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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전 상장사 분석] '진공 로봇' 선도 라온테크, 기술 발판 성장가도① 보수적 밸류 산정 불구 공모가 '희망밴드' 상회, 재무·사업 터닝포인트 마련

정유현 기자공개 2022-11-04 08:06:04

[편집자주]

지난해 유동성 장세 속에서 코넥스에서 덩치를 키운 기업들이 코스닥으로 이전했다. 총 13개 업체로, 코넥스 설립 후 가장 많은 규모다. 하지만 이전 상장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더벨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사업전략과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2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봇 자동화 시스템 전문기업 '라온테크'는 진공로봇 관련 독보적 기술을 바탕으로 코넥스 상장 6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자체 개발한 클러스터 타입 진공 로봇과 이송 모듈을 통해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공모 당시 라온테크는 구주 매출 없이 발행 주식의 10% 수준인 50만주를 신주 발행했다. 공모주 치고는 수량이 적은 편이었고 희망 공모 가격도 1만2800~1만5800원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적어냈다. 미래 가치를 반영해 당장의 밸류에이션에 힘을 주기보다는 상장 후에도 성장하며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행보였다.

라온테크의 의도와 달리 실적과 기술력에 대한 믿음이 반영되며 공모가는 밴드 최상단보다 높은 주당 1만8000원으로 결정되며 공모금도 당초 계획(64억원)보다 26억원이 더 유입됐다. 라온테크는 클린룸을 확충하는 등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자금을 투입했다. 국내에서의 입지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장비사를 고객사로 확보해 중·장기적으로 주 무대를 글로벌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유일 진공 이송 로봇 제조사, 지난해 1분기 성과 바탕 '코스닥行' 속도

2000년 설립된 라온테크는 제조업용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FA)을 개발 공급하는 회사다. 반도체 제조라인 내 웨이퍼를 이송하는 로봇 및 자동화 모듈, 디스플레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조라인에 사용되는 로봇, 제약 및 바이오 제조 라인에 사용되는 로봇 및 자동화 시스템 등을 제조하고 있다. 7축 진공로봇이 대표적이다.

라온테크가 주목받는 것은 웨이퍼 이송 진공로봇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전(前)공정 중 식각, 박막, 금속배선 등의 공정은 진공환경 내에서 공정이 이뤄진다. 라온테크가 공급중인 웨이퍼 이송 진공로봇과 모듈은 반도체 진공공정 장비의 생산성과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장비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으로부터 A등급을 받기도 했다.

특히 진공 로봇 양산 업체는 국내에서 라온테크가 유일하다. 글로벌로 확장해 봐도 진공 로봇기술력을 바탕으로 양산이 가능한 곳은 일본의 알박(ULVAC)과 미국의 브룩스 오토메이션(Brooks Automation), 라온테크 3사 정도다. 라온테크 진공로봇은 주성엔지니어링, 원익IPS, 테스 등 장비업체를 통해 최종 고객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사용한다.


라온테크의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2010년 진공로봇과 이송 모듈이 SK하이닉스 양산라인에 공급하기 시작하며 2012년에 처음으로 연매출 100억원을 넘겼다. 이후 2년간 매출액이 줄어들었지만 2015년 140억원을 기록한 후 2017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졌다. 반도체 등 전방산업이 위축된 영향에 2019년 매출액이 120억원대로 내려 앉았고 12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반등에 성공했다.

2020년 184억원의 매출을 내고 영업이익 흑자에도 성공했지만 그동안 실적 악화와 신사옥 이전 등으로 비용이 발생한 영향에 재무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2019년~2020년의 부채 비율은 450%를 넘어섰고 유동비율은 100% 초반대로 집계됐다. 2020년도 현금성 자산은 9억원대에 불과했다. 유동성이 취약한 상태라고 볼 수 있었다.

지난해 1분기 설립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2021년 1분기 매출액은 105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 수준으로 한 분기만에 전년도 연간 영업이익을 넘었을 뿐 아니라 연매출 절반 이상을 벌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코스닥 이전 상장에도 속도가 붙었다.

◇코스닥 상장 후 생산 캐파 확대 및 재무 개선 효과, 올해 실적 전년대비 성장

코스닥 이전 상장을 통해 라온테크는 재무 부담을 덜었다. 주식발행초과금의 유입과 영업활동에서 순이익을 내며 자본 총계가 늘어난 영향에 2021년 말 기준 부채 비율은 99%까지 낮아졌다. 올해 6월 말 기준 92%로 집계됐다. 유동비율은 안정적이라 평가받는 200%를 넘어섰다.

공모 자금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클린룸을 기존 1층에서 3층으로 확장 공사를 마쳤고 생산 능력이 2~3배가량 확대됐다. 올해는 차세대 진공로봇 양산을 위해 다이렉트 드라이브(DD)모터를 장착한 로봇과 리니어 이송 모듈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DD모터는 기존 하이엔드 모터 대비 진동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올해 개발을 마치고 테스트를 거쳐 양산 과정까지 고려한다면 약 3~4년 뒤에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라온테크는 올해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은 308억원,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성과를 바탕으로 증권가에서는 매출 631억원, 영업이익 121억원 수준을 제시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라온테크는 여전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라온테크 관계자는 "전방산업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실적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은 상태지만 작년 대비로는 성장하는 추세로 가고 있는게 맞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장비 회사에서 신뢰성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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