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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인사이더스]"바이오텍, 연구실 아닌 기업…주먹구구식으론 한계"③52시간 근무 등 현실적 어려움도, 직무교육도 중요

홍숙 기자공개 2022-03-17 08:15:00

[편집자주]

제약바이오 업계를 리드하는 '핵심 관계자'를 모았다. 일명 바이오 인사이더스(insiders)다. 바이오텍 주요 임원 또는 벤처캐피탈 주요 심사역 등으로 구성된 이들이 시장의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더벨은 정식 인터뷰 등을 통해선 나올 수 없는 통찰력 있는 견해를 모아서 독자에게 전달키로 했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이름, 소속, 직책은 밝히지 않는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6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벤처도 연구실이 아닌 기업이다. 작은 조직 특유의 유연성도 있으나, 기업으로서 시스템도 필요하다. 소수의 인력으로 실무 뿐만 아니라 직원 교육까지 모두 수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8년부터 시행된 52시간 근무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A: 전, 중견 제약회사 및 바이오벤처 연구 경험자/현, 바이오벤처 연구 임원
B: 전, 중견 제약회사 실무 경험자/현, 바이오벤처 사업전략 임원
C: 바이오벤처 개발본부 임원
D: 바이오벤처(디지털 헬스케어) 대표
E: 전, 외국계 제약회사 및 바이오벤처 임상 관리 경험자


-벤처의 업무 문화가 어떤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유연한 편인가.

C:
상장에 맞춰 여러 형식 요건을 맞추다 보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체계를 요구받는다. 벤처는 유연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의사결정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자칫 작은 회사에 큰 회사의 시스템을 도입해 정체성이 모호해 지는 경우도 있다.

D: 불필요한 시스템에는 반대한다. 하지만 누군가 주도적으로 꼭 필요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기업으로서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회사의 경우도 회의록을 매번 기록을 남겨 GMP 관련 표준운영지침(SOP)을 만들 수 있었다.

E: 경력자나 임원은 이미 큰 기업 경험도 있어서 괜찮다. 그러나 주니어급에는 일정 시스템 하에서 업무를 제대로 배울 필요가 있다.

-근무 환경이 궁금하다. 바이오벤처는 52시간 근무 여건이 잘 조성되나.

E:
52시간 근무로 인해 사무직과 연구직 간의 갈등이 있었다. 사무직은 52시간 초과 근무를 하면, 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 반면 제조업 직군으로 분류되는 연구직은 52시간 초과 근무를 해도 별도의 수당이 없다. 연구직에서 불만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임상을 관리하는 업무의 특성상 우리는 연구직과 사무직이 혼용된 성격의 일을 한다. 일정한 업무 시간에 맞춰 사무직처럼 일을 할 수는 없다. 또 연구직처럼 실험실에서 하루 종일 일하지도 않는다. 연구직에겐 52시간은 무의미하다.

결국 경영지원부만 초과 근무수당을 받고, 연구직을 비롯한 임상지원팀, RA는 초과수당을 받지 않아 회사 내 문제가 발생했다. 심지어 포괄수당을 적용해 애초에 계약한 기본급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본급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퇴사를 결심한 주요한 사건이었다.

A: 대기업이라고 해서 52시간이 잘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 산하 바이오 투자 신설부서에서 일할 당시도 프로젝트를 수행하느라 5일동안 야근한 사례도 있다.

-벤처들은 직무 교육을 어떻게 시키나.

C:
연구직은 일대일로 선임자가 가르쳐 줘야 한다. 특히 간단한 실험이라고 해도 프토토콜만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만의 실험 노하우가 있다. 그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서 선임자의 역할을 중요하다.

A: 신입을 뽑아 임상시험 모니터요원(CRA) 온라인 교육을 모두 시켰다. 교육을 6개월 동안 진행한 뒤 실무에 투입했다.

B: 교육을 할 수 밖에 없지만 인력이 부족한 벤처가 교육 인원만 배치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교육 콘텐츠 구성 자체가 어렵고, 한 명만 빠져도 업무 공백이 생긴다. 결국 중간 관리자가 책임지고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E: 요즘 친구들은 가르쳐 주지 않으면 무조건 모른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라떼'는 이야기 같지만) 우리는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일단 스스로 찾아본 뒤 질문을 했다. 요즘 친구들은 '모른다'를 방어벽으로 삼아 대응한다.

-직원들이 선호하는 바이오텍 기준은?

A: 무엇보다 시간과 장소 구애를 덜 받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통 제약회사에서 일할 당시 반드시 8시까지 출근해야 했다. 반면 지금의 벤처는 개인 사정에 따라서 눈치보지 않고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다.

C: 배울 수 있는 선임자가 있으면 근속 기간이 길어진다.

- 회사가 선호하거나 싫어하는 직원 기준은?

A:
다양한 업무를 소화할 수 있는 직원을 선호한다. 혹은 신입사원의 경우 다양한 업무에 거부감이 없는 직원인지 본다. 벤처의 특성상 주어진 업무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 기초적인 문서 작업도 중요하다. 특히 대기업 등에서 교육을 받지 못한 신입직원은 기초 문서 작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임상 직원의 경우 영어로 기본적인 임상 프로토콜 정도는 작성이 가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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