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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밀, 경영권 매각설 배경 '미완의 승계작업' 신준호 회장, 2012년 2·3세 주식증여 후 지분승계 중단

이효범 기자/ 이우찬 기자공개 2022-05-20 06:30:06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9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2세 승계를 포기한 것일까. 최근 푸르밀 매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이 같은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확고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후계자인 차남 신동환 사장은 2012년 신 회장의 지분 일부를 증여 받았으나 더이상 지배력을 키우지는 못했다.

사실상 지분승계 작업이 10년간 중단됐던 셈이다. 이 가운데 업황 악화로 푸르밀이 실적 부진에 빠지자 신 회장이 경영권 매각으로 방향을 트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푸르밀의 2021년말 기준 최대주주는 신 회장이다. 보유한 지분율은 60%(주식수 60만주)에 달한다. 이 외에 차남인 신 사장과 장녀 신경아 이사가 각각 10%, 12.6% 씩 지분을 들고 있다. 신 사장의 아들인 재열, 찬열군의 지분율은 각각 4.8%, 2.6%다.

2011년말까지만 해도 신 회장의 지배력은 더욱 컸다. 당시 그의 지분율은 90%에 달했다. 이외에 나머지 지분 10%는 우리사주조합과 푸르밀이 자사주 형태로 나눠 보유했다. 신 회장은 2007년 4월 롯데햄으로부터 롯데우유(현 푸르밀)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롯데그룹과 결별했다. 인수 직후 우리사주조합에 지분 10% 가량을 주고 나머지 90%를 보유해 왔다.

2012년 이같은 지배구조에 변화가 일어났다. 신 회장이 가진 푸르밀 지분 30%를 자녀들과 손자에게 증여했다. 해당 거래로 신 사장과 신 이사를 비롯해 신 사장의 아들들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만 해도 2세 경영을 위한 지분 승계 작업이 본격화 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2021년말까지 신 회장은 더이상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하지 않았다. 중단된 지분 승계 작업과 별개로 신 사장은 푸르밀 내에서 경영자로서 입지를 넓혀나갔다. 지분을 증여받을 당시 신 사장은 상무로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었다. 전문경영인인 남우식 전 대표이사가 푸르밀 경영을 진두지휘했다.

신 사장은 2016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8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전면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신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경영 일선에서 빠졌다. 사실상 2세 경영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지분 승계 작업이 다시 재기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매각설이 불거지면서 이같은 관측이 힘을 잃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이 푸르밀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조회공시를 통해 "음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 푸르밀 인수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푸르밀을 인수하려면 신 회장이 보유한 지분 60%를 사들여야 한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2세 승계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푸르밀은 저출산 고령화 흐름 속에서 수년째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애를 먹고 있다. 매출액이 매년 감소하는 가운데 2018년부터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푸르밀은 매출액 1800억원, 영업손실 124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지속되면서 쌓인 결손금만 240억원에 달한다. 자본잠식은 아니지만 부채가 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19년말 100%를 넘어섰고 2020년말 223%, 2021년말 500%로 치솟았다.

푸르밀 관계자는 "(푸르밀 매각과 관련해) LG생활건강의 실무진과 접촉이 있었는지 사실 자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최근 신제품을 출시하고 제품 개발에 주력해온 분위기로 회사 내에서도 매각설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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