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갤럭시아머니트리]조현준 회장, '지주사 전환' 마지막 과제 '10개월' 남았다①효성ITX, 공정거래법상 '행위제한' 규정 적용…개인회사 vs 손자회사 고민
윤필호 기자공개 2022-02-22 08:10:07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6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결제업체 '갤럭시아머니트리'에 선택의 시간이 오고 있다. 효성그룹은 2018년부터 그룹 차원에서 지주사 전환을 진행했고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아직 과제가 남았다. 소위 '갤럭시아 소그룹'의 갤럭시아머니트리의 향후 행보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갤럭시아머니트리는 모회사인 효성ITX가 지주사 효성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올해 12월까지 그룹 계열사로 지위를 유지할지, 아니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개인 회사로 떠날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갤럭시아 소그룹 내 '머니트리' 두각
효성그룹에서 사명에 '갤럭시아'를 붙인 계열사들은 '그룹 내 소그룹'으로 통한다. 대부분 2008년 조 회장이 효성 사장으로 재직 당시 연쇄적으로 인수했다. 이런 행보는 IT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사업망을 구축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됐다. 이 가운데 전자결제업체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최대주주 조 회장이 적극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며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2009년 바로비젼이 비상장사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를 1대 21.2 비율로 흡수합병하면서 설립했다. 바로비젼은 앞서 효성ITX가 2008년 7월 인수하며 효성그룹에 편입된 IT 상장사다. 합병 직후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로 사명을 바꿨는데, 사실상 우회상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2대주주인 조 회장은 합병을 통해 바로비젼 주식 431만5771주를 확보하면서 효성ITX에 이어 2대주주로 자리를 굳혔다.
조 회장은 2011년 효성ITX로부터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주식을 잇따라 매입하면서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꾸준히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의 성장에 공을 들였다. 전자결제 분야에서 온·오프라인 연계(O2O), 모바일 금융 플랫폼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는 '갤럭시아 소그룹' 가운데 적극적인 신사업을 펼치며 두각을 보였다. 특히 2020년 사명을 지금의 갤럭시아머니트리로 변경하고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전자결제와 지역화페, NFT 플랫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플랫폼 앱의 이름이기도 한 '머니트리'는 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조 회장이 직접 지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사업의 고른 성장으로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6% 증가한 94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 늘어난 8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주사 전환, '행위제한 규정' 카운트다운
효성그룹은 2017년 조 회장 취임 이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추진했다. 효성을 지주사 ㈜효성과 사업회사 4개로 나누는 작업을 순조롭게 마무리 지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갤럭시아머니트리 지분 정리가 과제로 남아있다. 최대주주인 조 회장과 2대주주인 효성ITX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행위제한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경우 지분 정리 등을 위한 2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지주사는 자회사의 지분을 일정 비율 이상 보유해야 한다. 연결고리에 있는 자회사와 손자회사도 마찬가지로 지분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효성ITX와 갤럭시아머니트리는 그동안 자회사, 손자회사 지위가 아니었기에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12월 효성이 효성ITX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행위제한 규정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만 유예기간 적용 기준이 지주사 전환이 아닌 자회사 편입 시점인 잡는 만큼 올해 12월까지 의무 보유 비율을 맞춰야 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갤럭시아머니트리 지분 조 회장은 32.98%, 효성ITX는 16.68%를 보유하고 있다.
갤럭시아머니트리가 손자회사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효성ITX가 보유 지분을 늘려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상장 손자회사 지분의 의무 보유비율은 20%인 만큼 부담이 크지 않다. 문제는 자회사가 최다출자자 즉, 최대주주로 지위를 가져가야 한다는 점이다. 효성ITX는 보유 지분을 20% 이상 가져가면서 동시에 최다출자자로서 조 회장보다 최소한 같거나 많이 보유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 회장은 효성ITX와 같거나 낮은 수준으로 보유 지분을 조정해야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효성ITX가 지분을 매각해 조 회장의 개인 회사로 남기는 선택지도 제시되고 있다.
현재 그룹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한이 올해 12월까지 10개월 남짓 남은 만큼 신속한 결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효성ITX는 IT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갤럭시아머니트리와 특별한 사업 연계나 협업을 전개하지는 않고 있다. 다양한 가능성과 잠재된 변수를 두고 조 회장의 결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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