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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케이프, 창업주 2세 '지분승계' 시동걸까 정재봉 회장 한섬 보유 지분 14% 인수, 매수인 지위 특수관계인에 양도 가능

이효범 기자공개 2022-11-01 08:07:47

이 기사는 2022년 10월 31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우스케이프 창업주 2세의 지분승계가 본격적으로 추진될지 관심이 쏠린다. 최대주주인 정재봉 회장이 2대주주인 한섬으로부터 사우스케이프 잔여지분 인수에 나선 가운데 매수자 지위를 장남에 양도할 가능성도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정 회장의 장남이 2대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한섬의 공시에 따르면 정 회장은 한섬이 보유한 사우스케이프 지분 14.51%(340만5500주)를 올 연말 인수키로 했다. 한섬의 무수익자산 처분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거래가 추진되고 있다.

한섬이 사우스케이프 지분을 갖게 된건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우스케이프는 한섬피앤디를 흡수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한섬피앤디 2대주주였던 한섬이 가진 지분 34.37%는 합병 이후 사우스케이프 지분 14.51%로 바뀌었다. 이후 한섬은 사우스케이프 지분을 처분하지 않고 수년간 보유해오다 4년만에 처분에 나선 셈이다.

한섬은 정 회장이 창업한 패션기업이다. 현대홈쇼핑에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고 그 자금을 바탕으로 사우스케이프를 새로 설립해 숙원이었던 골프·리조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섬으로부터 사우스케이프 지분을 인수하는 정 회장은 특수관계인인 제3자에게 계약상 매수인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사우스케이프 주식소유 현황에 따르면 정 회장의 특수관계인은 장남인 정형진 사장을 비롯한 부인인 문미숙 씨, 장녀인 정수진 사내이사 등이다.

또 강경수 사우스케이프 대표, 정순여 사우스케이프 감사 등이 정 회장과 친인척이자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정 회장의 가족이 매수인 지위를 양도받아 한섬으로부터 사우스케이프 지분 14.51%를 사들일 수 있는 셈이다.

사우스케이프는 자사주로 이를 매입하는 거래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거래가 지분 승계에 초점을 둔 거래일 경우 정 회장은 특수관계인인 장남 정 사장에게 매수자 지위를 양도할 가능성도 있다.

정 사장은 사우스케이프 지분 7.58%(177만9915주)를 보유한 3대주주다. 그는 한때 대표이사를 맡아오다 2020년 3월 사임했다. 다만 사내이사 직함을 갖고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정 사장이 한섬 보유 사우스케이프 지분을 직접 인수할 경우 지분율 약 22%를 가진 2대주주 자리를 꿰찬다.

문제는 매수자금이다. 한섬이 사우스케이프 지분 14.51%를 처분하는 가격은 450억원이다. 1주당 가격은 약 1만3214원이다. 2021년말 별도기준으로 사우스케이프의 자기자본은 3752억원에 달하지만 최근 10년간 배당을 실시한 적은 없었다. 또 연간 기준으로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임원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 사장이 매수자금을 직접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섬과 사우스케이프 측은 정 회장이 매수자 지위를 양도할 가능성에 대해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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