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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문가' 없는 동원산업 이사회, 합병비율 찬성 ‘만장일치’ [동원산업·동원엔터 흡수합병 쟁점]이사진 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1명 구성…'자산총계 2조 미만' 상근감사 채택

이효범 기자공개 2022-04-26 07:55:55

[편집자주]

동원그룹의 비상장 지주사 체제가 경영효율성 명목으로 개편에 돌입했다. 상장사인 동원산업이 모기업이자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는 거래가 핵심이다. 하지만 합병 결의 과정에서 기업가치 산정을 둘러싼 잡음으로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일부 기관투자가는 법정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논란의 배경과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2일 16: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동원산업이 기관투자가들의 집단반발로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합병비율 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번 거래가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시장의 반응을 예상치 못했을까. 동원산업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이번 안건을 결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증권시장에 전문성 있는 사외이사의 부재와 함께 사내이사 중심으로 꾸려진 이사회 구조가 이번 논란을 야기한 것으로 꼽고 있다.

◇이사회 의사록 살펴보니…기업거버넌스포럼 "이사회 결의에 엄격한 공정성 요구"

동원산업 이사회는 총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명우 대표이사를 비롯 민은홍 총괄임원, 박상진 상무가 사내이사를 각각 맡고 있다. 사외이사는 1명으로 민승규 국립한경대학교 석좌교수다. 원래 사외이사는 2명이었으나 1명의 사외이사가 임기만료로 퇴임한 이후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총 4명의 이사진은 최근 동원산업이 그룹 지주사이자 모기업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해당 이사회는 이달 7일 오전 9시 동원산업 본사 17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당시 △주식 분할을 위한 정관 변경 △합병계열서 체결 승인 △우회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 △준법지원인 선임 등 총 4개 의안에 대해 논의했다.

가장 핵심 안건은 2호 의안으로 논의된 '합병계약서 체결 승인'이다. 동원산업이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는게 골자다. 이날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인 이 대표가 이같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필요성을 이사진들에게 설명했다. 더불어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의 주요 주주로서 상법 제398조 제1호의 자기거래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합병계약서 체결을 승인해 줄 것을 이사진들에 제의했다.

그러나 동원산업에 투자한 기관투자가들은 반발하고 있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대표는 지난 21일 동원산업 불공정 합병 관련 기자회견에서 "합병비율 산정시 상장사인 동원산업은 시가 또는 순자산가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시가로 결정했다는 점이 문제"라며 "순자산가치와 비교하면 70~80% 디스카운트 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 이번 거래는 동원산업이 최대주주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합병하는 거래이자 상법상 자기거래에 해당하기 때문에 훨씬 더 엄격한 공정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는 피합병법인인 동원엔터프라이즈다. 2021년말 기준 보유 지분율은 62.72%에 달한다. 이외에 단일 주주로서 지분율을 5% 이상 들고 있는 주주는 없다. 주요 기관투자가로는 KB자산운용을 비롯해 블래쉬자산운용, 타이거자산운용, 이언투자자문 등으로 알려져 있다.


◇수산업 전문가 위주 이사진 발탁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내린 동원산업 이사회에 주목하고 있다. 이사진의 경력을 살펴보면 증권시장에서 몸담았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수산업과 관련된 경력을 갖춘 인물이 주를 이룬다.

이 대표는 글로벌 기업에서의 다년간의 경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다. 그는 삼성전자 미주통합 법인 가전부문장 이사를 역임하고 소니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 이사회 의장 등을 거쳐 동원산업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작년말 기준으로 동원산업에서 8년 넘게 근무했다.

민 총괄임원은 글로벌 세일즈와 마케팅 분야에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인물로 평가된다. 아세안 10개국, 동북아, 중국 등 다양한 채널과 국가를 통해 글로벌 경영능력을 갖춘 전문가다.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박 상무는 정통 동원맨이다. 수산업의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다. 1998년 동원산업에 입사한 이후 20년만인 2018년 해양수산사업부장 자리에 올랐다. 2021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고, 해양수산본부장을 맡았다. 그동안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양수산사업의 성과를 창출하는데 크게 기여해왔다.

유일한 사외이사인 민 사외이사는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및 농촌진흥청장을 역임하며 농업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을 역임해 경제, 재무부문에서도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이사진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CEO(최고경영책임자)를 제외하면 수산업과 관련된 전문가들이 주로 중용됐다. 통상 기업들이 사내이사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이사회에 포함시키는 것과는 사뭇 다른 이사회 구성이다.

동원산업은 또 작년 말 별도기준 자산총액 2조원 미만 기업으로 감사위원회를 구축해야 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 그만큼 다수의 사외이사를 둬야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대신 상근감사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동욱 감사는 안진회계법인 재무자문본부 부장, 한온시스템 감사팀을 거쳐 지난해부터 동원산업 경영진단 상근감사를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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