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8월 04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KB금융 부사장이었던 10년 전부터 배당성향을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0%대로 높여야 한다고 피력해 왔다. 그해 KB금융의 배당성향이 10%대에 불과했었다.윤 회장의 꿈은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해 말 KB금융의 배당성향은 26%를 기록했다. 이 흐름을 이어 KB금융은 올 상반기 IR에서 배당성향을 30%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회장이 배당성향을 30%까지 올리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투자자 확보에 있다. 국내 투자자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까지도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투자 가치가 있는 은행주의 마지노선으로 배당성향 30%를 꼽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유수 은행들은 배당성향이 대부분 30%를 넘는다. 미국의 주요 은행들은 30%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의 상당수 은행은 50%를 웃돈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원하는 장기 투자자들을 노린 것이다.
국내에서 고배당을 실현하기엔 장애물이 많다.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은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금융당국은 경기에 대한 우려가 짙어질수록 자본을 축적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인다. 연이은 최대 실적에도 한국 금융주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다.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높은 경우 국부 유출이라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적극적인 투자자 유치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한국 금융주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투자자수와 투자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과 연기금 등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기회 증가도 이점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KB금융 한 임원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잘 버틴 회사들은 배당을 잘한 회사"라고 말했다. 시장 악화로 인한 주가 하락기에는 배당을 잘하는 회사가 투자자에게 선택받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배당을 잘 하는 회사는 우량 회사란 점을 대내외에 어필할 수 있다.
경제 위기가 커진 상황이라고 무조건 꽁꽁 싸맬 필요는 없다. 때로는 위기가 기회다. 윤 회장의 꿈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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