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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 리딩금융 경쟁, '고금리리스크' 핵심키로 부상 '자본비율' 기초체력 높인 신한, 한발 더 앞서…KB, 대출자산 건전성 관리로 승부

고설봉 기자공개 2022-07-29 06:15:22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상반기 리딩금융 경쟁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1분기는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며 리딩금융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2분기 신한금융이 신한은행의 호실적을 앞세워 KB금융을 따돌리고 리딩금융을 탈환했다.

승부는 하반기로 넘어갔다. 다만 ‘잘 버는 것’보다 ‘잘 관리하는 것’이 하반기 키워드로 부상했다. 금리인상에 따른 리스크로 은행과 비은행 모두 부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고금리를 기회로 영업활동을 확대할 수도 있지만 고금리 리스크에 빠져 눈덩이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금리 리스크, 누가 더 잘 관리하고 있을까

하반기 KB금융과 신한금융간 리딩금융 승부를 가를 또 다른 변수는 리스크다.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이자이익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동시에 리스크 총량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고금리 리스크를 누가 더 잘 컨트롤 하느냐에 따라 리딩금융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금융지주사 모두 은행과 저축은행 등 여수신을 담당하는 계열사를 통해 대출자산을 크게 불려놓은 상황이다. 또 카드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와 보험사 등을 통한 대출자산도 코로나19를 거치며 대거 불어났다.


올 상반기까지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들을 살펴보면 표면적으로 KB금융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신한금융 대비 소폭 안정화된 것으로 보인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 충당금 적립액, NPL커버리지비율 등을 종합 고려한 결과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기준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을 1.06%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1.03% 대비 0.03% 포인트 낮췄다. 같은 기간 NPL비율은 0.38%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0.46% 대비 0.08% 개선했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액 누적으로 NPL커버리지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164%에서 올 상반기 209%로 높아졌다. 신한금융의 충당금 적립액은 올 상반기 말 기준 2조6790억원 수준이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을 0.97%로 낮췄다. 지난해 상반기 1.00%에서 0.03% 포인트 개선했다. 같은 기간 NPL비율은 0.32%로 지난해 상반기 0.39% 대비 0.07% 포인트 낮아졌다.

NPL커버리지비율은 올 상반기 22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73% 대비 49% 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충당금 적립액은 올 상반기 2조925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체율도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더 잘 관리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부실 차주들이 대거 양산됐지만 KB금융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사전에 연체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적극 가동해 차주들의 연체를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연체율은 국민은행 0.13%, KB국민카드 0.78%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0.19%, 신한카드 0.92%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이 국민은행 대비 0.06% 포인트 연체율이 더 높다. 카드사 연체율은 KB국민카드가 신한카드 보다 0.14% 포인트 낮았다.

◇리스크 흡수력도 중요…결국엔 기초체력에 달렸다

리스크 총량이 증가하는 것은 고금리 시대 필연적인 이슈다. 다만 사전에 얼만큼 리스크를 잘 관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실력이다. 사전에 리스크를 통제하지 못하면 리스크 관리에 매몰돼 영업활동이 위축되는 상황을 맞을 수 밖에 없다.

리스크 관리에 있어 기초체력은 중요하다. 일시적으로 대출자산에 부실 우려가 있다해도 이를 견딜 수 있는 자본적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면 영업활동을 위축시키지 않고도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초체력을 살펴볼 수 있는 기준이 되는 것이 총자본(BSI)비율, 기본자본(Tier1)비율, 보통주자본(CET1)비율 등 자본적정성 지표들이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금융지주사들 모두 금감원의 권고와 바젤Ⅲ 조기 도입 등 지원으로 자본적정성 지표를 일제히 높였다. 다만 각 금융지주마다 편차는 조금씩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자본적정성에서도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다. BIS비율과 Tier1비율에서 신한금융이 앞서고 있고, CET1비율에선 KB금융이 조금 더 안정성을 보인다. 다만 BIS비율과 Tier1비율은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있지만 CET1비율은 격차가 많이 줄었다. 최근 신한금융의 기초체력이 더 좋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KB금융은 올 2분기 말 기준 BIS비율이 15.64%로 하락했다. KB금융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증자와 잉여금 유보 등을 통해 파고를 견딜 성을 높게 쌓았다. 이에 따라 2020년 말 15.28%, 지난해 말 15.77% 등 꾸준히 상승했다. 올 1분기 말 15.92%로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신한금융의 준비가 더 철저했다. 올 2분기 말 신한금융 BIS비율은 15.87%로 KB금융에 비해 0.23% 포인트 더 높다. 신한금융도 2020년부터 자본비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2020년 말 15.70%, 지난해 말 16.20%을 거쳐 올 1분기 말 16.15%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Tier1비율에서도 양사는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KB금융의 Tier1비율은 2020년 말 14.06%에서 지난해 말 14.54%를 거쳐 올 1분기 말 14.70%로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올 2분기 14.37%로 다시 하락했다.

신한금융 Tier1비율은 2020년 말 14.80%에서 지난해 말 14.94%를 거쳐 올 1분기 말 14.97%까지상승했다. 올 2분기 말 14.71%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KB금융 대비 Tier1비율이 0.34% 포인트 더 높다.

CET1비율은 양상이 조금 다르다. KB금융이 전통의 강자답게 신한금융보다 더 안정화된 모습을 보인다. 다만 2020년 말 0.43% 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격차는 올 2분기 말 0.11%로 줄었다. KB금융의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고 그에 따른 자본비율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한금융이 기본자본을 늘려 CET1비율을 높인 결과다.

KB금융 CET1비율은 2020년 말 13.30%에서 지난해 말 13.46%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올 1분기 말 13.43%로 하락했고, 다시 2분기 말 12.93%까지 내려왔다. 정점을 찍은 뒤 두 단계 CET1비율이 하락했는데 낙폭이 제법 컸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 CET1비율은 2020년 말 11.80%에서 지난해 말 13.10%로 정점을 찍었다. 올 1분기 말 13.02%로 낮아진 뒤 올 2분기 말 12.82%로 다시 낮아졌다. 다만 낙폭은 크지 않았다. 13% 안팎에서 소폭 등락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자본비율 차이는 양사의 자본관리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BIS비율은 기타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을 아우르기 때문에 핵심 순정자본은 아니더라도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본비율을 관리할 수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과거부터 적극적으로 후순위채권 등을 조달해 자본비율을 끌어올려왔다.

CET1비율은 납입자본과 이익잉여금 등 핵심 자본으로만 구성된다. 유상증자를 하거나 이익잉여금을 많이 쌓아야 늘릴 수 있다. 그만큼 오랜 기간 차곡차곡 이익을 쌓은 결과로만 높일 수 있는 자본이다. KB금융의 경우 옛 주택은행 시절부터 쌓아온 핵심 자본 영향으로 CET1비율을 높게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최근 신한금융이 글로벌 사모펀드 주주 유치 과정에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CET1비율을 끌어올리면서 KB금융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게 됐다. 적극적인 자본 유치와 다양한 조달을 통해 신한금융의 기초체력이 한층 더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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