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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경험 전무한 GS에너지, SMR 뛰어든 배경이…김성원 부사장 '주목' 산업부 거쳐 두산중공업 임원, 정치 도전까지...과거 두산중공업 경험 영향 미친듯

김위수 기자공개 2022-05-20 07:40:09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8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건설이 2010년 신월성원자력 1·2호기 건설에 참여한 것을 제외하고 GS그룹 계열사들은 원전사업에 진출한 이력이 없다. GS에너지의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진출이 눈에 띄는 건 이런 배경에서였다.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SMR 프로젝트에 GS에너지와 함께 참여하기로 한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이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는 원전 기자재 사업 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업이다. 삼성물산 역시 국내외 총 10기에 이르는 원자력 발전 시공 경험을 가지고 있다.

두 회사가 원전과 관련된 사업을 펼쳐왔던 것에 비해 GS에너지는 별다른 경력이 없다. GS E&R·GS파워 등 계열사를 보유한 국내 민간 발전 사업 1위 기업으로 발전 역량을 갖췄다는 설명이지만 직접적인 원전 사업에 나선 적은 없다.
26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오른쪽부터 이병수 삼성물산 부사장,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존 홉킨스 뉴스케일파워 사장, 나기용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이 SMR 발전소 사업개발 공동추진 MOU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GS에너지)

GS에너지가 SMR 사업에 뛰어든 직접적인 목적은 신사업 진출이다. GS에너지는 그린발전·수소경제·스마트 전력솔루션·자원순환 등의 영역에서 신사업 기반을 구축해왔다. SMR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그린사업 영역에 속한다. 탈원전 정책이 백지화되며 SMR이 유망한 친환경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인만큼 성장성을 봤다는 것이다.

GS에너지가 친환경 사업 중 특히 SMR에 주목한 이유에 탈원전 반대론자이자 두산그룹 출신인 김성원 부사장의 역할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1970년생인 김 부사장은 35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당시 최연소 차석으로 합격한 후 상공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행을 선택했다. 행정고시 합격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부처가 기획재정부였던 만큼 당시부터 관가의 눈길을 끌었다는 후문이다.

김 부사장은 산업부에서 2007년 사임, 포스코를 거쳐 2009년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에 재직했다. 앞서 언급했듯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김 부사장은 발전전략팀을 담당하는 상무로 일했다. 발전국내영업, 파워기획, 전략기획총괄 등을 거쳐 2013년 국내마케팅총괄 전무로 승진했고 2017년에는 마케팅부문 부사장에 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를 떠난 것은 2019년이다.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기 위해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김 부사장을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정치권에 뛰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 김 부사장은 두산에너빌리티를 떠나기 전 편지를 남겼는데,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화제가 됐다. 김 부사장은 편지를 통해 "멀쩡하게 지난 40년간 단 한 명의 인재 사고도 내지 않고 한국 산업·경제 발전의 기둥 역할을 해 온 원자력 사업이 죄인처럼 몰리고, 자기 나라에서는 안전 문제 때문에 짓지 않기로 한 원자력발전소를 해외에서 수출하는 이중적 모순 상황에서 '더는 회사의 어려움은 안에서만 해결하기는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떠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부산 남갑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선출된 김 부사장은 이후에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탈원전 정책에 대해 여러 차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김 부사장은 공천 단계에서 낙마하며 후보로도 선출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 '쓴맛'을 본 김 부사장은 이듬해인 2020년 다시 기업으로 돌아왔다. GS에너지 에너지자원사업본부장으로 돌아온 김 부사장은 회사로부터 탁월한 인적 네트워크, 에너지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 시장 변화에 대한 뛰어난 인사이트를 보유한 점 등을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던 중 김 부사장에게 올초 기회가 찾아왔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변화의 조짐이 생긴 것이다. 유럽연합(EU)에서 원전을 녹색 사업으로 분류했고, 우리나라에서도 탈원전 정책에 대한 회의론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GS에너지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단순 투자를 넘어 뉴스케일파워와 전세계에 SMR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협약을 맺은 것이다. 김 부사장의 전 직장인 두산에너빌리티 및 삼성물산과 함께다. 투자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4월 열린 협약식에 김 부사장은 허용수 GS에너지 사장과 동행하기도 했다.

그간 GS에너지가 원전 사업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뉴스케일파워 투자에는 두산중공업에서 재직한 김 부사장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것이란게 업계의 판단이다. 김 부사장이 두산중공업에서 뉴스케일파워 투자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지만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게 회사 안팎의 시각이다.

GS에너지는 GS그룹의 에너지 계열 지주사로 사업 영역에서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회사는 아니다. 전세계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가운데 SMR이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지목되고 있다. GS에너지가 SMR 시장에 빠르게 진출한만큼 시장 선점에 성공,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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