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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BSM 공개 배경은 이사회 중복·단점 보완...박준경 부사장 이사회 진입 명분 확보

조은아 기자공개 2022-07-13 07:50:14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2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의 이사회 역량 측정지표 'BSM(Board Skill Matrix)' 도입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지주를 제외하면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도입한 곳이 손으로 꼽을 정도다. 국내에서 KT&G와 SK㈜가 올 초 도입해 공개했고, 삼성전자는 운영은 하고 있지만 외부에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BSM은 기본적으로 이사회 중심 경영 기조와 맞닿아 있다. 금호석화의 BSM 도입 역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려는 기존의 움직임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이른바 '조카의 난'으로 내홍을 겪으며 이사회 전반을 가다듬었다.

특히 BSM을 통해 이사회 역량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면 부족한 점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사회가 회사를 효과적으로 감독하기 위해선 구성원이 보유한 역량과 전문성 및 경험의 다양한 조합이 필요하다.

부족한 점을 파악하는 건 최적의 이사회 구성을 위한 첫 번째 단계다. 또 임기 만료 등으로 이사회 구성에 변화가 필요할 때 다음 사외이사는 어느 분야의 전문가를 선임해야 하는지도 한 번에 이를 파악할 수 있다.

실제 금호석화는 이번에 3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했는데 기존의 단점을 보완했다. 이사진의 전문분야가 이전보다 한층 다양해졌다. 다른 이사들과 전문 영역이 중복됐던 이재경 사외이사(경영·재무/금융)가 빠진 자리를 무역/조달 쪽에 역량을 갖춘 권태균 사외이사와 환경/기후변화 및 안전/보건 쪽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이지윤 사외이사가 채웠다.

<출처=금호석화 임시 주총 참고자료>
박준경 부사장이 이사회에 입성하는 데 따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지난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한다는 이유로 스스로 금호석화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1년 2개월 만에 박찬구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부사장이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기존에 내세웠던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라는 취지가 다소 무색해졌다. 금호석화로선 박준경 부사장이 영업 전문가로서 금호석화 이사회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체 10명의 이사진 가운데 영업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은 건 백종훈 대표이사 부사장과 박준경 부사장밖에 없다. 금호석화가 BSM을 만들면서 항목을 11개로 세분화하고, 영업 항목을 넣은 것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금호석화는 박준경 부사장을 이사로 추천하는 배경으로 "이사회는 급변하는 시장변화에 가장 민감한 영업부문의 전문성을 이사회 내 강화하고자 한다"며 "글로벌 수요가 불안정하고 대규모 투자 단행이 필요한 현 시점에서 후보자의 경험과 역량이 향후 경영전략을 추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임시 주총에서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가 박 부사장의 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른 주주들의 표심을 잡아야할 필요도 있다.

박철완 전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8.58%를 보유하고 있다. 세 명의 누나, 모친과 장인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10.22%다. 박찬구 회장(지분 6.73%)과 박준경 부사장(7.21%), 박 회장의 딸 박주형 전무(0.98%) 등의 지분을 합치면 모두 14.92%로 박 전 상무 측보다 많다. 지난해를 돌이켜봤을 때 주주들이 박철완 전 상무 측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 역시 높지 않다.

다만 그럼에도 금호석화로선 박준경 부사장의 이사회 진입에 반대표가 다수 나오는 상황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사회 입성은 3세 경영의 첫걸음이다. 앞으로 이사회 일원으로서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잡음 없는 승계를 위해 첫걸음부터 확실한 명분을 쌓아야 할 필요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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