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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P 전략 어디로]SDC의 77인치 패널 양산, 캐파 확대 분수령될까④신제품 출시 경쟁 불붙는 내년 초 CES가 분기점 될 가능성

김혜란 기자공개 2022-09-23 11:24:16

[편집자주]

의도된 전략적 모호성일까, 아니면 삼성전자 특유의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을 실행해 나가는 과정일까. 세계 1위 TV업체 삼성전자의 OLED TV 전략 방향성이 뚜렷하지는 않다. 삼성이 지향하는 프리미엄 TV 전략을 펼치려면 LCD를 뛰어넘는 차세대 OLED 시장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삼성은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런 와중에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이 이달 초 열린 베를린 IFA에서 OLED TV 생산 확대를 시사했다. 전향적인 입장 변화다. 그러나 실제로 삼성전자가 OLED 라인업을 강화하기까지는 여러 관문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1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라는 데는 업계 이견이 없다. LG디스플레이가 10년 전부터 적자를 감수하며 대형 OLED 사업에 힘을 쏟아온 이유다.

LG디스플레이와 함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양대 축인 삼성디스플레이(SDC) 역시 지금은 대형 OLED 사업을 키우고 있으나, 출발은 다소 늦었다. 2018년에서야 퀀텀닷(QD)-OLED 패널 양산 계획을 내놨다. 최대 고객사이자 모회사인 삼성전자와 보폭을 맞춰야 했던 탓에 대형 OLED 양산이 늦어졌다. 삼성전자는 대형 OLED 시장이 초기 단계일 땐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해 OLED TV 전략에 소극적이었다.

OLED TV 시장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금, 마음이 더 급한 쪽은 삼성디스플레이다. 대형사업부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접은 만큼 OLED를 키우지 않으면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여전히 OLED 시장은 개화 단계에 있고 수요가 크지 않은데다 제조원가가 비싸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먼저 규모의 경제 달성, 원가 절감 등을 해내야 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수익성이 크지 않은 사업에 당장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캐파(CAPA, 생산능력) 확대도 주저하는 모습이다. 일단 QD-OLED 패널 제품군을 확장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SDC 77인치 양산 돌입…캐파 확대는 '불확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55·65인치 QD-OLED패널만 양산 중인데, 유리원판 한 장에서 65인치 패널 3장, 55인치 패널 2장이 나온다. 캐파는 수율 100%를 가정했을 때(현재 삼성디스플레이 수율 85% 수준) 연간 180만장 정도다.

여기에 더해 이르면 올해 말부터 77인치 패널을 양산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유리원판 한 장에선 77인치 패널 2장과 모니터용 49인치 패널도 한 장 뽑을 수 있다. 증설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캐파 확대 없이 패널 제품군만 늘린다는 것이다. 55, 65, 77인치 패널은 TV용으로, 49인치 패널은 PC 모니터용으로 판매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77인치 패널 양산을 시작하는 건 70인치 이상 TV의 인기가 높은 북미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 판매된 70인치 이상 대형 TV 중 42.5%가 북미 지역에 판매됐다. 집이 큰 경우가 많은 미국에선 대형 TV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을 구입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최대 가전 시장인 북미에서 경쟁사인 LG전자, 소니와 프리미엄 시장에서 겨루려면 초대형 OLED TV 라인업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 전시회장 입구에 깃발 광고를 설치한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내년 CES가 기점될까

업계 일각에선 삼성디스플레이의 77인치 패널 양산 전후로 삼성전자도 OLED TV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도 캐파 확대를 시도할 거란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77인치 대형 패널 양산 타임라인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로 잡혀 있다. 삼성전자에도 내년 초에 TV 전략의 분기점으로 삼을 만한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 바로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Consumer Electronics Show)다. CES는 매년 초 열리며 그 해 기업들의 신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CES는 77인치 TV 판매 타깃 지역인 미국에서 열린다. 삼성전자가 CES 전후로 OLED TV 신제품을 공개하며 기존에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분기점으로 만들 수도 있다.

만약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삼성전자 입장에선 OLED 패널을 더 많이 사야 한다. 그런데 아직까진 삼성디스플레이의 증설 움직임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없다. 77인치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지금 생산라인에서 그대로 생산할 수 있다. 증설 없이 77·49인치 패널이라는 제품군이 늘어나면 55·65인치 디스플레이 생산량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이러면 55·65인치 TV 선호도가 높은 유럽 전략은 다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글로벌 시장 입지 확대에는 부정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당장 증설하지 않아도 삼성전자에는 다른 패널 공급사라는 선택지도 있다. 최근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부회장은 유럽 최대가전박람회 독일 베를린 IFA에서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패널 공급 협상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에는 부정적인 시나리오일 수밖에 없다. 캐파 확대, 제조원가 절감을 통한 (삼성전자에 대한) 출고가 인하, 공급사 다변화, 글로벌 OLED 시장 점유율 확대 등 대형 패널 사업 관련 난제에 대한 해결책을 다각도로 고민해 대응책을 짜야 할 어려운 과제를 삼성디스플레이가 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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