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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공익재단, 바이오 투자 포석된 '교원창업' [의료재단 리포트]②2021년 말 투자규모 85억…공동연구·기술이전 수익 확보

최은진 기자공개 2022-07-29 08:19:04

[편집자주]

의료기관은 공공성과 윤리성이 확보돼야 하는 만큼 운영 규제가 따른다. 개인이 하는 병의원 외에는 공익법인이나 재단으로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그 유형이 제각각이고 그나마도 정보가 잘 드러나지 않아 운영실태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형 의료기관들이 협업자 혹은 투자자로 나서고 있지만 그 면면을 확인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벨은 국내 '빅(Big) 5'를 포함한 대형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재단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10: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익을 목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재단'의 특성상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 그 대상이 오랜시간이 소요되고 결과를 예측하기도 어려운 '신약개발'이라면 투자가 더욱 쉽지 않다. 국내 최대병원으로 평가되는 아산병원을 운영하는 아산사회복지재단도 지난해들어서야 첫 바이오 투자에 나섰지만 그나마도 신약개발은 아니었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의 바이오 투자는 꽤 공격적이다. 교원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스핀오프(spin-off, 분사) 전략을 활용하는 건 물론 기술이전 등을 포함한 적극적인 협업도 맺고 있다. 투자한 벤처기업 상당부분이 신약개발을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2018년부터 교원창업 지원하며 바이오 투자

삼성생명공익재단은 2021년 말 기준 삼성그룹 계열사를 제외하고 총 7곳의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이엔셀·지니너스·에스엔이바이오·에임드바이오·나노맥·마이크로트·휴니버스글로벌 등이다. 이들 주식가치는 총 85억원이다. 휴니버스글로벌을 제외하고 모두 교원창업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바이오 투자를 시작한 건 불과 5년 전부터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및 신생 손자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자사 교수들의 연구개발을 독려하는 전략으로 교원창업을 지원하게 되면서 스핀오프를 활용하게 됐다. 초기 연구가 어느정도 독립가능하다는 판단으로 원개발자가 창업을 추진하면 기술 및 지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분사한다.


이렇게 탄생한 곳이 코스닥 상장사 지니너스다.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을 맡고 있던 박웅양 교수가 2018년 4월 설립한 회사로 유전체 분석 기술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설립 당시 삼성서울병원은 유전체 분석기술을 지니너스에 기술이전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니너스는 창업 후 3년만인 2021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성생명공익재단은 지니너스의 설립 초기 주식 5만3309주(지분율 5%)를 5800만원에 사들였다. 이후 2019년 1만5601주를 4억2123만원에, 2020년 37만4555주를 7억8948만원에 각각 추가 매수했다. 지분 총 44만3465주를 13억원에 사들인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상장하자마자 보유주식 가운데 10%인 4만4347주를 매도해 2억4000만원을 회수했다. 남은 주식은 총 39만9118주로 시장가치는 약 14억원 정도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지분 보유 뿐 아니라 지니너스와 '고형암 환자에 대한 면역세포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대장암 진단을 위한 특이적 메틸화 바이오마커에 대한 특허권 등도 공동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전체 분석기술 관련 서비스로 지니너스가 영업하는 데 대한 대가로 매출액의 3%를 삼성생명공익재단이 경상기술료로 수취하고 있다.

◇투자기업 대부분 '신약개발'…성균관대학재단은 '바이오펀드' 투자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장종욱 삼성서울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 교수가 2018년 3월 세운 줄기세포 치료제 기업 이엔셀 주식도 1만5342주를 보유하고 있다. 장부가는 30억3147만원이다. 설립 초기 7975주를 매수한 후 지난해 7367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엔셀은 올해 5월 프리IPO를 추진했고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방오영 신경과 교수가 2019년 설립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 에스엔이바이오도 역시 스핀오프 한 곳으로 같은해 주식 4만2597주를 확보했다. 남도현 신경외과 교수가 2018년 8월 설립한 에임드바이오 주식 120만514주도 사들였다.

2020년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나노맥과 안과용 마이크로 의료기기를 만드는 마이크로트에 각각 500만원, 200만원을 투자했다. 모두 2019년 12월에 설립된 법인으로 각각 최준호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한종철안과 교수가 창업했다. 지난해엔 조양현 심장외과분과 교수가 설립한 의료 콘텐츠 개발기업 메타메디슨에 150만원을 투자했다.

교원창업 회사에 설립 초기 자본을 일부 지원하면서 지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투자의 포석을 깔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교원창업이 아닌 곳은 2020년 2500만원을 투자한 휴니버스글로벌이 유일하다. 이 회사는 고려대 의료원의 의료기술지주 자회사로 차세대 클라우드 기반 정밀 의료 병원정보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곳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외 성균관대학재단도 창원삼성병원을 중심으로 바이오 기업을 투자종목으로 보유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이 기부받은 지분이다. 세부적으로 화신·대화제약·지니너스·익수제약·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킹고바이오 등이다. 이와 별도로 킹고바이오펀드 등 약 55억원 규모의 바이오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반면 강북삼성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의료재단이 보유한 바이오 투자자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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