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코스닥 이전 상장사 분석]김원경 라온테크 대표, 지배력 확대 '고민중'② 수차례 외부 조달 통해 최대주주 지분율 희석, 자사주 취득 방식도 거론

정유현 기자공개 2022-11-07 08:20:42

[편집자주]

지난해 유동성 장세 속에서 코넥스에서 덩치를 키운 기업들이 코스닥으로 이전했다. 총 13개 업체로, 코넥스 설립 후 가장 많은 규모다. 하지만 이전 상장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더벨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사업전략과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3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라온테크'는 국내 유일의 진공 이송 로봇 양산이 가능한 상장사다. 2000년 설립 후 창업주인 김원경 대표가 기술 개발에 매진한 결과이자 설립 초부터 '될성부른 나무'로 불린 이유다.

라온테크의 떡잎을 알아본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지속됐고 아홉 차례 유상증자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주요 고객사이자 상장사인 '테스'도 재무적투자자(FI)로 맞이할 수 있었다. 외부 조달을 바탕으로 사업 기반을 확대할 수 있었지만 최대주주인 김원경 대표의 지분율 희석은 불가피했다.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하면서 최소비율 수준의 공모를 결정한 것도 대주주 지분율 희석을 고려한 행보로 해석이 됐다. 지분율과 무관하게 김원경 대표의 리더십과 오너십이 확고한 상태지만 라온테크는 대주주 지배력 보완을 위한 방식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코스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만큼 김 대표가 최대주주로서 지위를 더 공고히 다질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찾아 실행에 옮기겠다는 방침이다.

8월 말 기준 라온테크의 최대주주는 21.06%의 지분을 보유한 김원경 대표다. 배우자인 최정윤씨가 9.66%, 오진호 부사장이 4.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임원과 자녀 등 특수 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최대주주 측의 지분율은 37.64% 수준이다.

창업자인 김원경 대표는 카이스트(KAIST)에서 기계공학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1990년 대우중공업(현 두산인프라코어)에 로봇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진 후 회사가 로봇 사업을 접었다. 로봇에 대한 열정이 있었던 만큼 회사를 나와 직접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김 대표는 2000년 3월 자본금 1억원을 가지고 주식회사 테크노넷을 설립했다. 대학 동기이자 대우중공업에서 함께 일한 오진호 부사장과 함께였다. 이후 회사 설립 4개월 만에 유상증자를 통해 5200만원을 조달했고 자본금을 확대했다. 2001년 12월 자본금을 확충하기 위해 1억5000만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이듬해 상호를 나온테크로 변경했다. 라온테크가 사명을 바꾼 것은 2016년이다.

사업 초기에는 원자력발전소 정비 로봇 등 정부나 기업의 단발성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후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2002년 12월 반도체 이송 로봇 개발을 마쳤다. 2003년 삼성전자와 디스플레이 이송로봇을 공동 개발했고 이후 많은 거래처에서 로봇 개발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주문용 로봇 개발을 진행하던 김 대표는 회사 성장에 한계를 느꼈고 2006년 자체 로봇을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김 대표는 창업부터 지금까지 기술 개발에 승부를 걸어왔다. 최근 5%대로 줄어들었지만 2020년까지는 매년 매출의 8~9%를 연구개발에 쏟아왔다. 기술을 상품화 시켜 수익을 내고 이 수익을 다시 기술에 투자하는 R&D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서는 외부에서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2015년 코넥스에 상장하기 전에 추가로 두 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2017년에도 추가 증자가 있었다.

2017년 11월 진행한 유상증자를 통해 든든한 우군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반도체 제조 장비사 테스는 당시 진행된 증자에 참여해 20만주를 총 15억원에 인수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테스는 라온테크의 지분 4.1%를 보유한 4대 주주다. 라온테크가 코스닥 이전 상장에 나설 당시 자발적으로 1년간 보호예수를 걸며 사업적 결속을 다지기도 했다. 라온테크는 테스를 통해 삼성전자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과 우호 지분을 합치면 라온테크의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40%대에 달한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지배력이지만 김원경 대표의 지분율만 놓고 보면 코스닥 상장사 최대주주 치고는 낮은 편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주가 저점을 지속하자 코스닥 상장사 최대주주들이 장내매수를 통해 책임경영과 지배력 확대를 도모하는 분위기다. 김 대표도 장내 매수 등의 방식으로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라온테크가 직접 자사주를 취득해 지배력을 보완하면서 주주가치까지 제고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라온테크 관계자는 "모든 회사의 지배주주는 최소한의 방어권을 유지하기 위해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고 김원경 대표도 그 차원에서 지배력 확대를 고민하는 것"이라며 "최대주주의 장내매수, 자사주 취득을 통해 내부 지분율을 보존하는 방식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