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오가닉 성장 전략]소셜빈, '상상엔·와일드캣' 품고 인재·유통망·라인업 강화④시리즈B 유치 이후 M&A 속도, 해외영업·포트폴리오 확장 탄력
양용비 기자공개 2022-04-07 12:58:38
[편집자주]
스타트업의 성장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고유의 인프라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수많은 스타트업이 인수합병(M&A) 전략을 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투자나 인수 등을 통한 인오가닉(Inorganic) 성장 전략을 취하는 스타트업의 현황과 기대 효과, 청사진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4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셜빈은 최근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제조 기반의 스타트업이다. 2013년 김학수 대표가 설립해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제조하고 관련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유아용품 '퍼기'와 '리틀클라우드', 생활용품 '노멀라이프', 반려동물용품 '펫모이스' 등이 대표적인 자체 브랜드다.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폐쇄형 이커머스인 '핫트(Hott)'도 운영하고 있다. C2M(Customer to Manufacturer) 기반인 핫트는 중간 유통 없이 소비자와 생산자를 직접 연결해 판매하는 방식의 플랫폼이다.
소셜빈 비즈니스의 힘은 ‘유통’과 ‘제조 브랜드’에서 나온다. 탄탄한 제품 라인업과 유통망 구축이 비즈니스 확장의 관건이다. 2020년부터 유통과 제조 브랜드 등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작업에 착수한 이유다.
◇상상엔 인수, 유통망+베테랑 확보 '일석이조'
2013년 탄생한 제조 스타트업 소셜빈은 루카 텐트, 퍼기 고래식판 등의 라이프스타일 제품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알려졌다. 국내에선 드문 라이프스타일 제조 스타트업이었던 만큼 벤처캐피탈업계에서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9년 프리시리즈A를 시작으로 약 1년 5개월 만에 시리즈B 자금까지 유치할 수 있었다.
소셜빈이 현재의 외형을 갖춰나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였다. 여기에 인플루언서 커머스 플랫폼인 핫트가 론칭되면서 성장에 탄력이 붙었다. 소셜빈의 핵심 역량이 제품 개발이었던 만큼 투자금을 확보해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있었다. 2020년 시리즈B 자금 유치 당시 소셜빈이 운영하는 자체 브랜드만 11개에 달했다.
핫트가 출범하면서 소셜빈은 상품 개발 뿐 아니라 온라인 판매까지 가능한 기업으로 진화했다. 힐스, 엘랑코, 콜게이트 등 글로벌 회사의 국내 온라인 유통도 담당하고 있었다. 소셜빈은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온라인 영업을 총괄할 책임자를 찾고 있었다.
인재 확보를 위해 소셜빈이 선택한 카드가 M&A였다. 레이더에 포착된 기업은 상상엔이었다. 상상엔은 쿠팡, 11번가 등에서 20년의 경력을 쌓아온 전상일 대표가 운영하던 온라인 유통 전문 기업이다. 전 대표는 쿠팡에서 유아동팀을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미스터퍼펙트, 보니코니 같은 자체 PB브랜드와 온라인 총판 브랜드를 운영했다.
당시 상상엔은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었다. 충전식 향수 공병인 보니코니가 쿠팡 판매 1위를 달성하고 미국 아마존 식물성 프로틴 판매 1위인 올게인의 국내 총판을 맡을 때였다. 다만 유통 사업만으로는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투자 유치가 쉽지 않아 고민이 컸다.
소셜빈 관계자는 “양사간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던 중 서로의 니즈가 부합해 M&A 논의로 급물살을 탔다”며 “인수 논의 2개월 만에 상상엔을 품으면서 소셜빈의 1호 M&A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소셜빈은 상상엔 인수로 온라인 시장에서 영업력을 갖춘 전 대표를 확보하게 됐다. 온라인 영업을 총괄할 책임자를 찾고 있었던 소셜빈이 기업 인수를 통해 적임자까지 영입한 셈이다. 전 대표는 현재 소셜빈의 영업총괄 본부장을 맡아 온라인 영업과 제품 소싱을 책임지고 있다.
◇와일드캣 인수, 글로벌 영업 강화 '시발점'
소셜빈은 지난해 6월 두 번째 M&A 딜을 성사했다. 2004년 설립된 유아용 신발 제조회사 ‘와일드캣’이 그 대상이었다. 와일드캣이 운영하는 걸음마 신발 브랜드 ‘아띠빠스’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4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그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와일드캣은 2011년부터 10년 간 꾸준히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었다. 다만 지속적인 사업 확대을 위한 신제품 개발과 브랜드 확장이라는 고민을 안고 있었다. 와일드캣은 이같은 고민을 해소하고 빠른 성장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아띠빠스의 국내 총판을 맡고 있던 소셜빈에 인수를 제안했다.
소셜빈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자체 개발 인력을 통해 유아, 생활, 건강식품 등의 카테고리에서 상품을 꾸준히 개발해 왔지만 해외 시장보다는 국내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 영업력을 갖춘 와일드캣을 인수할 경우 해외 유통망 확장에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
소셜빈 관계자는 “이미 아띠빠스 제품을 국내에서 유통하며 제품의 우수성과 영업 노하우를 경험했다”며 “와일드캣이 보유한 해외 바이어와 유아동 제품 판매망을 활용해 자사 PB 제품의 해외 판로 확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포트폴리오 확장·인재 확보, M&A 효과 뚜렷
소셜빈은 2개 기업을 M&A하면서 포트폴리오 확장과 핵심 인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소셜빈은 가장 잘하는 영역 내에서 시너지 강화를 위해 인수 작업을 진행해 왔다. 소셜빈이 영위하는 유아, 생활용품 카테고리 내 1등 브랜드 보유 기업인 상상엔과 와일드캣을 인수한 이유다.
독자적인 제품 개발과 브랜딩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소셜빈은 동일 카테고리 내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인수 이후 추가적인 리소스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피인수회사의 취약점을 소셜빈이 소화하는 M&A였던 셈이다.
앞선 관계자는 “소셜빈의 M&A는 신규 사업 확장보다는 기존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며 “두 회사의 제품들은 소셜빈의 온라인 자사몰과 핫트 플랫폼을 통해 더 넓은 판로를 확보하고 빠르게 성장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