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동시다발적 투자...'한 방'은 역시 배터리? [허태수호 GS, 어디로]③GS퓨처스 통해 배터리 스타트업 투자...전기차 밸류체인 끝단 주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2-01-19 08:35:26
[편집자주]
허태수 회장의 GS그룹이 3년차에 접어들었다. 허 회장은 2019년 12월 허창수 전 회장의 뒤를 이어 GS그룹 2대 회장에 올랐다. 당시 취임식도 열지 않고 조용히 임기를 시작했다. '조용하다'는 키워드는 허 회장의 GS그룹을 관통한다. 허 회장은 요란하지 않게 조금씩 차근차근 GS그룹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목표 지점으로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호흡대로 가는 중이다. 허태수호의 미래를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0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바이오, 에너지, 모빌리티, e커머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투자처를 찾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어느 한 분야에 '올인'하는 것보다 다양한 분야를 동시에 들여다보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대부분 소수 지분 투자에 그치거나 업무협약을 맺은 수준이라 다른 그룹과 비교해 신사업 존재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반대로 그만큼 리스크는 적고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재계가 주목하는 건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산업이다. 전기차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열리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최근 몇 년 사이 사장 뜨거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재계 10위권 대기업 집단 중에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나 관련 소재 사업을 하지 않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다.
GS그룹 역시 예외는 아니다. 허태수 회장 역시 배터리 사업을 눈여겨 보고 있다. GS그룹은 지난해 배터리 소재 사업에 다시 진출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허태수 회장이 고위 경영진과 함께 양극재를 생산하는 코스모신소재의 충주 공장을 찾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특히 GS그룹이 과거 배터리 소재 사업에 공들인 경험이 있다는 사실은 재진출설에 불을 지폈다. GS그룹은 10여 년 전 GS칼텍스를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를 포함한 녹색성장 사업을 추진했다. 정유업 실적 변동성이 워낙 커 신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전기차 시장의 개화 가능성을 놓고도 회의적 목소리가 나왔던 만큼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사업을 접었다.
GS그룹은 지난해 배터리 관련 스타트업에 잇달아 투자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GS그룹이 미국에 세운 벤처캐피털 GS퓨처스가 지난해에만 4곳의 배터리 관련 기업에 투자했다. 배터리 재사용 스타트업 '릴렉트리파이', 배터리 관리시스템 스타트업 '타이탄 어드밴스드 에너지솔루션', 에너지 빅데이터 분석 기업 '오토그리드', 전기차 충전 솔루션 기업 'RPS(Resilient Power Systems)' 등이다.
이들 기업들은 흔히 배터리산업 하면 떠오르는 배터리 소재 및 배터리 제조회사가 아니다. 배터리 관리나 진단을 비롯한 활용 솔루션, 재사용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들이다.
배터리 소재를 비롯한 배터리 제조 단계는 이미 국내외 기업들이 오래 전부터 뛰어들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재무적 진입장벽이 높고 매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 R&D(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지는 등 기술적 진입장벽 역시 매우 높다.
사실상 GS그룹이 진출하기엔 늦은 만큼 배터리 관리나 충전 등 전기차 밸류체인 끝단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GS그룹이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과도 맞닿아 있다.
GS그룹은 에너지 및 주유소 사업을 하고 있어 배터리 관리나 충전 서비스 측면에서 적극 대응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현재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주유소를 수소차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갖춘 미래형 주유소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단순 전기차 충전소 설치를 넘어 배터리 BaaS(배터리 대여·교환 등 관련 서비스 플랫폼)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계열사 중에선 GS에너지가 배터리 관련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GS에너지는 민테크의 시리즈B 라운드에 45억원을 투자해 지분 5~6%를 확보했다. 민테크는 배터리 상태 진단 기술을 갖춘 곳이다. 배터리 사용 중 실시간 진단, 재사용 배터리 평가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 시장 역시 GS그룹이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페배터리 재활용은 폐배터리에서 코발트, 니켈, 리튬, 망간 등 값비싼 핵심금속을 추출하는 걸 말한다.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고 부가가치 역시 높다.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6500억원에서 2050년 최대 600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GS그룹은 지난해 9월 포스코그룹과 손잡고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해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다만 합작법인의 정확한 사업 내용과 설립 시기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GS건설도 2020년 자회사 에네르마를 세워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포항시 배터리 재활용 규제자유특구에서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착공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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