐 열장씩 나오는 김은 중량과 품질 등의 체크 과정을 거쳐 절단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품질 체크에서 통과된 김만 상품화되고 나머지는 가차없이 폐기된다.

절단작업을 거쳐 트레이에 담긴 김은 방습제를 포함해 최종 포장된다. 포장의 경우 로봇팔을 활용하는데 한번에 16개씩 묶여 나온다. 성경식품의 경우 이같은 과정을 거쳐 1분에 보통 130~140개의 식탁김을 제조한다. 전문가들의 손길과 기계의 속도를 적절히 조화해 찾아낸 최적의 생산속도다.

식탁김 제조시설 옆에는 투명한 칸막이로 분리된 또 다른 제조시설이 있다. 이곳 기계들의 위에는 주름관이 이어져 있는데 이는 시즈닝 김을 생산하는 기계다. 성경식품은 해외에 수출하는 김스낵 등을 만들면서 데리야키맛, 와사비맛 등 다양한 시즈닝 가미 상품을 제조하고 있다. 시즈닝이 공기중 날려 다른 식탁김 등 제조에 미칠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투명한 칸막이와 주름관 설치 등을 고안했다.

식탁김 생산 장소 위층에는 전장김과 가루김을 생산하는 시설이 있다. 전장김의 경우 식탁김과 비교해 절단과정이 생략돼 있고, 가루김의 경우 파쇄 기능이 포함돼 있다. 김밥김이나 김자반 등은 1공장에서 500미터 정도 떨어진 2공장에서 생산한다. 당초 2공장은 본사와는 8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으나 어펄마캐피탈 인수후 공장을 옮겨 왔다. 1공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2공장을 위치하게 하면서 보다 효율성을 높이게 됐다.
대전에 위치한 성경식품 제1공장과 제2공장 전경

1공장과 2공장에는 원초창고도 구비돼 있다. 김의 원재료가 되는 원초는 보통 매년 11월에서 이듬해 5월 사이에만 수확된다. 이때 수확한 원초를 1년 여간 보관해 김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의 원초의 보관은 제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주요한 요소다.

성경식품은 1공장과 2공장에 대규모 창고를 구비, 원초 보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공간은 영하의 온도를 상시 유지되도록 관리되는 냉동창고로, 산지와 용도별로 구분된 원초들이 정렬돼 제조과정을 기다리게 된다.

성경식품은 대전 지역의 공장 외에도 남해안 원초 산지에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한 전초기지를 마련하고 있다. 파트너 공장은 내륙에 본사가 위치한 성경식품이 원초공급의 품질 안정성을 위해 기울인 노력의 결과다. 해남 지역에 두곳의 파트너 공장을 두고 있다.

육현진 성경식품 전략총괄본부장은 "저희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게 원초를 공급하는 공장들을 선별해 '성경김 바다연구소' 간판을 달아 파트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서로 관계를 돈독하게 하면서, 품질을 맞춰가는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남에 위치한 성경식품 파트너 공장 전경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