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MZ세대 '경험소비' 특별관 키운다 [멀티플렉스 리오프닝 전략]'2030 고급특별관' 비중 53%, 연내 프라이빗 박스 4곳 이상 확대
문누리 기자공개 2022-06-30 08:06:16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어느 업종보다 어두운 시기를 보냈던 멀티플렉스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영화관 내 취식이 허용되자 관람객들도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2년새 OTT 플랫폼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멀티플렉스들은 대규모 투자에 들어가고 있다. 주요 영화관들의 사업 전략과 재무 현황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CGV는 20~30대 MZ세대 주축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고급특별관을 차세대 수익처로 키운다. 초기 투자비는 일반관의 거의 10배 수준이지만 객단가가 2~3배에 달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수익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 상영관과는 다른 기술력과 서비스로 CJ CGV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구축해 '경험소비'에 가중치가 높은 MZ세대를 끌어들이고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하겠다는 방침이다.◇MZ세대 고급특별관 비중 53%, 차세대 수익처 발굴
28일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최근 MZ세대 등 관람객들의 특별관 수요 조사에 들어갔다. 고객 데이터 분석 결과 프리미엄·프라이빗 등 고급특별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일반관이나 기존 프리미엄관보다 높은 객석률을 보였다.
특히 프리미엄·프라이빗 특별관 관람객 가운데 20~30대 비중은 총 53%였다. 전체의 절반 이상이 MZ세대인 셈이다. 연령대별로 나눠봐도 20대 18.1%, 30대 34.9%로 다른 연령층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다.
CJ CGV는 이번 조사결과가 '경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지나면서 물리적·심리적 독립공간을 선호하는 수요가 MZ세대를 중심으로 급증한 것으로 봤다.
프리미엄·프라이빗 특별관은 CJ CGV의 수익성 회복의 유망주로 기대되고 있다. 2019년 전국 극장 관람객은 2억300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총 관람객은 2021년 기준 6000만명으로 급감했다.
불과 2년 전보다 관람객 수가 4분의 1 토막 난 셈이다. 극장가에선 통상적으로 연간 1억2000만명을 넘겨야 이익이 날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는 관람객 수를 끌어올려야 수익을 보는 구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영화관 내 취식도 허용되면서 극장 관람객 수도 늘고 있지만 기존 규모만큼 관람객을 회복할 때까진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관보다 2~3배 비싼 특별관 티켓 수요를 끌어올려 평균티켓단가(ATP)를 높임으로써 수익성 갭을 상쇄하겠다는 계획이다.
특별관이 일반관보다 투자비는 많이 들어가지만 462석 등 규모가 큰 편이고 객단가도 높다. 고가의 티켓 값에 상응할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동시에 제휴 및 프로모션으로 관람객의 가격부담도 완화해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기술특별관·프라이빗 박스 상영관 대폭 확대
이를 위해 CJ CGV는 영등포 스크린X관을 시작으로 기술특별관과 프라이빗 박스 상영관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먼저 기술특별관의 경우 아이맥스 등 초기 모델에서 4DX와 스크린X 융합관, 프리미엄라지포맷(PLF)관 등으로 확대해 론칭한다.
예컨대 영등포 스크린X관에는 전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스크린X PLF'을 적용했다. 중앙 화면 좌우에 실버스크린을 설치해 다면 상영관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전체 스크린에 동일한 재질을 적용하면서 화면이 더욱 선명해졌다. 10개의 프로젝터가 적용되면서 몰입감도 높였다.
특히 스크린X관의 경우 공연 특화 콘텐츠 상영시 현장감과 몰입도가 강화된다. 서라운드 시스템에 조명, 안개, 레이저 등 공연 특화 시스템도 갖췄기 때문이다. 콘서트, e스포츠, 강연 등 극장용 공연 콘텐츠에 활용 가능하다.
물리적 공간을 따로 떼내 프리미엄 관람환경과 식음료, 웰컴키트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이빗 박스'도 확대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독립된 소규모 상영관의 니즈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스카이박스와 CGV 연남, 서면상상마당의 스위트시네마 등을 프라이빗 박스로 전환한다. 연내 4개 사이트에 프라이빗 박스를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4000억 CB발행 현금곳간 확충, 부채비율 600%로 개선 기대
사실 CJ CGV가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만큼 재무상황이 좋은 건 아니다. 특히 스크린X 등 기술특별관의 경우 일반관 만들 때보다 9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재무적으로 부담이 크다.
CJ CGV의 지난해 매출은 7363억원으로 2019년(1조9422억원)의 3분의 1 토막이다. 영업이익은 2019년 1219억원에서 2020년 -3886억원, 지난해 -2414억원 등으로 적자전환했다.
이 가운데 투자금 확보를 위해 CJ CGV는 다음달 4000억원의 CB를 발행할 계획이다. 현재 CJ CGV가 갖고있는 현금은 1분기 기준 2730억원이다.
추가로 자금을 들여오면 현금곳간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비율도 1분기 기준 1900%대에서 600%대로 개선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 CGV 관계자는 "어려운 재무 환경에서도 특별관 투자를 통해 관람객들의 몰입도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3분기 중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만큼 특별관 투자도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회복을 앞당기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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